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보험의 허와 실
9.13 부동산 대책 등 정부 정책 및 여러 경제 요건의 이유로 부동산 시세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세금보다 매매가 낮아지는 깡통전세, 불어나는 전세 물량으로 인한 역전세난까지 발생하며 전세 세입자의 불안감도 커지며 전세보증보험에 대한 관심도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제목 그대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반환하지 못할 때 임차인은 보험금으로 전세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수도권은 7억 원, 지방은 5억 원까지의 한도로 전세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경매, 공매가 실시되어 전세입자가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하거나 전세계약의 해지 또는 종료된 후 30일이 경과되었는데도 전세금을 반환받지 지 못할 때 보상을 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세금이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가운데 이를 보호해준다고 하니 이 얼마나 좋은 제도 인가.
처음 이 보험이 만들어졌을 때 우리나라 의료보험 다음으로 최고의 보험이라 생각했다.
실제 전세 계약 만료인데도 불구하고 돈 없다고 다른 세입자가 구해지면 보증금을 반환하겠다고 하는 임대인이 많았으며, 그게 관행인 양 불합리함에도 불구하고 당연하게 넘어가며 그 손해를 세입자에게 전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활발한 전세거래로 인하여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까지 가는 일은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보험으로 인하여 임차인에게는 안심을, 임대인에게는 압박을 줄 수 있어 진정 세입자를 위한 보험 상품이라 생각했다.
문제는 매우 까다롭고 많은 제약이 있는 보험 심사에 있다.
먼저 결론을 말하자면 굳이 보험이 없어도 안전한 집 대상으로만 보험가입이 가능하다.
그럼 전세보증보험의 인수제한 요건을 확인해보자.
1. 보증대상 주택 소유권에 대한 권리침해가 있을 시
- 경매신청, 압류, 가압류, 가처분 및 가등기 등의 권리 침해가 있을 시 인수 제한을 당한다.
문제는 이런 집에는 원래 전세로 들어가지 않는다.
2. 타 세대 전입 내역이 없을 것 (단독, 다가구 제외)
- 이 또한 이런 집에는 원래 전세로 들어가지 않는다.
3. 주택이 미등기인 경우
- 이 경우도 이런 집에는 원래 전세로 들어가지 않는다.
4. 근린생활시설
- 원룸 등 생각보다 근린생활 시설을 주택의 용도로 꾸며놓고 임대를 하는 곳이 많지만
전세보증보험의 인수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5. 선순위 채권이 60% 초과일 경우 및 선순위 채권과 전세금 합산 금액이 주택 가격의 100% 초과 시
- 선순위 채권이라 함은 나보다 먼저 들어가 있는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또는 해당 주택에 잡혀있는
은행 대출 등을 말하는데 그 비율이 주택 가격에서 60% 초과할 경우는 가입이 되지 않으며
그 대출 + 나의 전세금이 주택 가격을 초과할 시 보험 가입이 거절된다.
문제는 주택 가격 산정 기준에 있다.
현재의 시세를 기준으로 추정한다고 하지만 만약 최근에 거래된 내역이 없다면 공시지가의 150% 기준으로
주택 가격을 산정하는데 시세보다 턱없이 낮기에 대출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대부분 보험가입이 거절된다.
단독주택과 다가구 주택은 아파트와는 달리 선순위 채권의 비율을 80% 까지 인정을 해준다고 하지만
공시지가 같은 경우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현실화율 (시세 대비 공시 가격의 비율)은 70%에 가까운 반면
단독/다가구 주택 같은 경우 현실화율이 50% 수준밖에 되지 않아 최근 거래가 없을 시 주택 가격 산정에 매우 불리하다.
무엇보다 제일 큰 문제는 보험가입 시 단독/다가구 같은 경우는 전입세대 열람원 및 현 건물의 임대차 사실확인서 즉 단독/다가구 주택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의 내역을 공인중개사 또는 임대인이 작성을 해서 제출해야 하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공인중개사는 그 주택에 먼저 살고 있는 세입자들의 계약 내용을 모르며 임대인에게 작성해달라고 하면 임대인은 전세보증보험에 큰 부담감을 느끼는 관계로 협조를 안 해주는 경우가 많다.
즉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 없다고 하지만 단독/다가구 주택은 암묵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기에 단독/다가구 주택은 현실상 가입이 거의 불가능이라 볼 수 있다.
여기서 또 한 번 현실에 맞지 않는 절차가 있다.
바로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해주지 않아 보험 신청할 때의 절차이다.
보험금을 청구할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 중 바로 문제가 '명도 확인서'이다.
즉 명도(이사)를 완료하고 명도 확인서를 보험사에 제출을 해야 보험금이 지급이 되는데 이과정에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해당 건에 대하여 서울 보증보험 담당자와 통화를 해보았다.
<중략>
나 : 보험금 지급 요청 전 명도 확인서를 제출해야 보험금이 지급이 되는데 그렇다면 명도 확인서 제출 후 당일 보험금이 지급이 되나요?
담당자 : 명도 사실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라 보험금 지급일을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힘드나 하루에서 며칠 소요될 수 있습니다.
나 : 그렇다면 제가 짐을 다 빼야 명도 사실 확인이 가능한데 지금 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새로 이사 갈 집 잔금을 치르지 못하기 때문에 짐도 뺄 수가 없는데 이 상황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담당자 : 서류가 완벽하지 않더라고 약관상 가지급 보험금으로 해당 보험금의 5~20% 정도는 먼저 지급해드릴 수 있습니다.
나 : 그 금액으로 새로 이사 갈 집 잔금을 치를 수가 없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담당자 :......
이렇듯 제일 중요한 보험금 지급 과정에 있어서 큰 허점이 있다.
전세보증금이 당장 받지 못하더라도 새로 이사 갈 집 잔금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보험금을 지급받기 힘들다. 대부분 전세보증금이 전재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다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출이나 지인에게 빌리는 방법도 있긴 하나 그 큰돈을 쉽게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즉 보험료는 지불했으나 보험금은 지급받지 못하는 아이러니 한 상황이 펼쳐질 확률 이 매우 높다
분명 의도는 참 좋은 보험이다.
특히나 지금처럼 역전세, 깡통전세 등 불안요소가 많은 상황에 있어서 충분히 전세 세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보험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위에 언급한 상황 외에도 갭투기자들의 주택에는 가입이 안 되는 경우 등의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보험 가입을 안 해도 안전한 주택에만 보험가입이 되게 함으로써 이는 국민 재산 보호의 보험이라기보다 국민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 상품처럼 보인다.
물론 해당 보험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도 존재한다.
첫째. 전세가율이 매우 높아 역전세 및 깡통 전제의 우려가 있는 주택을 임차하는 사람.
둘째. 임대인이 보증금을 안 돌려줄까 걱정이 되어 도저히 잠 못 이루는 사람.
셋째. 아파트, 빌라 등 다세대 주택 및 개별 등기된 주택을 임차하는 사람.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위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당장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도 다른 집으로 이사 갈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사람.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보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세 세입자 중 저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은 몇% 나 될까?
수십만 원의 보험료에 비해 너무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가? 란 생각이 든다.
그러니 겉면의 달콤한 내용에 속단 말고 이면을 잘 확인하여 자신에게 맞는 보험인지 확인이 필요하며
정부에서도 현실적으로 전세 세입자의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나 가이드라도 잘 만들어줬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