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야기 안 하는 아들 입 여는 법

이 중 하나면 입 열 수 있다!

by 꿀잠

초등학교 고학년 아들을은 자녀로 둔 부모님들께서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다.

"선생님, 애가 학교 생활 이야기를 안합니다."


사실 고학년 뿐 아니라 저학년 남자아이들도 , 집에서 학교 이야기를 잘 안한다.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럴 때에는 질문을 바꿔보자!


외국인이 나한테 질문하러 다가오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하와유?" 라고 묻는다. "아임 파인 땡큐" 하고 도망간다. 안그래도 영어하기 싫었는데 다행이다.

하지만 이렇게 묻는다면?

"독도는 코리아 땅인가요? 재팬 땅인가요?"

여기서 "코리아!" 라고 단답하고 도망가고 싶은 한국인이 있을까? 도망가기 전에 한 마디라도 부연설명을 하고 싶을 것이다. "리멤버! 독도 이즈 코리안 영토!!" 정도라도 말이다.


아들(혹은 딸)에게 " 학교 생활 어땠어?" 라고 묻는다면


"좋았어/그냥 그랬어/몰라/기억 안나 등 단답으로 말이 끝난다.

따라서 더 설명하고 싶게 만드는 버튼을 눌러야 한다! 그것은 바로...!


1) 오늘 축구 누가 이겼어?

2) 오늘 체육시간에 뭐했어?

3) 오늘 급식에 고기 나왔어?


사실 축구를 실제로 했는지도 모를 일이고, 체육 수업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위 질문은 기억 안난다던 아이도 갑자기 기억이 좋아지는 상태로 만들어준다.

구체적으로는 아래 처럼 대화를 더 연장해 나갈 수 있다.


"오늘 축구 누가 이겼어?"

"축구? 점심시간에 한 거 어떻게 알았어? 아 1:1로 비기고 있었는데 종 쳐가지고 끝났어"

"그래? 이번에는 누가 골 넣었는데?"

"이번에는 우진이. 걔 우리반에서 축구 제일 잘 해."

"그럼 너는? 공격이야 수비야?"

"골키퍼했어."

"골키퍼? 원래 골키퍼를 자주 해?"

"원래 종진이가 하는데 오늘 종진이는 다쳐가지고 보건실 갔어."

"그래? 어디가 아팠대? "

"복도에서 뛰다가 넘어져서 무릎이 아프대."

"뛰면 다치지. 큰일나. 그럼 보건실은 혼자 간거야?"

"응 혼자 가겠대."

"그래 다음에는 그래도 같이 가줄까 물어봐~ 지난 번에 종진이가 너 아플 때 가방도 들어줬잖아."

" 아 그러네~ 알겠어."


축구 이야기로 시작하여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한 대화로 연장할 수 있다. 축구같은 소재로 대화의 물꼬를 틀면 안전교육, 도덕교육까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오늘 체육시간에 뭐했어?

엄마!체육시간 오늘 안들었는데? 체육은 내일이야.

아 그렇구나! 미안. 그럼 내일 체육시간에는 뭐 해?

몰라, 지난 번에 배구했거든? 그래서 이번에도 배구 연습 이어서 할 걸?

배구? 엄마는 배구를 할 줄 모르는데 김연경선수는 알아. 너희 반에 제2의 김연경 있어?

아니~ 근데 우리반 지수가 완전 남자같은 여자애거든? 힘이 진짜 세. 걔 공 파워도 장난아니야.

그래? 지수가 씩씩하고 운동신경이 좋구나. 요즘은 여자같은 남자/ 남자같은 여자 보다는 운동신경이 좋은, 섬세한 이렇게 성별에 관계 없이 설명해주는 칭찬을 넣는 게 대세야. 차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거든. 오늘 배구 유튜브 같이 볼까?

아니 괜찮아. 나는 게임할게.

그래. 내일 체육 끝나면 뭐 했는지 또 알려줘. 궁금하니까.


비록 대화 중에 잔소리(?)도 들어가고, 체육시간이 들은 날도 아니었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체육은 협동수업이고 아이들이 다른 친구의 활동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과목이다. 따라서 자동적으로 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은연중에 아이가 가지고 있는 배려심, 경쟁심, 편견, 서러움, 관심사 등을 알 수 있다.


오늘 급식에 고기 나왔어?

오늘 급식에 고기 나왔어?

고기? 음... 오늘은 미역국 속에 고기 있었어. 어제가 좋았는데 돈가스도 나오고.

아 그래? 보통 아이들이 돈가스 좋아하나?

응. 돈가스나 갈비 나오면 애들이 줄서서 또 받으려고 해.

그렇구나~ 고기가 모자라겠다. 선생님은 충분히 드시려나?

선생님? 몰라. 많이 드실걸? 아닌가?

너희 가르치시느라 고생하시는 어른이니까 많이 드셔야지. 앞으로는 우리 승훈이가 급식당번 할 때 선생님 고기 많이 드시라고 인사라도 해 보는 건 어때?

응...(침묵)

그럼 고기 나오면 애들끼리 싸워?

가위바위보 해서 가져가기도 하고 , 안먹는 친구가 양보해 주기도 해.

아 그래? 주로 누가 가위바위보에서 이겨? 누가 양보를 많이 해?

지훈이가 주로 식탐이 많고... 내 짝 지연이는 맨날 먹기 싫다고 나한테 주기도 해.

지훈이가 지난 번에 태권도 같이 다니던 씩씩한 친구 맞지? 잘 먹는구나~ 지연이랑 짝이 된지 몰랐네. 지연이랑은 사이좋게 짝으로 잘 지내고 있지?


보통 서먹한 사람끼리도 먹는 이야기로 시작하면 대화를 시작하기가 쉽다. 실제로 아이들은 축구는 싫어해도 급식표는 외우고 있는 경우도 많다. 맛있는 반찬, 잘 먹는 아이, 반찬으로 다툰 이야기 등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배려 교육도 함께 할 수 있다.





이상, 실제로 남학생들에게 말을 이끌어 낼 때 제가 쓰는 방법이었습니다.^^

결국 '가장 관심있는 그것' 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점점 친구 이야기, 선생님 이야기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다음에는 '대화를 단절시키는 사례'도 소개하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학교에서 발표하기 두려워 하는 아이 도와주는 법(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