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생활과 교제를 중점으로 매일 매일 말씀 중심이라며, 파헤치고 씹어먹는다고 현실적 환경의 변화와 그에 따르는 영성이 날로 증강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인간의 역사적·현실적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θ 중심 정체성을 어떻게 훼손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가? 라는 약한 인간의 현실적 입장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과장된 영성도, 인간 능력의 과신도 아닌 균형의 관점을 확보함이 중요 포인트가 아닐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미약한 인간은 역사의 주인이 되려 하지도 말고, 세상적 역사에서 빠져 있으려 하지도 말아야 할 것으로 중심을 넘지 않는 능력, θ을 가리지 않는 유능함, 이것이 믿음을 가진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위험을 통제한 믿는 자들의 설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은 오래전부터 반복되어 왔다. 세상적 왕(대표)과 지도자가 전면에 서 있지만, 실제로 역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데에는 보이지 않는 손들이 작동해 왔다는 인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통적이다. 국가 경영이든 기업 경영이든, 한 사람의 결단 이면에는 상황을 분석하고, 판을 읽고, 선택지를 정리하는 이들이 존재해 왔다. 흔히 말하는 명참모란 바로 그런 존재를 가리킨다.
그들의 존재 여부에 따라 조직과 국가의 운명이 갈렸고, 그 자질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따라 개인의 인생 경로 역시 크게 달라졌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인간 사회에서 명참모적 능력과 자질이 필수적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 성공과 성취, 영향력을 논할 때 전략적 사고와 통찰, 구조를 읽는 능력은 분명히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성경적 관점으로 시선을 옮기면 이 문제는 단순한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의 문제로 바뀐다. 성경은 인간의 능력이나 지혜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무엇을 중심으로 작동하는지를 묻는다. 인간 중심의 성공과 성취를 절대화하는 자아에서 θ 중심의 정체성으로 전환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휘되는 명참모적 능력은, 겉보기에는 유능해 보일지라도 결국 왜곡을 낳기 쉽다. 그래서 성경적 전제는 언제나 “이후”에 놓인다. θ 중심의 정체성이 세워진 이후에야 비로소 인간의 능력과 역할이 제자리를 찾는다. 이것은 능력을 억제하라는 말이 아니라, 능력이 설 자리를 분명히 하라는 요청에 가깝다. 미약한 인간의 현실적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과대 평가하지도 과소 평가하지도 않는 시선이다. 인간은 역사의 주인이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아무 의미 없는 구경꾼도 아니다. 성경은 인간을 책임 없는 도구로 그리지 않으며, 모든 것을 운명으로 돌려버리는 존재로 묘사하지도 않는다. 인간은 미약하지만 선택하고 응답해야 하는 존재이며, 그 선택은 실제 역사 속에서 영향을 미친다. 이 지점에서 명참모라는 역할은 인간의 위치를 가장 잘 드러내는 상징이 된다. 중심에 서지는 않지만, 방향에는 영향을 미친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잘못된 조언 하나로 역사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 자리는 결코 가볍지 않다. 성경 속 인물들을 보면 이 균형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요셉은 제국의 위기를 읽고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 탁월한 통찰을 가졌지만, 스스로를 구원자나 주인공으로 세우지 않았다. 다니엘 역시 제국의 흐름을 꿰뚫는 지혜를 가졌으나, 왕의 자리를 탐하지 않았고 자신의 능력을 신격화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중심을 넘지 않았고, 능력을 사용했지만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이 차이는 능력의 크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θ 앞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는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믿음을 가진 사람이 명참모적 역할을 바라볼 때 가장 현실적인 태도는 능력을 부정하지 않되, 그 능력에 자신을 맡기지 않는 것이다.
전략과 분석, 기획과 통찰은 인간이 개발해야 할 영역이지만, 그것이 곧 자신의 존재 이유나 정당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성공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할 수는 있지만, 그 성공이 누구의 이름을 드러내는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결과가 아니라 방향, 성취가 아니라 왜곡되지 않음을 기준으로 삼을 때, 인간은 비로소 미약함 속에서도 책임을 감당할 수 있다. 결국 역사는 명참모들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경은 그 이면에서 θ께서 사람을 통해 역사를 다루신다고 말한다. 인간은 그 과정에서 도구이되 중심은 아니며, 영향력을 가지되 주인은 아니다. 이 인식 위에 서 있을 때, 명참모적 자질은 교만의 근거가 아니라 섬김의 방식이 되고, 성공의 수단이 아니라 질서를 지키는 역할이 된다. 미약한 인간이 설 수 있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의미 있는 자리는 바로 이 지점이다. θ을 가리지 않는 유능함, 중심을 넘지 않는 영향력, 이것이 성경적 관점에서 현실을 살아가는 믿는 자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성숙한 태도와 입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