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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 글을 쓰는건 뭔가 부담된다. 그렇다고 딱히 카카오에서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는게, 기존에 글을 쓰던 네이버 블로그가 워낙 개차반이었기 때문이다. 여기는 무슨 글마다 커버사진도 할 수 있고, 소제목을 입력하세요 이러고 있고. 나름 물관리 한다고 아무나 글 못쓰게 작가 신청하는 시스템이라든지, 어쨌든 뭔가 몸은 아니라도 마음이 불편한 플랫폼이다. 저장 / 발행 기능이 있어서 메모장처럼 사용해도 되긴 하지만, 그냥 메모장에 쓰고 옮길게요... 하다가 1년이 지났다. 여기서 메모장은 네이버 블로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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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처음으로 브런치에 직접 글을 쓰기로 했다. 마우스 배터리 충전하는 김에, 일찍 출근한 김에 - 여기까지만 쓰고 일하느라 정신 없어서 브런치는 구석에다가 쳐박아놨다. 퇴근하고 새벽이 되어서야 이어서 쓴다. 그런데 보통 이러면 호흡이 다 깨지거든요? 처음부터 다시 쓰던가 어떻게 급하게 마무리를 지어야지, 어정쩡하게 이어 받아서 쓰면 망함 보증 수표다. 라면 끓이다가 용건이 생겨 10분 정도 어디 다녀왔다고 치자. 그냥 퍼진걸 먹거나 새로 끓여야지, 계속 끓이면 그게 라면이냐 죽이지. 내 비유 죽이지? 어쨌든 목적은 브런치를 편하게 사용하고 싶다. 그럼 쓰레기같은 글을 하나 던지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 그래, 어느정도 목적에 부합하는 글이다. 얼른 발행하고 나중에 까먹지 말고 지우자. 이딴 글만 올라오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해.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브런치의 장점인 제목을 이용하자. 적응되면 지울 글 정도로 정할까? 그래도 좀 의미심장해 보였으면 좋으니 시한부 에세이 정도로 합의를 보기로 하고. 이제 그만 자러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