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CA Jan 02. 2022

미국 석사 준비하기 1 - 유학 준비 결심

컴퓨터공학, 통계, 그리고 데이터사이언스

어찌 저찌 하여, 우선 미국 석사를 준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미국 석사의 장점과 단점은,


장점 1. 세계 학문의 보고인 미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갖는다.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보다는 (물론 가지는 못하겠지만) 하버드, MIT, 스탠포드가 뭔가 멋있지 않은가? 물론 국내 대학도 훌륭하지만 (최재천 교수님은 서울대생이나 하버드생이 똑같이 훌륭하다고 하셨다!), 전 세계에서 똑똑한 사람들이 몰려오는 미국 대학에서 공부할 기회를 갖는 것 자체만으로도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장점 2. 미국에서 일할 기회를 갖는다. 미국에서 취직하고자 한다면, 비자 문제는 물론, 어쨌거나 우리나라 대학 나와서 아무것도 없이 구직하는 졸업생보다야 미국에서 석사를 마친 자에게 기회가 많은 게 당연한 거 아니겠나.


장점 3. 영어 실력을 늘린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매우 높은 수준으로) 잘한다는 것은 정말 무슨 일을 하건 엄청난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고 있다. 정 안되더라도, 영어라도 열심히 배우고 오겠지.


장점 4. 시야를 넓힌다. 아무래도 어른이 될수록 비슷한 일을 하고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만 만나다 보니,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사는 방법이 얼마나 다양할 텐데, 유학을 가서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그래도 인생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을 접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단점 1. 2년을 돌아간다. 역시 시간이 제일 문제이다.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다 준비하다 보니, 1~2년도 꽤나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단점 2. 돈이 많이 든다.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학비와 생활비까지 하면 (특히 대도시에서 사는 경우) 억 단위는 기본으로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기다가 한국에서 같은 기간 동안 일하는 경우의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역시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단점 3. 그래 봤자 '석사'다. 어디선가 "척척박사는 있지만 척척석사는 없다"는 농담을 들은 기억이 있다. 갑자기 저런 농담이 떠오르는 이유는 왜일까. 아무래도 '석사'는 연구를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얻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점이 있는 것 같다. 결국 돈고 시간은 들일대로 들이고, 막상 학사와는 별 차이가 없게 되는 건 아닌가 싶은 걱정도 들었다.


단점 4. 실패의 확률이 너무 높다. 미국에서 '고작' 석사만 했다고 취직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영어라도 제대로 배워올 것이라는 기대도 다소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원하는 성취를 이룰 가능성이 얼마일까. 정말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50%도 안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세상 모든 선택이 마찬가지겠지만), 장점만 있거나 단점만 있는 선택은 없다. 그 모든 장점과 단점을 자신의 나름의 기준을 대어 무엇이 더 길고 짧은 가를 재봐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 '기준'이라는 게 항상 일정치만은 않아서, 내 기분이나 경험, 주변 사람들의 조언 한마디에도 들쑥날쑥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돈이, 때로는 시간이, 때로는 일이, 때로는 인간관계가, 때로는 사회적 인정이 서로 자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경쟁하듯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인데, 이럴 때마다 사람이 자기 자신만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다시 한번 느낀다. 사실, 애초에 굳은 가치관을 고수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나 모르겠다. 사람은 항상 변하고, 환경도 항상 변하고, 세상도 항상 변하기 나름인데 말이다.


그래서 때로는, 이성적인 측량보다는 감성적인 충동이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결정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남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예컨대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전혀 새로운 분야로 유학을 간다든가) 하는 결정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의 감성적인 충동은 석사 유학으로 나를 이끌었다. 내 나름의 이성적인 판단(또는 그 비슷한 무언가)을 위하여 변명을 만들어 보자면, 100세 시대에 2년 정도 돌아가는 건 아무것도 아니고, 내가 무언가를 새로 도전하지 못할 정도의 나이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돈이야 평생을 놓고 볼 때 유학비용 1억과 추가적인 기회비용 어쩌면 크지 않을 수도 있으며, 돈을 모으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들을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패의 확률은 아무래도 노력으로 최대한 낮출 수 있지 않겠는가?



무엇보다도, 특히 우리나라 석사의 경우 대부분이 박사의 하위 과정 같은 느낌이지만, 미국의 경우 석사와 박사가 아예 다른 과정으로 운영되는 느낌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즉, 석사 과정이 단순히 박사를 가기 위한 중간 단계 정도가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학위("Terminal Degree")인 것으로 보였다.


석사부터도 연구 위주가 아닌 수업(코스워크)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꽤나 많아서, 석사를 통하여 새로운 분야로 진입하여 기초를 닦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학부를 졸업한 이상, 공인된 교육기관에서 기초부터 심화단계까지 정식 학위를 받으며 교육을 받기는 대단히 어려운 것 같다. (내 한정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일부 전문대학원 등을 제외하고는 석사부터 학부에서 배운 지식을 이용하여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이런저런 생각들을 종합하고 보니, 미국 석사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좋아하고 잘했으며, 미래에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취직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컴퓨터 공학(Computer Science)과 통계(Statistics), 그리고 (이 둘을 융합한)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전공으로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일에서 오는 치명적인 권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