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훗날, 다윗의 형 엘리압은 술에 취하면 이런 말을 했다.
"그날 전쟁터에서 다윗을 봤을 때, 나는 알았소. 저놈이 양식 배달하러 온 게 아니라는 걸. 저놈의 눈을 봤소. 기회를 노리는 눈이었소. 사냥감을 쫓는 눈."
엘리압은 술잔을 비우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었소. 다윗은 정말로 야훼를 믿는 것 같았소. 진심으로. 골리앗 앞에 설 때, 저놈은 두렵지 않아 보였소. 야훼께서 지켜주신다고 믿으니까. 그게 제일 무서웠소. 미친놈은 두려움이 없으니까."
엘리압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런데... 그날 밤 진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도 몰라요. 아무도 몰라요. 다윗만 알지."
* * *
2
엘라 골짜기는 피 냄새로 가득했다.
다윗이 전쟁터에 도착했을 때, 이스라엘 군대는 이미 사기를 잃은 상태였다. 사울 왕의 병사들은 산비탈에 진을 치고 있었으나, 그 눈빛에는 공포가 어려 있었다. 맞은편 블레셋 진영에서는 매일 아침 한 사내가 걸어 나와 이스라엘을 조롱했다.
골리앗.
가드 출신의 거인이었다. 키가 여섯 규빗 한 뼘, 사람들은 그를 보고 거인족의 후예라 수군거렸다. 그의 청동 투구는 햇빛 아래서 번쩍였고, 비늘 갑옷의 무게만 오천 세겔이라 했다.
"이스라엘아! 너희 중에 사내가 있거든 내려와 나와 싸워라!"
골리앗의 포효가 골짜기에 울려 퍼졌다. 사십 일째 같은 외침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진영에서는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다윗은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에 분노가 타올랐다.
'할례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이 살아계신 야훼의 군대를 모욕하다니.'
* * *
다윗은 형들에게 양식을 전해주고, 진영 뒤편에서 상황을 살폈다. 요압과 부하 넷이 그와 함께였다.
"저놈을 죽이면 어떻게 되는 거야?"
다윗이 옆에 있던 병사에게 물었다.
"왕께서 큰 상을 내리신다 하셨소. 많은 재물과 공주를 아내로 주시고, 그 집안은 이스라엘에서 세금을 면제받게 된다 하셨소."
다윗의 눈이 빛났다. 재물도 좋았지만, 공주가 더 좋았다. 왕의 사위가 되면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다윗은 스스로를 경계했다.
'아니다. 이것은 야심 때문이 아니다. 야훼의 이름이 모욕받고 있다. 누군가 나서야 한다. 야훼께서 나에게 기회를 주시는 것이다.'
다윗은 늘 그랬다. 자신의 야망과 야훼의 뜻이 겹치는 지점을 찾았다. 그리고 그 겹침을 야훼의 인도라고 믿었다.
* * *
"형."
장남 엘리압이 다윗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그의 얼굴은 불쾌함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네가 왜 여기 있느냐? 양은 누가 치고? 네놈의 교만함과 마음의 완악함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전쟁 구경하러 온 것이지?"
다윗은 고개를 숙였다. 순종적인 동생의 모습으로.
"아버지께서 형들 안부를 걱정하셔서 왔습니다. 양식도 가져왔고요."
그러나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했다.
'형, 당신은 저 거인 앞에서 벌벌 떨고 있잖아. 그러면서 나한테 교만하다고? 야훼의 군대가 모욕받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서?'
다윗은 분노를 삼켰다. 아직 때가 아니었다.
엘리압은 콧방귀를 뀌고 돌아섰다. 다윗은 형의 등을 바라보았다.
'형, 당신은 모르겠지. 야훼께서 누구를 택하셨는지.'
* * *
3
사흘을 기다렸다.
다윗은 진영 뒤편에서 상황을 관찰했다. 매일 아침 골리앗이 나와서 외치고, 매일 저녁 이스라엘 병사들은 술에 취해 푸념했다. 사울 왕은 장막 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장군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느라 바빴다.
"저 거인, 생각보다 늙었어."
다윗이 요압에게 말했다.
"뭐?"
"봐. 걸음이 느려. 처음 왔을 때보다 더 느려졌어. 그리고 아침마다 외칠 때 숨이 차. 저 무거운 갑옷을 입고 사십 일 넘게 매일 같은 짓을 반복하면 체력이 바닥나지."
요압은 골리앗을 다시 바라보았다. 여전히 거대하고 위압적이었다. 그러나 다윗의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발걸음에 무게가 실리지 않았다.
"그래도 일대일로 싸우면..."
"야훼께서 함께하시면 못 이길 것도 없지."
다윗이 말했다. 그의 눈에는 확신이 있었다.
"다윗, 설마 네가 나서겠다는 거야?"
"누군가는 나서야지. 야훼의 이름이 모욕받고 있어."
요압은 다윗을 바라보았다. 진심이었다. 다윗은 정말로 나설 생각이었다. 그리고 정말로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야훼께서 함께하시니까.
'미친놈.'
요압은 생각했다.
'그런데... 저 미친 확신이 진짜 무섭다.'
* * *
4
넷째 날 밤, 전투가 벌어졌다.
밤중에 블레셋이 기습을 감행한 것이다. 이스라엘 진영은 혼란에 빠졌다. 횃불이 타오르고 비명이 울려 퍼졌다. 다윗과 그의 무리는 진영 뒤편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어떻게 할까?"
요압이 물었다. 그의 손은 이미 칼자루를 쥐고 있었다.
"기다려."
다윗의 눈은 전장을 훑고 있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야훼께서 길을 보여주시기를.
그때 그것을 보았다.
전장의 외곽, 바위 틈 사이에 한 거구가 쓰러져 있었다. 청동 갑옷이 달빛에 번쩍였다. 골리앗이었다. 그의 옆에는 이스라엘 병사 두 명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골리앗은 그들을 죽였지만, 그 자신도 어딘가에서 깊은 상처를 입은 것이 분명했다. 그의 옆구리에서 검은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윗의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야훼여...'
이것은 우연인가, 아니면 야훼의 손길인가.
다윗은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주께서... 길을 열어주신 겁니까?'
* * *
"저기."
다윗이 가리켰다. 요압의 눈이 커졌다.
"골리앗이... 쓰러졌어?"
"아직 안 죽었어. 움직이고 있어. 하지만 일어나지 못하고 있어."
다윗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다. 지금 저기로 가서 골리앗의 목을 치면 어떻게 될까? 아무도 보지 않았다. 밤이었고, 모두 각자의 싸움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골리앗의 목을 들고 나타나면?
영웅이 된다.
다윗은 잠시 망설였다. 이것이 옳은 일인가? 이미 쓰러진 자를 죽이는 것이?
그러나 곧 스스로를 설득했다.
'골리앗은 야훼의 적이다. 누가 죽이든 죽어야 할 자다. 그리고 야훼께서 이 기회를 주셨다. 이것을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야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다.'
"요압, 여기서 기다려."
"뭐? 혼자 가겠다고?"
"야훼께서 나와 함께하실 거야."
다윗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다. 요압은 무언가 더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다윗의 눈빛이 이미 결정을 내린 자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윗은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 * *
5
골리앗은 아직 살아 있었다.
다윗이 다가갔을 때, 거인은 피투성이가 된 채 바위에 기대어 있었다. 그의 옆구리에는 창이 박혀 있었다. 누군가가 그를 찌른 것이다. 아마 방금 죽인 이스라엘 병사 중 하나였을 것이다.
다윗은 잠시 멈추어 섰다. 거인의 모습이 생각보다 처참했다. 피가 흘러 검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숨소리가 거칠었다. 죽어가는 자의 숨소리.
'이자도 누군가의 아들이겠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드에 이 거인을 기다리는 어머니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내가 있을지도 모른다.
다윗의 손이 떨렸다.
그러나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이자는 야훼를 모욕했다. 이스라엘을 조롱했다. 죽어 마땅한 자다. 연민은 약함이다. 지금 망설이면 안 된다.'
거인의 눈이 다윗을 향했다. 흐릿한 눈이었다. 그러나 그 안에 무언가가 있었다. 공포? 아니, 체념이었다.
"꼬마..."
골리앗이 중얼거렸다. 그의 손이 허공을 헤집었으나, 칼을 쥘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네가... 날 죽이러 온 거냐..."
다윗은 골리앗의 칼을 집어 들었다. 거인의 칼은 무거웠지만, 양손으로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나는 다윗이다. 이새의 아들. 야훼의 종."
다윗은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은 야훼의 군대를 모욕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조롱했다.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골리앗이 피를 토하며 웃었다. 쓴웃음이었다.
"야훼... 너희 신... 이미 다른 놈이 나를 찔렀는데... 네가 공을 가로채는 거군..."
다윗의 손이 멈칫했다. 거인의 말이 가슴에 박혔다. 공을 가로챈다. 그것이 사실 아닌가?
그러나 다윗은 생각을 떨쳐냈다.
'아니다. 누가 죽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결과다. 골리앗이 죽고, 이스라엘이 승리하고, 야훼의 이름이 높임받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야훼께서 당신을 내 손에 넘기셨다."
다윗이 말했다.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이것이 주의 뜻이다."
칼을 치켜들었다.
* * *
칼이 내려왔다.
한 번, 두 번, 세 번.
거인의 목이 떨어지기까지 다섯 번이 필요했다.
다윗의 옷은 피로 흠뻑 젖었다. 손이 떨렸다. 온몸이 떨렸다.
그는 골리앗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무거웠다.
'야훼여, 감사합니다.'
다윗은 기도했다.
'주께서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주께서 승리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기도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골리앗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공을 가로채는 거군.' 그 말을 지울 수 없었다.
'아니다.'
다윗은 고개를 저었다.
'이것은 야훼께서 열어주신 문이다. 그 문을 통과한 것뿐이다. 잘못된 것이 없다.'
손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다윗은 떨리는 손을 꽉 쥐었다.
* * *
6
동이 틀 무렵, 다윗은 이스라엘 진영으로 돌아왔다.
한 손에는 골리앗의 머리를, 다른 손에는 거인의 칼을 들고 있었다. 병사들이 하나둘 그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믿지 못하는 눈으로, 그다음에는 경악으로, 마침내는 환호로.
"골리앗이 죽었다!"
"저 소년이 골리앗을 죽였다!"
소문은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어떻게 된 거냐? 어떻게 저 거인을 죽였느냐?"
누군가 물었다. 다윗은 잠시 망설였다.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골리앗이 이미 부상당해 쓰러져 있었다고. 다른 병사가 찌른 상처 때문에 죽어가고 있었다고. 자신은 그저 마지막 일격을 가했을 뿐이라고.
그러나 그 진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영웅이다.'
다윗은 생각했다.
'야훼께서 기적을 행하셨다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복잡한 진실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단순하고 명확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다윗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 * *
"이것은 야훼의 전쟁입니다!"
다윗이 골리앗의 머리를 높이 치켜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우렁찼다.
"저는 물매 하나만 들고 골리앗에게 다가갔습니다. 그가 저를 조롱했습니다.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나에게 왔느냐고. 그러나 저는 두렵지 않았습니다!"
병사들이 숨을 죽이고 들었다.
"저는 말했습니다.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왔으나, 나는 만군의 야훼의 이름으로 네게 간다! 오늘 야훼께서 너를 내 손에 넘기시리라!"
다윗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진심이었다. 이 순간만큼은 진심이었다. 야훼께서 정말로 자신과 함께하셨다고 믿었다.
"저는 물매로 돌을 던졌습니다. 그 돌이 골리앗의 이마에 박혔습니다. 거인이 쓰러졌습니다! 저는 달려가서 그의 칼을 뽑아 그의 목을 쳤습니다!"
병사들이 환호했다. "야훼 만세!" 누군가 외쳤고, 곧 수천 명이 따라 외쳤다.
다윗은 그 환호를 들으며 기도했다.
'야훼여, 용서하소서. 제가 진실을 숨겼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주의 영광을 위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주를 믿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부디 이해해 주소서.'
* * *
7
요압은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다윗이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었다. 물매로 거인을 쓰러뜨린 소년. 야훼의 용사.
그러나 요압은 알고 있었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골리앗은 이미 쓰러져 있었다. 다른 병사가 찌른 창에. 다윗은 죽어가는 자의 목을 벤 것뿐이다.
'물매 이야기는 거짓말이야.'
요압은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었다. 다윗의 표정이었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다윗은 진심으로 감격해 보였다. 눈물까지 흘렸다. 마치 자신의 말을 스스로 믿는 것처럼.
'저놈은... 자기가 거짓말을 한다는 걸 알고는 있는 걸까?'
요압은 알 수 없었다. 다윗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야훼의 뜻과 자신의 욕망을 어떻게 뒤섞는지.
'아니, 어쩌면 다윗에게는 구분이 없는 건지도 몰라.'
요압은 한숨을 쉬었다.
'야훼의 뜻이 곧 다윗의 뜻이고, 다윗의 뜻이 곧 야훼의 뜻인 거야. 저놈에게는.'
그것이 가장 무서운 점이었다. 자기 확신에 찬 자. 자신이 옳다고 믿는 자. 그런 자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었다.
* * *
8
사울 왕의 장막은 화려했다.
그러나 그 안의 사울은 화려하지 않았다. 키가 장대하고 어깨가 넓었으나, 그의 눈에는 피로와 불안이 어려 있었다. 왕위에 오른 지 이십 년, 그는 끊임없는 전쟁과 내부의 반란에 지쳐 있었다.
"네가 골리앗을 죽였다는 소년이냐?"
"예, 왕이시여."
다윗은 무릎을 꿇었다. 완벽하게 공손한 자세로. 그러나 고개를 숙이면서도, 그의 눈은 사울을 관찰하고 있었다.
'이 사람이 왕이로군.'
다윗은 생각했다.
'지쳐 있어. 불안해 보여. 왕관이 무거운 거야.'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느냐? 너는 아직 소년이 아니냐?"
"야훼께서 저와 함께하셨습니다, 왕이시여."
다윗의 목소리는 겸손했다. 그러나 그 겸손 뒤에는 확신이 있었다.
"저는 베들레헴에서 아버지의 양을 칠 때, 사자와 곰을 물리친 적이 있습니다. 야훼께서 저를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건지셨듯이, 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도 건지셨습니다."
사울은 다윗을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그의 눈에 무언가가 스쳤다. 경계심? 아니, 그보다 더 복잡한 감정이었다. 이 소년의 확신이 부러운 것인지, 아니면 두려운 것인지.
"좋다. 오늘부터 너는 내 곁에 있거라."
사울이 말했다.
"네가 가진 그 야훼의 은총이 나에게도 필요하다."
다윗은 고개를 숙였다.
"왕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기도했다.
'야훼여, 감사합니다. 문이 열렸습니다. 주께서 저를 이곳까지 이끌어 주셨습니다.'
권력의 중심. 왕의 곁. 베들레헴의 양치기가 마침내 그곳에 발을 들였다.
* * *
9
그날 밤, 다윗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왕궁의 침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베들레헴의 헛간보다 백 배는 화려한 곳이었다. 그러나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골리앗의 얼굴이 떠올랐다. 죽어가는 자의 눈. 체념 어린 쓴웃음. '공을 가로채는 거군.'
다윗은 몸을 뒤척였다.
'내가 잘못한 것인가?'
그러나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골리앗은 죽어야 했다. 야훼의 이름으로. 누가 죽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결과가 중요하다. 이스라엘이 승리했다. 야훼의 이름이 높임받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했다.
물매 이야기. 그것은 거짓이었다. 다윗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거짓이 야훼의 영광을 드러냈다. 사람들이 야훼를 찬양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선한 거짓'이 아닌가?
'야훼여, 주께서는 아시겠지요.'
다윗은 기도했다.
'저의 마음을. 저의 의도를. 저는 주의 영광을 위해 이 일을 했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소서.'
대답은 없었다. 야훼는 침묵하셨다.
그러나 다윗은 그 침묵을 허락으로 해석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 * *
창밖으로 달이 떠 있었다.
다윗은 일어나 창가에 섰다. 저 멀리 예루살렘의 성벽이 보였다. 아직 여부스 사람들이 지배하는 도시. 그러나 언젠가는...
'저 성을 내 것으로 만들 것이다.'
다윗은 생각했다.
'야훼의 성전을 저기에 지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수도로 만들 것이다. 그것이 야훼께서 저에게 주신 사명이다.'
오늘의 거짓은 내일의 진실을 위한 것이었다. 작은 속임수는 큰 뜻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 다윗은 그렇게 믿었다.
손의 떨림은 이미 멈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