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도 애달픈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본 후, 장릉(단종 묘)을 다녀와서 쓴 시

by 네모

굽이굽이 고갯길

죽기 전 유배길

걷고 또 걷는다


산 넘고 물 건너

당도한 곳에는

굶기가 일상인 백성들


괴로운 심사에 끊은 곡기

쌀밥 구경 못한 민초들에겐

그저 허울좋은 치기(稚氣)


그 와중에 목숨줄을 놓으려니

어리석다는 백성은

기어이 살려내네


감히 백성의 고통에

눈 감고 귀 막으려다

혼쭐났군


왜 맘대로 죽지도 못한단 말인가

일국의 왕은 혼자만의 삶을 살 수 없다

나라도 신하도 백성도 챙겨야 하기에


채 뜻을 펴기도 전에

당파싸움에 새우등 터져

죽음을 맞누나


슬프고 애달프다

백성 사랑 임금 사랑

멀리멀리 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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