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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Dec 12. 2023

보이스 컬처

낭독연수 37회 차

올해 3월부터 시작한 낭독연수는 어느덧 4분기 수업에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21명으로 시작했던 수강생들은 4분기를 지나 이제 13명으로 줄었다. 인원은 줄었지만 낭독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다들 가득하신 사서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오늘은 37회 차 수업으로 저녁 8시 반에 줌으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평소 보다 조금 늦은 시간이었지만 '낭독'이라는 콘텐츠에 진심이신 사서샘들과 함께 학교에서 낭독 수업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강사이신 성우님에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낭독이라는 것이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척추를 펴고 전신을 이완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워밍업으로 몸을 풀어주면서 어깨의 긴장을 풀고 복부에 힘을 주면서 숨을 쉬고 들이마시는 과정을 통해 내 몸을 바로 세워보는 과정도 꼭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문학의 4대 장르(시, 소설, 희곡, 수필) 중에서 '시'를 학생들과 수업할 때에는 시는 읽는다고 하지 않고 '낭송'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시를 마치 외운 것처럼 나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하고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르라고 한다. 감정을 담아 낭송하는 시와 천천히 여백을 살려 입체적으로 낭송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시를 매일 낭송한다면 오감으로 느끼고 발현되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된다고 한다. 


3분기에 강사님이 과제로 내주신 오디언스에 한국 단편 소설 낭독하는 미션은 아직 미완성이어서 오늘 수업에서도 한국 단편 작품 중에 길이가 짧고 그나마 낭독하기 쉬운 작품을 골라서 릴레이로 낭독해 보았다. 


나는 계용묵의 '구두'를 선택해서 낭독해 보았다. 글이 우선 짧고, 마치 한 편의 콩트와 같은 느낌을 주는 희곡적 수필이라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 속에 늘 있기 마련인 사소한 오해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이 얼마나 허약한가를 날카롭게 비판한 작가의 관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내가 낭독했던 부분 중에서 어려웠던 부분이다. 

그러나 이 여자더러 내 구두 소리는 그건 자연이요. 고의가 아니니 안심하라고 일러 드릴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어서 가야 할 길을 아니 갈 수도 없는 일이고 해서 나는 그 순간(뛰고) 좀 더 걸음을 빨리 하여(빠른 느낌으로) 이 여자를 뒤로 떨어트림으로(강조 없이 한 문장으로 낭독) 공포에의 안심을 주려고 한층 더 걸음에 박차를 가했더니, 그럴게 아니었다. 


문장이 길어서 끊어 읽기와 강조할 부분을 찾다 보니 낭독할 때 본의 아니게 나만의 리듬이 생겨버렸다. 문맥을 이해하고 감정을 실어서 낭독하는 것이 아직은 많이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도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발전된 내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믿어보며 마지막에는 초등학교에 근무하시는 사서샘이 아이들이 직접 만든 그림책을 각색해서 낭독극으로 발표회를 한다고 하셔서 아이들이 창작한 그림책을 읽어보았다. 아이들 특유의 순수함과 기발한 상상력을 느낄 수 있었다. 


4분기에는 전래동화나 동화를 각색해서 낭독극 형식으로 학생들과 수업할 수 있는 것도 성우님이 알려주신다고 하니 좀 더 기대된다. 


앞으로 남은 11번의 수업도 착실하게 잘 마무리해서 완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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