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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도시

취푸

by nelly park

가장 가까운 공자의 맨션으로 가기로 했다. 공자의 후손들이 계속 살아온 집이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공자에 대해 공부를 좀 더 하고 왔었다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 곳이다. 공자는 기원전에 태어나신 분인데 아직 살았던 집과 그 후손들이 살던 집까지 이렇게 잘 보존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것이 너무 아쉽다.


‘일본과 중국에게 침략만 받지 않았더라면… 6.25가 일어나지 않았었다면..’


정말 한반도 이 좁은 땅 덩어리에서 많이도 싸웠다. 다 부수고 다시 만들고 또 다시 부수고 만들었다. 이렇게 다시 나라가 일어나서 내가 여행을 갈 수 있을 만큼 만들어주신 우리 부모님 세대들과 그 부모님 세대들께 새삼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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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볶음밥 하나 먹고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너무 배가 고팠다. 어제 갔던 그 시장으로 가서 소고기 냉면을 먹어 봤다. 역시 중국식 면은 다 맛있다. 양이 모자라 튀긴 만두 같은 걸 네 개 샀다. 얼마냐고 처음 물어봤을 때 분명히 하나에 1원이었는데 사고 돈을 내려고 하니 만두 아저씨는 태도가 바뀌었다.


“하나에 5원이니까 20원!”


외국인이라고 바가지 씌운다. 그래서 타쿠가 중국말로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막 쏘아붙이니 다시 하나에 2원이란다. 그냥 샀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어제부터 맛있어 보였던 오징어 꼬치도 두 개 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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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는 길에 칭다오 맥주 한 캔 사와서 아까 산 튀긴 만두랑 같이 먹으며 오늘 하루 피곤함을 달랬다. 아무래도 태산 갔다 온 후유증이 아직 있나 보다. 피곤하다.


다음날이 밝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자전거를 빌려서 어제 못 본 나머지 두 개의 공자 유적을 돌아보기로 했다. 하나는 공자와 공자 자손들이 있는 무덤이고 다른 하나는 공자가 살던 곳이었다. 공자가 살던 곳은 어제 갔던 공자의 자손들이 살던 곳이랑 비슷했다. 길쭉한 통로로 이루어진 집이다. 어제와 단 하나 다른 점은 어제는 날씨가 흐렸었는데 오늘은 햇볕이 쨍쨍해서 사진이 잘 찍힌 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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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카메라는 파란색에 유난히 강하다. 파아란 하늘이 있으니 사진이 예쁘다. 그리고 항상 그랬듯 내 패션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어쩔 수 없다. 중국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여행 왔는데 소리지르고 따라다녀서 큰길을 피해 옆길로 숨어 걸어갔다.


공자의 무덤은 나머지 두 곳과 좀 떨어진 곳에 있어 가기 전에 숙소에 들러 자전거를 바꿔서 갔다. 자전거 뒷바퀴에 공기가 많이 빠져 있어 아무리 페달을 밟아도 앞으로 안 나아간다. 자전거 교체를 하고 무덤 바로 옆 골목에 앉아 계시는 할머니 가게에서 간단히 국수를 먹고 무덤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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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들은 나무와 꽃 그리고 잔디. 자연이 어우러져서 그런지 좀 더 멋스럽다. 어제부터 오늘 갔던 모든 곳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지만 공부를 안 해가서 그런지 아쉽게도 썩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


숙소로 돌아가서 짐을 싸서 나와 택시를 잡아 타고 버스정류장으로 가 지난행 버스를 탔다. 취푸는 작은 도시라 기차가 없어 지난에서 칭다오로 가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지난은 칭다오보다 도시 규모는 작지만 나름 산동성의 성도이다. 일단 버스정류장에 내리니 성도답게 터미널이 정말 으리으리하다. 그리고 다시 물어 물어 시내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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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기차가 많이 없다. 큰 도시인 칭다오로 가는 사람들은 당연히 많을 것이다. 당일 출발이라 그런 것 같다. 간신히 입석으로 생각보다 늦은 시간 기차표를 끊었다.


여덟 시 십 삼분 기차라 출발시간까지 너무 많이 남았다. 일단 밥을 먹었다. 타쿠는 볶음밥. 나는 딤섬 열 두 개랑 국수까지 먹었다. 역시 역전 음식점은 그다지 맛은 없는 것 같다.


밥을 먹고 나니 회사원의 퇴근시간인 다섯 시다. 아직 세시간 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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