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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Jan 25. 2024

보이스 컬처

낭독연수 42회 차

겨울방학 기간이기는 하지만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에서 주최하는 겨울방학 사서연수를 시작해서 '문해력 그리고 학교에서 낭독 극하기'라는 주제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총 3일 동안 연수 일정이 있었다.


1일 차 문해력과 관련해서 느린 학습자의 문해력 발달과 느린 학습자들을 위한 문해지도 등에 대해 연수를 들었다. 때마침 한파주의보까지 날씨가 추워도 너무 추웠지만 연수 참여하고,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후다닥 저녁만 챙겨 먹고, 저녁 7시 수업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줌을 켜고 낭독연수를 참석하였다. 


오늘은 총 11명의 사서샘들이 참여하셔서 한국 단편 작품 중에 본인이 선택한 작품의 일부분을 1인당 8분 내외로 낭독해 보았다. 


지난 시간에 이어서 나는 이상의 '권태'를 낭독해 보았다. 아래는 내가 낭독했던 작품의 일부부이다. 

이 마을에는 신문도 오지 않는다. 소위 승합자동차라는 것도 통과하지 않으니 도회의(발음 정확하게) 소식을 무슨 방법으로 알랴? 

오관이 모조리 박탈된 것이나 다름없다. 답답한 하늘, (장면을 상상하면서), 답답한 지평선, 답답한 풍경 가운데 나는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구리고 싶을 만큼 답답해하고 지내야만 된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상태 이상으로 괴로운 상태가 또 있을까. 인간은 병석(발음 정확하게)에서도 생각하는 법이다. 

끝없는 권태가 사람을 엄습하였을 때 그의 동공은 내부를 향하여 열리리라. 그리하여 망쇄(발음 정확하고 한 글자씩 잘 들리게)할 때보다도  몇 배나 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포즈를 두면서 여유 있게)

현대인의 특질이요 질환인(발음 정확하게) 자의식의 과잉은 이런 권태하지 않을 수 없는 권태 계급의 철저한 권태로 말미암음이다. 육체적 한산, 정신적 권태, 이것을 면할 수 없는 계급이 자의식 과잉(발음에 유의하면서 입을 크게 벌리고)의 절정을 표시한다. 


여전히 여유 있게 속도를 줄여서 포즈를 더 두면서 읽으라는 강사님의 피드백을 받았다. 그리고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인 '망쇄'같은 단어는 발음을 정확하게 입을 크게 벌려서 듣는 사람에게 잘 들릴 수 있도록 낭독하는 것이 포인트였다. 


수업 후반 부에는 '잠만 잘게요'라는 KBS 라디오에서 송출되었던 오디오 드라마를 한 줄씩 릴레이로 낭독해 보았다. 내용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집이란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으로서 허름한 고시원을 중심으로 펼쳐진 일상과 커다란 사건으로 이웃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집이란 잠만 자는 게 아니라 따뜻한 생명의 온기가 있는 곳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6명으로 각 역할 별로 성격과 특징을 살려서 감정을 담아내서 낭독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1까지는 한국 단편 작품 3편 정도 녹음하기 위해서는 얼마 남지 않은 겨울방학 동안 매일 한 페이지씩 낭독하기 루틴도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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