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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CA Dec 18. 2022

미국 석사 첫 학기에 대한 소회

미국 대학(원) 수업에서 인상 깊었던 점들

한 동안 글을 올리지 않았었다. 오랜만에 학생이 되어 공부에 적응하고 인턴을 구하고자 준비하느라 바빴던 것도 이유였지만, 석사 생활을 하면서도 그에 대하여 글을 남길 만큼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첫 학기를 보내고 나니 어느 정도 미국에서의 석사 생활(적어도 내가 경험한)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감이 잡혔기에 이제야 글을 남겨본다. 먼저, 미국 대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인상 깊었던 점들을 남겨보고자 한다.


첫 학기를 끝낸 지금, 미국에서의 학교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과제가 정말 많다는 점이다. 내 경험상 한국 수업은 프로젝트 수업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험을 위주로 돌아갔다. 평소에도 수업내용을 따라가려면 공부를 해야 했지만, 아무래도 시험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수업내용을 익히곤 했었다. 수업 역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라는 큰 두 개의 이벤트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교수님들도 시험기간에는 과제 등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었던 것 같다.


반면, 미국에서는 과제를 하기 위해 평소에도 꽤나 높은 강도로 꾸준히 공부를 해야 했다. 매주 과제를 해내는 것이 꽤 큰 일이었고, 최종 성적에서 과제가 차지하는 비율도 꽤나 높았다. 소위 말하는 수업의 '로드'는 과제가 얼마나 많고 까다로운지가 좌우했다. 심지어 시험을 보는 날에도 과제를 내게 하는 과목이 있을 정도였다! 여기에 기말에는 최종 프로젝트까지 더해져서, 과제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다. 이렇게 과제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평소에 과제를 위한 공부량이 높게 요구되었던 덕분에 시험공부에 대한 부담이 조금은 덜어졌던 것 같다. 


정리하자면, 한국에서는 '약(학기초)-중-강(중간)-중-강강(기말)'과 같이 학기를 보냈다면, 미국에서는 '중(학기초)-중강-중강(중간)-중강-강강(기말)'과 같이 학기를 보냈다. 뭐가 더 좋고 나쁘고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꾸준한 공부가 강제되는 면이 있다 보니 (알아서도 예복습을 잘하는 일부를 제외한) 보통 학생들에게는 미국식 수업방식이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하게 되는 효과가 있지 않나 싶다.


또 한 가지 놀랐던 점은, 학습에 대한 피드백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예컨대, TA/Q&A 세션이 굉장히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수업 내용이나 과제 등에 대하여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매주 1~2회씩 열리는 TA/Q&A 세션에서 쉽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이런 세션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과제나 시험에 대한 피드백이 정말 잘, 그리고 빠르게 이루어졌다. 한국에서는 보통 과제를 제출하고 나면 뭐가 틀렸는지 정도만 확인하거나, 심지어 점수만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틀린 문제에 대해서는 꼭 코멘트가 달려있었으며, 시험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피드백이 꽤나 충실히 이루어졌다. 그리고 과제와 시험에 대해서는 점수분포(1분위수, 중간값, 3분위수)도 함께 공개되어 내 위치를 파악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시험을 보면 바로 그 주나 늦어도 그다음 주에는 채점이 완료되어 점수가 공개될 정도로, 이 모든 게 굉장히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이처럼 미국 대학(원) 수업은 (1) 과제/프로젝트 등이 상당히 많아 공부를 꾸준히 했어야 되었다는 점, (2) 학습에 대한 피드백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과제를 많이 내주는 학습방식은 학기 내내 꾸준히 학습을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학습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이 이루어진다는 점은 미국 대학(원) 수업의 정말 큰 장점이었다고 생각한다. 교수나 조교의 부담은 더 커지겠지만, 한국 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활발하게 학습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PS: 글은 마치 미국 대학과 한국 대학의 수업을 비교한 것처럼 써놨지만, 내가 다녔던 단 한 곳의 한국 대학과 단 한 곳의 미국 대학을 비교한 것에 불과하니 사실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양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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