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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 Dec 20. 2023

네모의 서평일기

-비문학편(교양인문)-

『허시명의 세계 술 기행』

-막걸리학교 교장이 들려주는 막걸리부터 와인까지 다채로운 술 이야기


2009년 막걸리학교를 열어 현재 막걸리학교 교장이자 술 평론가, 여행작가인 허시명님이 쓴 술 테마 여행을 기록한 도서이다. 나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타고난 간의 해독능력으로 주종을 가리지 않는 애주가이다 보니 읽기 전부터 흥분되었다.


'양조장과 축제장, 명주의 고향을 찾아 떠나다'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총 4장으로 나누어 주제별 술 이야기를 들려준다. 본문의 QR코드를 삽입하여 추가 설명이 필요하거나 더 궁금한 정보에 대해 직접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도록 독자를 위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제1장-술의 묘리를 보다


허준의 <동의보감>과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서 기술한 술에 대한 정의와 체계적 분류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 술의 전통을 살피려면, 중국과 일본의 술 문화를 살피면서 한국적인 특징을 포착해 내야 한다."(본문 p.19)라고 말하는 저자는 그래서 그런지 본문 중 일본과 중국의 술에 대한 소개와 설명이 지면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도록 구성했다.


이번 장에서는 아시아편에서는 몽골의 전통주인 '마유주', 중국의 유상곡수인 '소흥주', 일본의 탁주 '도부로쿠' 등을 소개하고 있다. 유럽편에서는 벨기에 브뤼셀의 '비어 프로젝트'와 헝가리의 '4월 축제'때 한국 술 시음회 행사 등을 소개한다.



제2장-술로 뭉치다


아시아편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술 석 잔을 입장권으로 받는 구이저우성 묘족마을 관례를 시작으로, 매년 8월 중순 맥주축제를 여는 중국의 '칭다오 맥주', 일본의 청주에 해당하는 니가타의 '사케노진' 등을 소개한다.

유럽편에서는 세계3대 축제중 하나인 독일의 옥토버페스티벌과 '메르첸비어', 바이에른 북북 바이센브룬 맥주 박물관, 헝가리의 대표 와인인 '토카이 와인' 등을 소개한다.



제3장-술을 따라 흘러가다


아시아편에서는 중국의 국주(國酒)라 불리는 '마오타이주'와 중국 윈난성 이상향 마을 샹그릴라의 '칭커주', 일본 오키나와의 '아와모리주'와 가고시마의 '흑초'를 소개한다.

유럽ㆍ미국편에서는 황금빛 라거의 원조인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과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 소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할슈타트의 '복비어'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제4장-술로 누리다


아시아편에서는 중국 저장성 소흥의 '소흥주'와 일본 고베의 '사케'와 가고시마의 '고구마 소주', 대만 이란의 '홍국' 등을 소개한다.

유럽ㆍ미국편에서는 뉴욕 브루클린의 아파트에서의 '막걸리 파티'를, 이스탄불의 '페일 에일'과 슬로베니아의 '임페리얼 스타우트' 등을 소개한다.



내가 좋아하는 '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니,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떠난 술 기행의 여정을 따라가는 내내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동ㆍ서양을 교차로 소개하는 각 장의 내용에서 동양은 주로 쌀을 주재료로 한 곡주가 전통주로 자리를 잡은 반면 몽골은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에 걸쳐 있는 지형적 특성으로 말젖을 발효시켜 마유주라는 독특한 술을 가정에서도 흔히 제조하는 광경이 인상적이었다. 적게는 3,000번 이상, 많게는 1만5천 번이나 저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얼마나 많은 노동력이 술 한 병에 담기는지 새삼 느꼈다. 또 조선 시대나 유럽에서 페스트 발병 당시 약재로도 쓰이고, 생명수로도 쓰였다 하니 술도 적당히 잘 마시면 건강에 이로운 측면도 있겠구나 싶었다. 물론 현대 의학계에서는 술 한 잔도 해로우니 마시지 말라고도 하는데, 기분 좋은 사람과 즐거운 술자리는 마음의 병, 스트레스를 해소해주어 오히려 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도 소개한 허준의 <동의보감> 탕액편 제1권 곡부穀部에서 술을 명쾌하게 묘사한 내용을 보면, "성질이 아주 뜨겁고, 맛은 쓰고 달고 매우며, 독이 있다. 주로 약 기운을 운행시키고 온갖 사기邪氣와 나쁘고 독한 기운을 없애며, 혈액을 통하게 하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며, 피부를 윤기 있게 한다. 우울함을 없애며, 화나게 하고 흉금을 털어놓고 마음껏 이야기하게 한다. 오랫동안 마시면 정신이 상하고 수명이 줄어든다. 몹시 추워도 바다는 얼더라도 술은 얼지 않으니 온갖 사물 중에 술이 가장 뜨거운 것이 분명하다. 사람이 마시면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정신이 혼미해지니 그것은 술에 독기가 있기 때문이다."(본문 p.17)라는 기록처럼 말이다.


술을 사랑하는 애주가 여러분! 허시명 작가님의 세계 곳곳의 이색 술 축제와 다채로운 술에 대한 이야기 속으로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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