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다윗은 그 성을 바라보며 입술을 핥았다. 여부스 족속이 점령하고 있는 난공불락의 요새. 유다와 베냐민의 경계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 이곳을 손에 넣으면 통일 왕국의 수도로 삼기에 완벽했다.
"저 성은 난공불락입니다."
요압이 말했다.
"여부스 사람들이 말하기를, 맹인과 다리 저는 자만으로도 지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말했는가?"
다윗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좋다. 누구든지 여부스 사람을 치려면 물 긷는 통로로 올라가라. 그 '맹인과 다리 저는 자'를 치는 자가 장군이 될 것이다."
요압이 먼저 올라갔다. 좁은 물 통로를 기어서, 한밤중에, 소수의 정예병만 데리고. 그들은 안에서 성문을 열었고, 다윗의 군대가 밀려들어갔다.
예루살렘은 함락되었다.
* * *
다윗은 예루살렘을 "다윗의 성"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상징적인 이름이었다. 이 도시는 유다의 것도, 베냐민의 것도 아니었다. 다윗 개인의 것이었다. 그가 직접 점령한, 그에게만 속한 도시.
"왕께서 수도를 헤브론에서 옮기시렵니까?"
아히도벨이 물었다.
"그렇소. 헤브론은 유다의 도시요. 통일 왕국의 수도로는 적합하지 않소. 예루살렘은 어느 지파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적인 곳이오."
아히도벨은 감탄했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특정 지파에 속한 도시를 수도로 삼으면, 다른 지파들의 불만을 살 수 있었다. 예루살렘은 그런 문제가 없었다.
"훌륭한 결정이십니다, 왕이시여."
그러나 아히도벨은 곧 알게 되었다. 다윗의 "중립"은 표면적인 것에 불과했다는 것을.
* * *
정복 전쟁이 시작되었다.
블레셋은 다윗의 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군대를 이끌고 올라왔다. 르바임 골짜기에서 두 차례 전투가 벌어졌고, 다윗은 두 번 모두 승리했다.
"야훼께서 물이 터지듯 내 앞에서 내 적들을 무너뜨리셨다!"
다윗이 외쳤다. 그곳의 이름을 "바알브라심", 곧 "터지는 주인"이라고 불렀다.
블레셋이 물러가자, 다윗은 주변 민족들을 정복하기 시작했다. 모압, 소바, 아람, 에돔. 그의 군대는 거침없이 영토를 확장했다.
그러나 정복의 방식은 잔혹했다.
* * *
모압 정복이 끝난 후, 다윗은 포로들을 줄지어 눕혔다.
"줄자를 가져와라."
그가 명령했다. 병사들이 줄자로 포로들을 쟀다. 두 줄의 길이는 죽이고, 한 줄의 길이는 살려두었다. 삼분의 이가 죽고, 삼분의 일만 살았다.
아히도벨은 그 광경을 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왕이시여, 이것은... 너무 잔인하지 않습니까?"
"잔인?"
다윗이 돌아보았다. 그의 눈은 차가웠다.
"모압은 이스라엘의 원수였소. 그들을 모두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자비를 베푼 것이오."
"그러나 포로들을 줄자로 재어 죽이는 것은..."
"효율적인 것이오."
다윗이 말을 끊었다.
"무작위로 죽이면 원한이 생기오. 그러나 이렇게 정해진 비율로 죽이면, 살아남은 자들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오. 원한보다 감사가 앞서게 되오."
아히도벨은 할 말을 잃었다. 다윗의 논리는 언제나 그랬다. 차갑고, 계산적이고, 반박하기 어려웠다.
"살아남은 자들은 어떻게 합니까?"
"노예로 삼을 것이오. 유다 지역의 농장과 건설 현장에 보내시오."
아히도벨의 눈썹이 움직였다.
"유다에만 보내십니까? 다른 지파들에게도 배분하시는 것이..."
"유다가 우선이오."
다윗이 단호하게 말했다.
"유다는 나를 먼저 왕으로 인정했소. 칠 년 동안 나와 함께 고생한 지파요. 그들에게 먼저 보상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소?"
* * *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소바 왕 하닷에셀을 정복한 후, 다윗은 막대한 전리품을 얻었다. 금과 은, 청동, 말과 병거. 그러나 그 분배는 공평하지 않았다.
"금과 은은 예루살렘 성전 건축 자금으로 하겠소."
다윗이 선언했다. 그러나 성전 건축을 위해 동원된 인력은 주로 북쪽 지파들이었다. 유다 출신은 감독관이 되었고, 다른 지파 출신은 노동자가 되었다.
"청동은 유다 지파의 무기 제작에 쓰시오."
다윗이 명령했다.
"다른 지파들의 무기는요?"
서기관이 물었다.
"남는 것이 있으면 주시오."
아히도벨은 점점 불안해졌다. 이것은 그가 꿈꾸던 통일 왕국이 아니었다. 모든 지파가 평등한 나라가 아니라, 유다가 다른 지파들 위에 군림하는 나라. 통일 왕국이 아니라 유다 제국.
* * *
아람과의 전쟁은 더 심했다.
다윗은 아람을 정복한 후 그곳에 수비대를 주둔시켰다. 그러나 수비대 장교들은 모두 유다 출신이었다. 북쪽 지파 출신 병사들은 병졸로만 복무했다.
"왕이시여."
아히도벨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쟁에서는 피를 흘리지만, 보상은 유다에만 돌아간다고..."
"그들이 불만을 가진다고?"
다윗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그들이 사울을 따를 때 나는 어디에 있었소? 내가 도망자가 되어 광야에서 고생할 때 그들은 무엇을 했소? 오직 유다만이 나를 지지했소."
"그러나 왕이시여, 지금은 통일 왕국입니다. 과거의 일로 차별하시면..."
"과거의 일?"
다윗이 비웃었다.
"과거가 현재를 만드는 것이오. 유다가 나를 지지했기에 내가 왕이 된 것이오. 그 공을 갚는 것이 당연하오. 다른 지파들이 불만이 있다면, 더 열심히 싸우면 될 것이오. 공을 세우면 보상받을 것이오."
"그러나 그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습니다. 장교 자리는 모두 유다 출신이 차지하고..."
"아히도벨."
다윗이 말을 끊었다. 그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당신은 베냐민 출신이지?"
아히도벨은 멈칫했다. 그것은 위협이었다. 네가 유다 출신이 아니면서 왜 유다 편중을 비판하느냐는.
"예, 그렇습니다."
"당신은 내 참모요. 지파가 아니라 나에게 충성하는 것이오. 그렇지 않소?"
"...그렇습니다, 왕이시여."
아히도벨은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서는 무언가가 무너지고 있었다.
* * *
에돔 정복은 가장 잔혹했다.
요압은 염곡에서 에돔인 일만 팔천을 학살했다. 여자와 아이를 가리지 않았다. 살아남은 자들은 모두 노예가 되었다.
"에돔의 땅을 어떻게 할까요?"
요압이 물었다.
"가장 비옥한 땅은 유다 지파에 할당하시오. 홍해로 가는 무역로 통제권도 유다 상인들에게 주시오."
"다른 지파들은요?"
"남는 땅이 있으면 주시오."
아히도벨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다. 다윗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변한 것이 아니라 원래 이런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통일 왕국 따위는 관심이 없었는지도.
그가 말했던 "모든 지파의 평등"은 아히도벨의 마음을 사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다윗이 원한 것은 처음부터 권력이었다. 유다의 권력, 자신의 권력.
* * *
암몬과의 전쟁은 다윗 치세의 정점이었다.
암몬 왕 나하스가 죽고 그 아들 하눈이 왕이 되었을 때, 다윗은 조문 사절을 보냈다. 그러나 하눈은 사절들의 수염을 반쯤 깎고 옷을 반쯤 잘라 돌려보냈다. 엄청난 모욕이었다.
"암몬을 치겠소."
다윗이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직접 출전하지 않았다. 요압에게 군대를 맡기고, 자신은 예루살렘에 남았다.
아히도벨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다윗은 언제나 직접 전쟁에 나갔었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남았을까?
그 이유는 곧 밝혀졌다. 밧세바 사건이 터진 것이다.
* * *
그러나 그 이야기는 다음 장에서 다루겠다.
지금은 제국 건설의 결과를 정리해야 한다.
다윗은 블레셋, 모압, 소바, 아람, 에돔, 암몬을 정복했다. 그의 왕국은 이집트 국경에서 유프라테스 강까지 뻗어나갔다. 주변의 모든 나라가 조공을 바쳤다.
예루살렘은 화려한 수도가 되었다. 다윗은 궁궐을 짓고, 성벽을 쌓고, 도시를 확장했다. 두로의 히람 왕이 백향목과 기술자를 보내왔다.
그러나 그 번영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유다 지파는 부유해졌다. 최고의 땅, 최고의 노예, 최고의 무역로를 차지했다. 유다 출신들은 군대와 행정부의 요직을 독점했다.
북쪽 지파들은 점점 불만이 쌓여갔다. 전쟁에서는 피를 흘리지만, 보상은 유다에만 돌아갔다. 세금은 북쪽에서 거두지만, 그 돈은 유다를 위해 쓰였다.
"이것이 통일 왕국인가?"
북쪽 지파의 장로들이 수군거렸다.
"우리는 유다의 노예가 된 것이 아닌가?"
아히도벨은 이런 불만을 들으며 마음이 아팠다. 그가 꿈꾸던 통일 왕국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다윗에게 충언해도 소용없었다. 다윗은 듣지 않았다.
* * *
어느 날 밤, 아히도벨은 혼자 앉아 생각에 잠겼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했는가?
통일 왕국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모든 지파가 평등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유다 제국을 만든 것이다. 다른 지파들을 억압하는 나라를.
내가 잘못된 사람을 선택한 것인가?
아히도벨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았다. 골리앗의 진실, 놉의 학살, 시글락의 잔혹함, 사무엘의 죽음... 모든 징조가 있었다. 다윗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징조들이.
그러나 아히도벨은 그것을 보면서도 외면했다. 자신의 꿈에 눈이 멀어서. 통일 왕국이라는 이상에 사로잡혀서. 다윗이 변할 것이라고, 왕이 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면서.
이제 알았다. 다윗은 변하지 않는다. 변한 적도 없다. 처음부터 그는 이런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히도벨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서는 무언가가 싹트고 있었다. 그것은 배신의 씨앗이었다.
베들레헴의 양아치가 세운 제국. 그 제국은 피와 거짓 위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토대는 언젠가 무너질 것이다. 아히도벨은 그것을 알았다.
문제는 그것이 언제인가, 그리고 자신이 그때 어느 편에 서 있을 것인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