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MBC문화방송에 기자로 입사해 보도국 사회부·정치부 등을 거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제35대 MBC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언론인 박성제님이 MBC를 중심으로 공영방송의 수난사를 기록한 것이다.
그는 이미 「권력과 언론」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라는 저서도 출간한 바 있다.
그는 책의 서문 '책머리에'에서 책의 성격과 집필 계기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내가 해직 언론인에서 보도국장이 되어 뉴스를 재건하고, 그리고 사장이 되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지키기 위해 싸웠던 5년의 상세한 기록이다. MBC가 어떤 노력을 거쳐 '만나면 좋은 친구로 돌아왔는지, 좋은 뉴스란 무엇인지, 그리고 진정한 언론개혁은 어떻게 이루어낼 수 있는지, 30년 한눈팔지 않고 살아온 언론인으로서 소신을 담아 기록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제대로 된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래서 공영방송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소망도 있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폭풍을 앞두고 다시 힘겨운 싸움을 준비하는 MBC의 언론인들에게 이 책이 한줌이라도 힘과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p.7)라고.
이미 이렇게 서문에서 이 책이 담아냈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다 드러나 있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MBC의 몰락에서부터 재건, 다시 위기 상황을 총 4부에 걸쳐 상세하게 기록했다. 기사문을 기록하듯 간결하고 명확하게!
1부-MBC 살리기 1 : 험난한 뉴스 재건의 길
세월호 참사 오보 이후 부실 언론으로의 추락한 이미지는 손석희 앵커가 이끄는 JTBC의 메인뉴스 「뉴스룸」의 대단한 인기를 뛰어넘기에 한계가 있었다. 박근혜 정권에서 JTBC가 최고의 신뢰도를 누리는 언론사로 등극했던 비결의 핵심은 "손석희의 뉴스가 만들어낸 스테이션 이미지에 있다. 그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본문 p.30)고 인정한다. 또 "뉴스를 살리려면 시청자의 마음을 읽고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시청자와 공감하는 뉴스. 그것이 특종보다 더 중요하다."(본문 p.37)라고 강조한다.
MBC는 김장겸 사장 체제에서 'MBC 블랙리스트'가 공개되면서 평사원들의 분노에 불을 질렀다. 경영진 중 한 명이 작성한 것으로, 2012년 파업 이후 사원들을 4개 등급으로 분류해놓고 인사평가와 인력배치에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와 '요주의 인물 성향'이라는 제목의 문서였다고 결국 2016년 9월 4일 MBC, KBS 양대 공영방송 노조는 김장겸, 고대영 사장 퇴진을 내걸고 동시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 결과 11월 2일 고영진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과 해임 건의안'이 통과되고, 11월 13일에는 드디어 김장겸 사장이 해임됐다.
이후 당시 「PD수첩」에서 '황우석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방송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승호 PD가 사장으로 취임했다고. 최승호 사장은 취임 직후, 김장겸 사장 때의 경영진을 모두 해임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했다. 그러나 과거를 반성하고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MBC는 '제천 화재 왜곡 보도'와 '대학생 인터뷰 조작'사건으로 다시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었다고.
반면 "JTBC뉴스는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 때부터 확고하게 구축한 스테이션 이미지와 손석희 앵커의 노련한 진행이 최고조를 이루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2018년 초, 이른바 '미투' 이슈가 부각되자 그 영향력은 더욱 배가 됐다."(본문 p.63)고 당시의 힘겨운 상황을 회상한다.
2018년 6월말, 보도국장으로 임명된 저자는 국장실을 없애고 보도국 한가운데 앉아서 기자들과 소통하며 일하게 된다. 이후 MBC뉴스는 2018년 10월의 '사립유치원 비리 보도'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리는 전기(轉機)를 맞는다. 이후 '김용균씨 사망 보도'와 '현장' 중심의 기획뉴스 포맷들로 유튜브 뉴스의 조회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 기세를 몰아 기자들의 반발을 누르고 뉴스시간을 '90분'으로 늘렸다고. '와이드 뉴스데스크'라는 형식으로. 이후 '버닝썬 게이트'와 '고성 산불 보도'의 성과로 위기를 넘겼다. 마지막으로 '조국 보도'는 MBC저널리즘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검찰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를 특종이라는 이름으로 그대로 받아쓰는 기사 대신 "MBC 기자들에게 '특종을 안해도 좋으니 검사가 주는 정보는 신중하게 확인하고, 조국 후보자 측의 반론을 가급적 반영해서 기사를 써달라'고 당부"(본문 p.96)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MBC 뉴스의 저널리즘이 아닐까? 저자는 "우리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의 입장을 대변하려 애썼고, 메인뉴스 시간을 90분으로 늘려 방송 뉴스의 약점인 깊이와 다양성을 보완했다. '시청자 눈높이를 따라가는 뉴스' '엘리트 의식을 버리고 현장에서 시민과 만나는 뉴스'라는 원칙을 기자들이 이해하고 완성해줬다. 고마울 따름이다."(본문 pp.103-104)라고 소회한다.
2부-MBC 살리기 2 : 공영방송 사장은 저널리즘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말쯤, 뉴스는 순항하고 있었다고. 메인뉴스 시청률은 안정적인 6~7퍼센트를 유지했고, 유튜브 뉴스 구독자도 1백만명을 넘어섰기에. 반면 회사의 매출을 책임지는 지상파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 같은 일명 '돈을 벌어주는 콘텐츠'들의 경쟁력 회복은 더뎠다. 이 와중에 최승호 사장은 연임을 포기했다.
이에 회사에서 이미 '박성제 국장이 사장에 나선다더라'는 얘기가 돌기 시작했고, 몇몇 선배들도 출마를 권했으며, 결정적으로 "마음 가는 대로 결정해 아무렴 사장이 보도국장보다 더 힘들겠어? 당신은 좋은 사장이 될 수 있을 거야."(본문 p. 110)라는 아내의 조언에 마음을 굳혔다고.
평소 일단 마음을 먹으면 바로 실행하는 성격답게 바로 보도국장을 사퇴하고, 최초 17명의 지원자 중, 3명의 후보 안에 들었다고. 새로 도입된 '시민평가단 제도'에 맞춰 열심히 PT를 의뢰제작해, 설득력 있게 평가단 앞에서 펼치려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부득이 예전 방식대로 사장을 선출하기로 했고, PT는 이사들 앞에서 하게 됐다.
결국 2020년 2월 22일 오후, MBC 35대 사장으로 선출된 저자 박성제님!
이후 가장 먼저 함께 일할 경영진을 구성했고, 정신없이 변하는 콘텐츠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미래정책실'이라는 조직도 만들었다고.
그리고 "'빠름과 유연함'은 사장 임기 3년 동안 흔들림없이 유지되어온 슬로건이었다. 우리가 치열한 내부 갈등으로 상처입고 뒤처지는 동안 변화해버린 미디어 세상, 그것을 다시 따라잡으려면 먼저 유연해져야 한다. 변화에 대응하려면 스스로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시행착오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이 길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빨리 전략을 바꾸면 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MBC의 힘을 믿었다고 전한다. 이 원칙은 모든 개인의 삶의 태도에도 적용가능한 원칙이다. 그 결과 임기 첫해에 바로 흑자 전환, 임기 2년차인 2021년에는 흑자 1천억원 돌파라는 경영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고. 노동조합과 논의해서 영업이익의 20퍼센트를 사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대주주인 방문진에도 120억원을 공적 자금으로 출연했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에도 회사는 8백억원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렇게 박성제 사장은 임기 3년 대 흑자 경영을 달성한 CEO가 됐고, '뉴스를 살린 보도국장'에서 '회사를 살린 사장'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꼭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따라오기 마련. 2021년 7월 23일, MBC의 도쿄 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은 '방송사고'로 불려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어이없는 진행으로 국민적 분노와 비상의 대상이 된 것. 이에 박성제 사장은 '사과'대신 '사죄'라는 표현을 쓰며, 사후 대책의 의지와 방법을 확실히 담은 사과문을 수십 명의 기자 앞에서 직접 발표하며 머리를 숙였다. 이를 계기로 좀더 근본적인 대책 수립과 재발방지를 위해 박 사장은 'MBC 공공성 강화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흑자 경영, 콘텐츠 경쟁력 회복, 월드컵 방송 1등, OTT전략의 성공…… 사장으로서 여러 성과를 내세울 수는 있지만, 결국 국민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기준은 'MBC가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가'일 것이다. '공영방송 사장은 저널리즘으로 평가받는다'는 명제는 내 좌우명이었다고 밝히는 박성제 사장. "2022년 말, KBS가 분기마다 실시하는 언론사 신뢰도 조사에서 MBC는 드디어 1위에 올랐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가장 신뢰하는 방송사, 가장 신뢰하는 방송사 뉴스, 가장 선호하는 방송사. 이 4가지 항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올해 1분기 조사에서도 전부문 1위를 유지했다."(본문 p.141)는 객관적 지표를 언급하며 박 사장은 그런 면에서 보면 확실히 성공한 사장이라고 자부한다.
3부-'MBC 죽이기'의 시작
이런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도 그 사이 바뀐 윤석열 정부에서는 MBC의 진실보도에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자 대대적인 탄압을 하기 시작했다.
그 방송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 2020년 3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인트」는 '검찰총장 장모님의 수상한 소송'이라는 제목의 연속보도를 3회에 걸쳐 방영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 씨의 불법행위와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조명하는 내용.
- 2022년 1월 중순, 「스트레이트」의 김건희 씨의 녹취록 보도, 당시 김건희 씨는 논문 표절과 학력·경력 위조, 주가조작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녹취록에는 김씨와 친오빠가 후보캠프에서 비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내용, 비판적 언론에 대한 보복성 발언, 미투에 대한 왜곡된 시각,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를 비판하는 기사를 주문하는 등 후보 배우자로서 부적절한 언행이 담겨 있었다.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와 관련한 단독보도
첫 번째, 한덕수 후보가 주미대사로 재직하던 때, 워싱턴 총영사관과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전시회에 부인이 작품을 전시했다는 내용.
두 번째, 한 후보자의 무역협회장 재직 시절, 부부가 특급 호텔 피트니스센터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받아서 아직도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
- 2022년 5월 2일,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단독 보도
첫 번째, 김 후보자가 자신이 심사한 제자의 박사논문을 짜깁기해서 학회지에 발표하고 연구비까지 지원받았다는 내용.
두 번째, 이 제자의 박사학위논문 심사를 일명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고급 음식점에서 접대를 받으면서 했다는 사실.
- 2022년 7월 5일,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 보도
「뉴스데스크」는 톱뉴스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순방길에 대통령실 직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의 여성 신모 씨가 동행했다는 사실을 단독보도했다. 신씨가 대통령 전용기를 함께 탄 건 물론이고, 대통령 숙소였던 마드리드 호텔에도 함께 투숙했다는 내용이었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이기주 기자의 특종이었다.
- 한국시각 2022년 9월 22일 아침,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기억하는 '바이든-날리면' 사태
기록을 확인해 본 결과 당시 뉴욕에서 윤 대통령 발언이 포함된 영상이 서울의 각 방송사에 전송된 시각은 오전 7시 37분이었다. 다시 말해,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12개 방송사가 모두 같은 시간에 영상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한 시간 뒤인 8시 반쯤부터 여의도 정가 단톡방에 비속어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지라시' 형태로 공유되기 시작했다. 엠바고 가 해제된 시각은 9시 40분이다. 따라서 특정할 수는 없지만 12개 방송사 중 한곳에서 엠바고 해제 전에 SNS를 통해동영상이 유출되었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SNS를 통해 동영상을 확인한 민주당은 9시 30분 회의 석상에서 윤 대통령 발언을 언론보다 먼저 공개했다. 이런 과정만 살펴봐도 MBC 기자들이 민주당에 동영상을 건넸다는 주장은 터무니없음을 알 수 있다."(본문 pp.169-170)고 자세한 경위를 밝히며 해명한다. 결국 이 사건으로 MBC 기자들은 전용기 탑승을 거부당하는 등 이후 '사법적으로 죽이는 일'이 반복되었다.
MBC는 이미 8월부터 국세청의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부의 '특별한 조사'가 또 시작되었다고. 바로 MBC 경영진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벌인다는 명목으로.
"공영방송 사장에게 제일 중요한 자질이 뭘까? 지금까지는 올바른 저널리즘에 대한 신념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요즘은 '신념'이 아니라 '배짱'"(본문 pp.173-174)라고 말하며 술잔을 기울이던 박성제 사장은, 대통령 직접 결정으로 내려진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하여 2022년 12월 26일, 'MBC 대표이사 박성제' 이름으로 대통령실 조치가 위헌인지 판단해달라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런 일련의 사태 때문인지 사장 연임이 당연시 되던 박 사장은 연임에 실패했다.
4부- 언론, 어떻게 바꿀 것인가
저자는 '중립적인 보도, 균형있는 보도란 어떤 것일까?'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들어 주장한다.
"2014년 8월 한국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유족을 만난 뒤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누군가 정치적 중립을 위해 세월호 리본을 떼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본문 p.196)라는 사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박애주의적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행사'에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 지도부들의 행태는 인류애는 커녕 자국 국민의 고통조차 외면하는 '지극히 편파적인' 신념을 지닌 듯하다.
다음은 "필리핀에서 언론 자유를 위해 일생을 바치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언론인 마리아 레사의 신념을 인용해본다. 그는 저서 「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에서 '객관적인 언론'이 아니라 '좋은 언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본문 p.197)고 소개하며 "가해자와 피해자, 피고와 원고, 합리와 불합리의 차이점을 무시하고 대등하게 다루는 보도는 결코 '좋은 보도'가 아니다. 좋은 언론인은 중립과 객관성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시청자와 독자의 판단을 위해 시시비비를 가려줘야 한다. 어느 쪽 입장이 더 진실에 부합하는지, 더 합리적인지, 더 상식적인지 끊임없이 취재하고 기사에 반영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립의 함정을 피하고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언론인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마리아 레사는 언론인들의 직업적 훈련과 판단, 용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본문 p.199)라고 인용한다.
결국 '좋은 언론'이냐 아니냐의 판단은 시청자와 독자가 내리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우리나라 방송계에서 앞으로 벌어질 사태를 우려하며, '언론개혁은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지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제"(본문 p.223)라고 강조한다.
"언론 개혁의 주체는 정부나 국회가 아니라 언론인이 되어야 한다.(…중략) 미디어 수용자들도 그런 환경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수많은 그릇된 정보 속에서 '진짜 뉴스, 좋은 언론인'을 구별하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본문 p.225-226)라고 하여 미디어를 소비하는 개인에게도 비판적 수용 자세를 갖출 것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청춘을 바친 MBC를 위한 격려를 하는 것으로 본문을 맺는다.
"바닥에서 올라간 MBC의 신뢰도 역시 구성원들의 노력을 집단지성이 인정해준 덕분이다. 지금 MBC가 마주한 위기는 정권이 어떤 이유를 들이대도 '언론탄압'일 뿐이라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다. MBC가 오직 국민만 바라본다면 이겨내지 못할 위기는 없다."(본문 p.226)라고.
나는 박성제 기자님에 대해 '늘 현장을 발로 뛰시는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바로 직전 MBC 내에서의 직함은 '사장'이었지만. 무슨 보도인지는 모르겠으나, 헤드셋을 낀 채로 헬기 안에서 뉴스를 전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다 2012년 공정방송 파업 때 해직된 그는 2017년 12월 7일, MBC의 34대 사장으로 선임된 최승호님의 제1호 업무인 '노동조합과 해직자 복직'에 대한 합의로, 다음 날인 12월 8일, 박성제 기자님을 포함한 엔지니어 정영하, PD강지웅, 기자 이용마, 박성호님이 함께 복직되었단다.
그는 해직시절에도 스피커 사업을 했을만큼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대단하다. 과감한 혁신으로 뉴스 분야에서 '손석희'라는 독보적 존재감으로 JTBC가 전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동안 MBC언론의 신뢰도는 한없이 추락했다. 이런 상황을 '와이드 뉴스'라는 '90분 뉴스'형태로 늘리고, 보도에는 일체 개입하지 않으며, 광고주들에게 직접 광고 유치 영업까지 벌이는 과감한 개혁과 파격 행보를 펼쳤다. 결국 바닥을 치던 MBC를 정상화시킴은 물론 3년 연속 경영 흑자 달성 및 언론의 신뢰도까지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러나 MB정부에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각종 탄압을 행하던 방송장악의 기술자이자 행동대장이었던 이동관은 윤석열 정부의 '방통위원장'을 맡게 되어 이제 총사령관이 되었다. 전 국민에게 "바이든-날리면" 이라는 듣기평가를 시키는 정부, '0.73%p 차이'라는 역대 대통령 선거 사상 최소 득표율 격차로 당선되고 보니, 자신의 안위가 시작부터 불안했는지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과 독선으로 정치를 행한다. 자신에게 감언이설만을 쏟아놓는 측근들의 추임새에 맞춰 국민들의 고혈에는 눈감고 귀막는 그들만의 정치놀음을 하고 있는 행태는 지역 선거 참패후에 혹시나 달라지려나 했더니, 역시나 뭐 별반 다를 게 없는 듯하다. 반면, 유일하게 가시적 성과를 내는 업적이 있다. 바로 '방송장악, 언론통폐합' 작업이다. 이미 방통위 후보시절부터 물밑 작업을 다 해놓고, 자녀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에도 버젓이 임명된 이동관 방통위 위원장은 방송프로그램 중 KBS, MBC 등 공영방송 길들이기를 일삼고 있다. 방송프로그램의 진행방식을 문제삼거나 진행자나 출연 패널의 성향을 나누어 출연을 못하게 하는 등 대한민국 헌법상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럴때일수록 저자가 칭한 '미디어 수용자'인 우리는 미디어의 신뢰성 여부를 따지며 치우침을 경계하며 받아들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