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커피와 40대의 커피
사계절 출판사에서 펴낸 '일상의 낱말들' 이라는 책을 보면 4명의 작가(김원영, 김소영, 이길보라, 최태규)들이 일상의 낱말들로 각기 다양한 색으로 글을 엮어내었다. 이번달부터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일주일에 한번씩 한 단어로 글을 써볼까한다.
책에 등장하는 첫 소재이기도 한 '커피' 로 그 시작을 해보려고 한다.
난 사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으려고 피하며 살아왔었다. 20대 초반 친구들을 만나 까페에 가서 커피를 마실 때도 나는 인삼차, 녹차, 대추차, 허브차 등 차를 선호했다. 그건 나름 건강을 위한 나의 선택이었다. 엄마가 내나이 24살때 췌장암 판정을 받으시고 투병하신지 1년도 안되서 하늘나라로 가셨기에...
그 영향때문인지 난 약간의 건강 염려증이 생겼다. 그래서 최대한 몸에 좋지 않다는 음식을 피하며 20대를 살아왔었다. 하지만 이제 내나이도 마흔이 넘고 중년이 되어가니... 커피를 하루에 3잔정도 마시고 위축성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을 안고 살고 있다. 커피는 쓰지만 향으로 마신다고도 한다. 처음에는 쓴 커피의 맛이 별루였었다. 그런데 커피의 향은 너무 좋았다. 그리고 원두의 다양한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는 그 향들이 흥미로웠고, 게이샤 커피라는 비싼 핸드드립 커피를 맛을 보고는 더욱 그랬다.
핸드드립 커피라는게 커피를 내려주는 사람에 따라 맛도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원두의 신선도, 커피를 내리는 물의 온도, 그리고 커피 드립퍼 등 여러가지 것들에 관심이 많아졌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일부러 비싼 돈을 주고 그런 커피를 찾아 마시기도 한다.
이렇게 내가 커피에 대한 태도가 변한 것은 어찌보면 삶의 대한 나의 태도가 변하여서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20대에는 염려하며 걱정하며 살았다면 40대인 지금은 그냥 흘러가는대로 조금은 느슨하게 그렇게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서 걱정하며 매사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미리 걱정하고 염려하고 과연 잘 될까? 이게 맞는 일일까? 그렇게 마음 속으로 늘 되내이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았던 20대의 내 청춘!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사회생활 그리고 계약직을 전전하며 보낸 시간들은 미래를 내다볼 수 없었고, 많이 불안정하다고 나 자신 스스로 느끼며 살았던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 모닝커피로 하루를 깨우고, 출근하면 또 커피 한잔으로 정신을 깨워 업무에 들어가기 전 몸과 마음을 깨운다. 그리고 점심식사 이후 달달한 믹스커피 한잔으로 남은 오후시간을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