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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피드가 니 인생이더냐, 라는 말에 꽂힌적이 있다. 좋아하던 사진작가가 올렸던 글인데, 뭔가 묵직하게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딱히 스스로를 반성하진 않았다. 내 인생 맞아. 나한텐 별 타격 없어. 그치만 이런 묵직한 한방을 날릴 수 있는건 부러웠다. 가끔 어떤 글은 글에서 무게감이 느껴진다. 내 글을 저울에 달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뜨겠지. 그래서 오히려 하늘을 날게 할거야. 나쁘지 않아, 좋아, 괜찮아, 괜찮긴 한데. 그래도 가끔 저런 무게감이 부럽단말이지.
1.
묵직함은 결국 압축에서 온다. 같은 내용이라도 그걸 얼마나 잘 함축적이고 경제적으로 뭉쳤는가. 그리고 그게 얼마나 잘 와닿는가. 그때 비로서 누군가의 가슴을 후벼팔 수 있다. 알기 쉽고 잔잔하게 풀어서 이야기하는 방식도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보통 명 연설 같은걸 찾아보면, 적당히 격양되서 어려운말도 조금씩 섞어가면서 호통치듯이 얘기하잖아. 유머러스한 부분들도 있고 하지만, 그래도 유치원 선생님이 햇님반 애들한테 얘기하듯이 하진 않는다고.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은 겹치지 않는다.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 하는 말들은 제 아무리 무게를 실어 뱉어봤자 희미해진다. 이게 얘가 한 얘긴지 전에 누군가가 한 얘긴지 헷갈리니까. 무게를 싣고 한방을 빡 때리고 싶으면. 전에 없던 이야기를 해야 한다.
2.
그 과정이 싫다. 2번까지 와놓고 이런 결론 미안하지만. 난 어떤 말이나 생각을 꺼낼때, 이게 나의 오리지널인지를 고민하지 않는다. 영상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구도가 내가 처음인가? 이런 색은 나만의 색인가. 이런 스토리는 처음인가, 같은걸 찾아볼 시간에 혀클리너나 한번 하고 올거다. 확실히 혀클리너 하고 온다는 표현은 아무도 안썼겠지. 말하자면 오리지널이 중요한 업이 있고, 또 표절시비에 휘말렸을때 난감해지는 사례가 있다. 내 경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지다, 소리를 듣고 싶은 쪽이다. "윤동규가 만든거 우디앨런 따라한거 너무 티나지 않아?"라는 소리, 나에겐 칭찬이다. 아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메세지는 전혀 다르고, 추구하는 이야기도 다르다. 그에 대한 자신감이 있고, 그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신념이 있기에 오리지널을 찾는데에 노력하지 않는다. 내가 오리지널이다. 내가 오리지널이 아닌 사람이 어딨겠냐마는. 그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게 흔들릴거면 당장이라도 때려치워야지.
3.
그래서, 세상에 없고. 무게감이 가득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한방 같은거. 괜찮다. 양보할게. 보고 감탄은 하겠지만, 우주 비행사를 보고 박수를 치듯. 나랑 상관없지만 경이롭다는 생각이 든다 정도로 마무리 하고 싶다. 나는 우주 비행사도 아니고, 우주 영화도 못 만들지만, 은퇴한 우주비행사가 자서전을 쓰는데 타격감이 딱 맞는 키보드를 찾지 못해 단종된 키보드를 찾는 이야기 정도는 쓸 수 있다. 무게감 따위. 말했잖아, 내 가벼운 글들이 당신을 하늘로 날려 보낼거라고. 마약할때도 최고로 high 하다라고 쓰지 않나? 하이. 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