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가문의 이야기> 상투를 자르다

조상으로부터 이어지는 정신적 유산

우리 의성 김가엔 상투에 관한 어떤 일화가 있다.

국가가 기울어가던 때에 실용성이 부족한 유학의 폐해를 통감하고 스스로 상투를 잘라버린 청년...

그의 아버지는 당연히 천인공노할 죄라고 자식과 의절해버렸다. 상투가 없는 아들로부터 상투가 없는 손주가 태어났고 그 할아버지는 그 아버지와의 의절을 지키기 위해 화해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주만큼은 극진히 아꼈는데 이를 희한하게 생각해 묻는 이들에게 답했다고 한다.

“그놈은 내 말을 듣지 않았으니 불효자고, 이 녀석은 지 애비의 말을 들었으니 효자다. 불효자와 효자에게 같은 대접을 할 순 없는 법이다”

왕좌의 게임을 보며 다양한 가풍이 등장하는 것을 본다. 라니스터 가문의 부가 ‘라니스터는 언제나 빚을 갚는다’는 원리에서 온 것이라면 우리의 곧음은 ‘타인의 이해나 인정을 바라고 움직이지 않는다’ 일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곡성>에서 보는 통계학적 오류와 믿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