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 연수 1회차
3월이 시작되었다. 낮기온도 제법 올라가고 봄이 오긴 오는 것 같다. 3월은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최적의 시기이기도 하다. 나도 그래서 3월에 새로운 것을 배워보기로 마음먹었다. 이번 달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총 12회 차 낭독 연수를 시작하였다. 계기는 전국에서 기간제 사서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단톡방이 있는데 그곳에서 한 사서 선생님의 주최하에 1년 장기 코스로 낭독에 관련된 수업을 함께 배워보자고 하셔서 한 치의 고민 없이 신청했다.
사실 나는 학창 시절 특별한 꿈이 있지는 않았다. 사서 고생하는 사서로 밥벌이하면서 20대 초반에 성우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고, 내 목소리의 부심이 있었다. 그래서 늘 마음속 한편에 성우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이번 낭독수업을 통해서 나도 조금 내 꿈에 다가가길 바라며 첫 수업은 3월 6일 월요일 오후 7시에 줌으로 이루어졌다. MBC 성우출신 '조예신' 강사님으로부터 [보이스 컬처]라는 연수명으로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줌이지만 함께 수강하는 총 21명의 사서 선생님들과 각기 다양한 목적과 목표로 이 수업에 참가한 이유를 들으면서 '성우'라는 직업에 대한 꿈을 갖고 있는 게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며 강사님이 강조하신 낭독을 할 때 제일 중요한 점은 자세라는 것이었다.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그렇지 못하면 바르지 못한 척추를 지탱시키기 위해서 척추 근육이 긴장하고 이런 척추 근육의 긴장과 경직이 목소리의 통로를 방해하고 차단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그래서 아래쪽 척추가 약해지면 배 근육이 몸통을 떠받치게 되는데, 이렇게 배 근육이 몸을 받치게 되면 호흡이 자유롭지 못해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기본자세는 발을 11자로,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양발에 무게의 중심을 싣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이때 무릎을 약간 구부리는 것이 빳빳하게 선 상태보다 발성에 더 좋다고 한다. 가수 박정현도 이런 자세를 노래 부를 때 추천한다고 한다.
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그리고 숨을 편안하게 쉬면서 앉아서 소리를 낼 때에도 오른손을 배꼽 위에 올려두고 왼손으로 빨대 모양을 만들어서 입 가까이에 갖다 대고 숨을 넣고 불면서 뱃고동 소리를 내는 방법으로 실습을 해보았는데 소리가 퍼져 나가는 게 달랐다. 평상시 우리가 낭독할 때에도 이런 자세를 유지하면 순간 집중력에도 좋고 발성도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춘수의 시 '꽃'을 낭독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시 낭독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줌이지만 얼굴을 공개하며 시를 낭독하는 순간이 살짝 창피하기도 했고, 내 목소리에 대한 피드백을 다른 사람한테 들어보는 경험도 나름 특별했다. 내가 낭독한 '꽃'에 대한 피드백은 비련의 여주인공 같으면서도 말이 빨라서 오묘하다는 감상평을 들었다. 강사님의 피드백도 감정을 조금 더 집어넣고, 속삭이듯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듯이 시를 낭독해 보는 걸 추천하셨다. 그리고 문장의 끝 음절을 내려보고, 속도를 느리게 해서 여백미를 느낄 수 있게 낭독해 보라고 하셨다.
시인의 감성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시 낭독을 하면서 어떤 선생님은 울먹이기도 하셨다. 낭독을 통해 마음 치유도 가능하다고 강사님이 소개해주셨는데 내 목소리로 직접 낭독하면 시각, 청각 등 인간의 오감이 동시에 자극되어서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자가 면역력이 향상되고, 심신 안정과 감정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
강사님이 내주신 숙제는 일주일 동안 김춘수의 시 '꽃'을 3가지 버전으로 낭독해 보기 그리고 읽고 싶은 책의 한 페이지씩 매일 낭독해 보기이다.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으니 평상시 내가 듣던 내 목소리와 다른 것도 같고 기분이 좀 오묘했다.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총 3시간의 수업으로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과 나와 같은 꿈을 꾸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같이 할 수 있는 연대가 생겨서 무언가 뿌듯한 월요일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