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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May 14. 2024

글을 읽고 정확하게 쓰는 법

이가령 선생님의 싱싱 글쓰기

낭독모임에서 오늘은 글쓰기 강의로 유명하신 '이가령' 선생님을 모시고 특강으로 1시간 반정도 글쓰기와 관련된 글쓰기법에 대해 줌으로 강연을 듣게 되었다. 이가령 강사님은 <이가령 선생님의 싱싱 글쓰기>, <시들시들한 글이 싱싱하게 살아나는 글쓰기 지도> 등을 쓰셨고, 글쓰기 관련 강의도 많이 하고 계신 분이었다.


글을 쉽고 정확하게 쓰는 법에는 총 4가지가 있다고 알려주셨다. 1. 사실에서 출발하라 2. 구체적으로 더 구체적으로 되도록이면 쉽게 써라 3. 초점이 있는 글을 써라 4. 본 대로 들은 대로 느낀 대로 써라


내가 겪은 일을 사실대로 정직하고 자세하게 쓰는 것부터 글의 시작이 된다고 한다. 나의 이야기를 쓰는데 우리는 통상 느낌부터 쓰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게 된다. 물론 나도 그렇다. 우리가 학창 시절 배웠던 글쓰기는 무언가 의견이 들어가야 할 것 같고, 창의적인 표현과 더 나아가 지식인들만이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가령 봄에 대해서 쓰고 싶다면, 이번 봄에 무엇을 느꼈는지 말하지 말고,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 말하라는 것이다. 사랑에 대해서 쓰고 싶다면 사랑에 대해서 직접 말하지 말고, 사랑했을 때 연인과 함께 걸었던 길, 먹었던 음식, 봤던 영화에 대해서 써보라는 것이다.


감정은 절대로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니 강사님 말처럼 앞으로는 봄이면 시간을 내서 어떤 특정한 꽃을 보러도 다니고, 좋은 사람들과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그 맛은 어땠는지, 그날의 날씨는 어땠는지 그런 것들을 기억하려고 애쓰고 그리고 그것을 직접 써보라는 것이다. 추상적으로 쓰지 말고 구체적으로 순간을 포착해서 글로 쓰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감정도 상황이 반영된 감정표현으로 감정을 직접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자세하게 상황을 쓰는 것이 독자에게 더 전달이 되는 것이다.


글쓰기는 나의 체험에 성찰이 더해져서 자신의 경험을 스토리화하고 성찰, 통찰을 보여주며 좋은 글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경험을 쓰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쓰지 않고 대충 쓰기 때문에 글을 읽는 사람들의 흥미와 관심을 가져올 수 없는 것이다. 사실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응집시키고 나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거나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을 쓰는 것이다.


글은 그 사람의 생각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으로만 글을 쓰려니 어렵게 된다. 사람의 생각은 일정 부분 비슷하다. 그러므로 생각이 일어난 자리인 사실에서 글을 출발하면 독창적인 글이 나오고 쓰기도 쉬워진다. 사실을 쓰는 비결은 딱 네 가지이다. 1. 본 대로 2. 들은 대로 3. 느낀 대로 4. 한 대로 쓰는 것이다.


느낌이나 생각을 직설적으로 (참 기뻤다. 참 슬펐다.. 하는 식으로) 적는 것보다는 그 느낌이나 생각이 일어난 자리를 정확히 밝혀서 읽는 사람이 '아, 참 기뻤겠구나' 혹은 '참 슬펐겠구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강아지 때문에 짜증이 난다."라는 표현보다는 내가 애써서 맞춘 천 피스짜리 퍼즐을 강아지가 엎었다. 몇 조각만 더 맞추면 완성이었는데.... 아, 저놈의 똥강아지! 이렇게 표현했을 때 강아지에 대한 짜증이 더 쉽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강연을 통해서 느낀 점은 우선 무조건 글을 써보고, 학교에서 근무하며 일어나는 이야기 특히 사서교사로 근무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 등을 자세하게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쓴 글들이 누적되면 언젠가는 나도 학교도서관에서의 하루가 녹아들어 간 에세이를 책으로 출간할 수 있겠다 싶다.


근사해지려는 근사병을 내려놓고 오늘부터 있는 그대로 자세하게 쓰는 연습부터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낭독모임을 통해 만나게 된 열세 분의 사서샘들과 일 년이 지나 낭독을 통한 우리들의 글도 꼭 책으로 출간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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