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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 Oct 10. 2023

네모의 서평일기

-문학편(역사/문화기행)-

<해파랑길 인문 기행>

-부산 해운대에서 국토 최북단 녹둔도까지, 동해 바닷가 길따라 인문ㆍ역사 기행

이 책은 '동해 바닷가 길에서 만난 우리 역사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대표이자 문화사학자 신정일님이 '부산의 오륙도에서 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까지'라는 기치로 '부산'에서 시작해 물리적 답사가 가능한 남한 최북단 '강원도 고성 화진포까지'를 네 구간으로 나누어 19일간의 여정으로 도반들과 함께 한 발 한 발 걸어가며 쓴 2008년의 답사기이다.


1981년 가을, 간첩 혐의를 받아서 안기부(지금의 '국정원')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았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우리 국토를 걷기 시작했다. 이후 40여 년간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의 현장을 종횡무진으로 걸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걸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까페 <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에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면서 우리나라 옛길의 재발견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는 <신정일의 신 택리지>(전11권)와 <왕릉 가는 길>, <길을 걷다가 문득 떠오른 것들>등 107여 권이나 있다.


본격적 답사 구간 소개 전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우연처럼, 필연처럼 만들어진 동해 해파랑길'이라는 주제로, 2007년 2월에 새롭게 선보인 <동해 바닷가를 걷는 동해 트레일>관광 프로젝트는 순수한 몇 사람의 마음이 모여 시작되었다는 이 답사의 계기를 밝힌다. 처음의 목표는 부산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서부터 고성 통일전망대까지였으나, 준비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우리나라 북쪽 두만강변의 녹둔도까지 대충 1,600km의 기나긴 여정을 '잘 노는 것처럼' 걸어 보기로 했다고. 박수자, 유재훈, 김선희, 안명숙, 최명운, 고혜경, 이혜리, 이수아, 박연숙, 조경곤, 임효진, 손지선 등 열다섯 명이 미지의 세계를 향해 출발했던 19일간의 여정으로 "동해 바다를 따라 한 발 한 발 걸어가며 우리 국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도보 답사길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이나 중국의 '차마고도', 일본의 '시코쿠 순례길'과는 전혀 다른 길이었다. 동해 푸른 바다와 수많은 포구, 그리고 해수욕장과 유형무형의 문화유산이 함께하는 그 길은 전 세계 어느 도보 답사길보다도 빼어난 풍광을 선물 받게 되는 여정이다."(프롤로그 p.5)라고 소개한다.


표지에서부터 동해 바닷가 길을 걸으며 만난 멋진 풍경 사진이 실려 있는 책 속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 들어가보자.


1장-해파랑길 첫 번째 구간


ㆍ부산에서 시작한 도보 답사-첫째 날, 2월 22일


ㆍ청량한 파도 기장으로-이틀째, 2월 23일


ㆍ울산에서의 해맞이-사흘째, 2월 24일


ㆍ경주에 접어들다-나흘째, 2월 25일


ㆍ주상절리 지나 다다른 포항-닷새째, 2월 26일


ㆍ유배객의 땅 포항-엿새째, 2월 27일


ㆍ맹호의 기상 호미곶-이레째, 2월 28일


ㆍ화진리 경계에 이르다-여드레째, 2월 29일


ㆍ동쪽에서 끝나는 땅 영덕-아흐레날, 3월 1일


ㆍ울진에서의 마무리-열흘째, 3월2일


2장-해파랑길 두 번째 구간


ㆍ후포에서 다시 시작-열하루쨰, 4월 12일


ㆍ경상도의 마지막 마을-열이틀째, 4월 13일


ㆍ강원도 삼척에 이르다-열사흘쨰, 4월14일


3장-해파랑길 세 번째 구간


ㆍ동해에서 다시 만나다-열나흘째, 5월 3일


ㆍ새로운 비경 정동진-열닷새째, 5월 4일


ㆍ허균의 고향 강릉-열엿새째, 5월 5일


4장-해파랑길 네 번째 구간


ㆍ주문진에서 통일전망대까지-열이레째, 6월 6일


ㆍ설악산 넘어 큰 나루 거진-열여드레째, 6월 7일


ㆍ모래가 울고 해당화 피는 화진포-열아흐레쨰, 6월 8일


ㆍ걸어가고픈 땅 북녘 해파랑길-2년 뒤, 5월 3일


책을 읽으며, 추천사를 쓰신 명사(名士)들이 입을 모아 칭하는 '현대판 김정호', '현대판 김삿갓'인 저자 신정일님을 이제서야 알게 된 나의 무지함에 새삼 부끄러웠고, 결혼 후 만 십 년을 살았던 '부산'에서 이 뜻깊은 역사 기행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에 괜시리 뿌듯했고, 책의 3구간에서 언급한 '금진항'과 '정동진'을 이번 여름 휴가때 다녀왔던 곳이라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생생했다. 좀 더 이 책을 일찍 만났으면 차 대신 두 발로 해파랑길을 걸어볼 걸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역시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 그러니 아직 늦은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계시거나 연중 여행계획을 짜고 있는 분들은 꼭 한 번 이 책 속 해파랑길의 네 구간 중 한 구간만이라도 직접 답사해보시길···

저자가 한 걸음 한 걸음 발길 닿는 곳마다 옛 설화와 역사적 의미를 해박하게 풀어놓았고, 유명 시인들의 시구(詩句)까지 인용해주셨으니 그 감성 제대로 느껴보시라. 


*본 서평은 8월 초쯤 작성한 서평입니다. 당시 브런치 작가 도전하며 열심히 저장한 글이었는데, 이제야 빛을 보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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