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글글

떨어트린 일기장 속에서- 6월

by 네모

가만히 들어보면 한 사람은 같은 말만을 반복한다. 결국에는 자기 자신만이 쓰이는 거겠지.



그녀는 가끔 웃는다. 아주 미세한 것들을 기억해야지, 그런 의미가 담긴 웃음일 것이다. 촛불의 타는 냄새, 친구가 선물해 준 돼지 인센스가 제 몸보다 큰걸 지고 있는 모습, 타고 남은 재가 나무를 갉아먹는 모습들, 몇 차례에 걸쳐 반사되는 불빛까지. 나는 몇 차례나 걸쳐서 타인에게 보이는 걸까, 타인에게 닿는 일은 참으로 무력한 일이다. 꺼지지 않는 불빛을 가지고 뚫어야 하는 몇 겹의 무중력을 지나쳐야 하기에.



내가 내 삶을 다른 사람에게 맞출 필요가 없다는 사실은 간단하지만 발견하기 어려운 진리처럼 느껴진다. 아나 테레사 페르난데스의 행위 예술, 맨발로 얼음으로 만든 하이힐을 녹이는 것처럼 모든 사람이 그런 의지나 온기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때론, 모두가 신발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몸을 변형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신발을 온기로 녹이는 어렵지만 단순한 방법이 있다. 타인의 기준이라는 하이힐을, 의지와 온기만 가지고 있다면 녹일 수 있기에.


언젠가는 맨발로, "다 녹였어!"라고 소리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헛된 꿈을 들이켜고 인생을 때우는 사람은 필히 불행할 것이다. 무언가를 알았는데.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헛됨을 한껏 들이키고 지나가야 하는 걸까. 우주적 춤을 추는 우리들에게 지혜가 있을까. 마음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말들은 힘을 잃어 비실거린다. 몸에 부딪혀 떨어져 나간다.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이 모든 게 어떤 이유가 있을 텐데. 조잘조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나다. 내 인생과 다른 사람들. 우리는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이다. 모든 선택, 모든 숨소리가 다른 존재들이다. 그 모든 것이 쌓이고 쌓여 서로를 만나 재미없는 이야기들만 조잘거리는 사람들이다.



평생을 물방울만을 그리는 사람들. 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찾아야 해. 평생을 닳고 닳을 정도로 말할 단어를 찾아야 해. 조금 구겨지더라도 깨지지는 않겠지. 화를 내지 말고, 친절한 사람이 되어보려고.



“네모씨는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굉장히 난폭한 존재 같아요.

흔들리는 존재들은 난폭해요.

이 사이에 흔들리는 모든 길에 상처를 내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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