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 글을 조금만 신경 써서 읽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빌 브라이슨과 제임스 롪프의 하위 호환이거나 하위 호환의 하위 호환에 가깝다. 정확히는 빌 브라이슨의 호기심과 행동력, 재치, 디테일을 빼고 제임스 롤프에서 기발함과 유머, 연기력, 악센트, 시원한 욕설을 빼면 남은 찌끄레기가 얼추 내 스타일이 아닐까. 뭐? 재치와 유머는 같은 뜻 아니냐고? 두번 나눠서 뺴야 될 정도로 더럽게 재미없다는 뜻이다.
2.
그 음식물 쓰레기 같은 글을 대본으로 가져오면서 그래도 조금의 응급처치는 할 수 있었다. 화면에서 오는 재미, 편집 리듬감, 음악, 효과음이 있으니까 얼핏 대본이 재밌다는 착각을 줄 수 있었고. 어떤 장면에서는 필요에 따라 직접 등장해서 연기를 하기도 했다. 사실 글을 위한 글에선 전혀 필요하지 않은 장면이고, 영상은 책 출간하고 매체 돌아다니면서 인터뷰나 찌끄리면 되는거지만. 글을 위한 글보다 영상을 위한 글을 쓰는 마당에, 이런 고민이 나쁠건 없겠지.
3.
결국 목표는 다큐멘터리계의 빌 브라이슨. 서브 컬쳐계의 제임스 랄프가 되는게 아닐까. 물론 AVGN 자체가 서브컬쳐긴 하지만. 성격이 워낙 소심하고 음흉해서, 전면으로 얼굴을 앞세워 욕이나 비방을 하는건 쉽지 않다. <윤동규 비긴즈>에서도 미디어 꼴라쥬 방식으로 장면을 구성했고, 꽤 좋은 결과물을 얻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여기서 한 계단 더 올라가기 위해선, 나를 드러내야 한다. 비록 사람 좋아보이는 푸근한 아저씨도 아니고. 머리 끝까지 화가 나서 욕을 뱉을 수 있는 탤런트도 없지만. 나를 노출하는 것의 중요함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4.
농담처럼 이야기했던 틱톡커가 진짜로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유튜버랑 인스타그래머랑 닷슬래시대셔랑 브런치 작가도 겸하니깐 직업은 종합 예술인으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