난 이상하게 이런게 좋더라

by 윤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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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있어보이기 때문에 필름으로 사진을 찍고, 6mm 8mm VHS, 심지어 super 8mm 필름으로 영상을 찍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왜 필름사진이 더 좋은지, 후반작업에서 그레인 준거랑 구별할줄은 아는지. 왜 굳이 불편함을 고수하며 옛날 장비를 찾는지. 그 이유에 대해선 생각해본적도 없으면서, 단지 있어보이기 때문에, 멋져 보여서 라는 이유로 FM2를 사고, VX1000을 사고,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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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난 그런 사람들이 좋다. 뭐 깊이는 알게 뭐야. 노이즈고 그레인이고 음질이고가 뭐가 그렇게 중요한데. 클래식은 불편함이 베이스다. 편하게 누워서 즐길거면 평생 휴대폰으로 영화보고 사진찍고 동영상 찍고 글쓰고 하란 말이다. 깊이 있는 향유는 고생을 사서 해야 한다. 필름값과 테잎값과 현상비 스캔비는 256gb 메모리카드에선 건질 수 없는 불편함의 값을 가진다. CD와 테이프와 LP와 스트리밍의 음질의 차이를 따지는 사람보단. 그냥 "난 이상하게 이런게 좋더라", 하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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