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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동규 Jul 28. 2020

트루 (True, 2004)

Tom Tykwer

아무래도 톰 티크베어를 두고 사랑해 파리 이야기를 하는게 마음에 걸렸다. 왓챠에는 트루 라는 이름으로 따로 단편 필모가 올라와 있는데, 네이버 영화에는 없다. 내가 알기론 사랑해 파리는 각 단편마다 고유의 지역 이름. 그리고 고유의 색이 있다고 들었다. 이 전에 리뷰했던 구스 반 산트의 영화는 무지개빛 사랑, 마레 지구. 그리고 이 영화는 핑크빛 사랑, 생 드니 외곽이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 프랑신의 목소리가 울린다. 플래시백이지만 텅 빈 거리는 마치 꿈 속 같다.


영화는 크게 전화를 받는 현재 시점과 플래시백으로 이루어진다. 헤어지자 -> 우리의 지난 날들이 떠오른다 -> 대본이었지롱! 같은 별 맥아리 없는 이야기지만. 토마의 내레이션을 절묘하게 받쳐주는 화면의 텐션으로 영화가 완성된다. 화면의 텐션. 한글로 하면 뭐지. 애초에 왜 화면은 한글이고 텐션은 영어야. 어 그러니까. 화면이 주는 긴장감? 그런데 긴장감 하니까 너무 스릴러 영화나 공포 영화만 생각하게 되니까. 그 뭔가 잡아당겼다 놓았다 하는 리듬감. 아 글 좀 잘 쓰고 싶네. 아니지 보면 아는데 왜 굳이 잘 써야 해. 한번 보고 와봐요 다들. 음악으로는 싱크로페이션이라는 말로 쓰이는 것 같은데. 편집에서는 뭐라고 부를려나. 


빠르게 처리된 비행기 한 컷으로, 오디션에 붙어 보스턴에서 파리로 와서 살게 됐다는 장면을 받쳐준다. 
첫 만남의 서사 이후엔, 별다른 설명 없이  동거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연인이 되는 순간마저도 군더더기인 셈. 
타임랩스는 위험하고 진부하지만, 이때는 신선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두 사람의 시간을 보여주면서도 캐릭터를 놓치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컷.
그리고 리듬에 맞춰 이런 컷들은 길고 느리게 보여준다. 노래 대신 내레이션이 올라간 뮤직비디오 같다.


어쩌면 트루는 뮤직비디오의 형식에 가깝다. 현장음이 들어간 뮤직비디오를 좋아하는데, 예시가 조성모 피아노 뮤비밖에 안떠오르지 왜... 어쨌거나 음악을 대신해 내레이션이 올라간 뮤직비디오 같다. 아 그럼 G.O.D 뮤직비디오를 생각해보면 되지 않을까? 그 왜 대니안 윤계상 랩은 사실 내레이션이잖아. 박준형? 개그맨 아니야? 할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대부분의 영화들이 주제를 위한 장면들로만 이루어진게 아닌 재미를 위해 구성되기도 한다. 물론 치밀하게 짜여진 숨막히는 영화도 있지만, 왜 굳이 그걸 숨막히는 영화라고 표현하겠나. 숨막히니까요. 아니 스릴러 영화 얘기할때 그 숨막히는 추격전 말고. 어디서 쉬어야 할지 모르는 영화들은 보고 있으면 벅차다. 사이먼 페그 같은 감초역할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쯤에서 쉬면 됩니다.


사이먼 페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영화는 마치 에드가 라이트가 생각난다. 편집이나 리듬감은 가이 리치의 전성기가 떠오르긴 하지만, 중요한건 결국 리듬감을 이용해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점인데. 편집 리듬과 음악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걸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게 누구야. 에드가 라이트잖아요. 그럼 생각날 수 밖에 없지 뭐. 여기선 음악 대신 내레이션을 썼지만, 결국 에드가 라이트의 음악도 톰 티크베어의 내레이션도 모두 이야기를 향해 돌진하는 핵심이었습니다. 그리고 화면은 그걸 철저하게 받쳐주며 극의 힘을 한층 치켜 올려줍니다. 왜 갑자기 존댓말이죠? 불쾌하네요. 그냥 최근에 에드가 라이트의 영국 드라마 spaced를 보고 있는데. 아 진짜 너무 천재같아서 그만. 톰 형님 미안해요. 형은 향수가 있잖아요. 에드가 라이트 할아버지가 와도 향수는 못만들어. 사실 형 영화 향수밖에 안봤어요 미안해요.


왜 소리지르는거야? 이해할 수도, 이해 할 필요도 없다. 그저 토마처럼 웃게 된다.


좋은 연기를 구분하는 눈이 없어서 항상 배우 이야기는 넘어가지만. 극단적으로 나뉘어진 두 배우의 포지션이 재밌다. 아역때 부터 수퍼스타가 되어서 세계적인 배우가 된 나탈리 포트만과, 구글링을 해도 이미지 하나 나오지 않는 멜시오르 드후에. 황금나침반을 각색한 스테판 멜시오르만 나온다. 아마 연기를 하는 사람이 아닌데 이 영화를 위해서 배웠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런 연기를 했는데 왜 다음 작품이 없는데!


프란시스 앳 더 라이츠가 생각나는 몸선.


어쩌면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장애인치고 잘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치만 시각장애인 연기를 시각장애인이 하는건 당연하잖아. 장애를 떠나서 캐릭터를 너무나도 잘 소화했는걸. 물론 있는 그대로의 투샷이 지나치게 매력적인건 사실이다. 이런 부분은 배우를 칭찬하기에 앞서 캐스팅 디렉터를 칭찬해야 하는데, 옴니버스 영화에서 크레딧 찾아보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그러니까 그냥 칭찬 받아요 델시오르. 당연한거지만 영어로 검색하니까 13개의 필모가 뜬다. 최근 작업은 2017년이 있네. 찾아보고 싶을 정도로 좋은 연기였다. 사실 좋은 연기와 좋은 인상을 구분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인상이 좋다는 말보다는 기분이 좋지 않을까? 왜, 혹시 한국어 공부해서 구글에 자기 이름 찾아볼지도 모르잖아. 러시아어랑 독일어도 하드만. 무슈 델시오레. 난 당신의 오래된 팬입니다. 그럼 글을 마치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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