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수학 이야기> 인생의 점을 찍다 보면 선이 될까?

점은 점이요 선은 선이라.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포네그리프 <원피스>

벌써 21년도 한 분기가 지나버렸다. 난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나? 돌아보며 한 편의 글을 또 올려본다.


문학적으론 순간순간 인생의 점을 묵묵히 찍다 보면 훗날 그것이 연결된 선을 볼 것이란 말이 자주 쓰인다. 하지만 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표현은 강한 반론이 직면한다.

왜냐하면 선과 점은 아예 별개의 것이기 때문이다. 점의 정의는 면적이 없는 하나의 위치를 의미한다.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점은 좌표계 상의 특정 위치를 향해 '무한히' 작아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가 흔히 찍는 것은 '수학적으론 점이 아니다'는 사실을 납득해야 한다. 그것은 아주 작은 영역을 차지하는 도형일 뿐이다(현미경으로 보면 그 형태가 보이겠지). 아무리 발달한 현미경으로 확대해도 도형을 볼 수 없는 상태 그것이 진정한 점이다.
즉, 좌표 0.0000000001과 좌표 0.0000000002과 같은 식으로 점을 많이 찍어도 이것은 연결된 선이 아니다. 왜냐면 그 사이엔 한 자릿수가 더 많은 점의 영역이 비어있기 때문이다.

수학적으로 선은 점을 이어서 만드는 게 아니라, 선을 그리고자 하는 '의도와 목적'하에 점 사이의 빈 영역을 채우는 것이다.

정리하여 수학적 개념을 인생에 비유하자면 순간순간 점을 찍으며 이것이 선으로 완성될 날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선으로 만들 의도를 가지고 점의 영역들을 붓그리기로 채워나가야 한다.

이것이 실존주의 철학 및 심리학적 개념인 '의미 부여하기'다. 내 삶 속의 시간들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물리적으론 똑같겠지만 그 사이에 의미를 부여하여 연결될 때 나는 성장할 수도 있고 퇴보할 수도 있고, 신(하나님)의 뜻에 따라 인도되는 여정 중에 있을 수도 있고, 악에게 시험받을 수도 있다.

그런 이벤트를 가능하도록 인류는 12달 간격으로 지나간 시간적 선들에 의미를 부여해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12달의 선을 이어나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주었다. 그 발명을 십분 이용하자.

나의 2020년대의 시간들은 어떤 선으로 2010년대의 시간들과 이어질 것인가?
어떤 시간이 되더라도 변치 않는 것은 함께라는 것 ^^

작가의 이전글 <가문의 이야기> 상투를 자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