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단상
최장의 우기가 연일 이어지고 있었다. 장마면 내내 비가 오락가락 하기 마련이지만 가락보다 오락이 더 긴... 그런 시간이었다.
출근길. 잠시 비가 소강 상태였다. 주차를 하고 걸어나오는 (출근길은 대부분 피곤하지만) 약 20미터 정도 늘 초록의 나무가 우거져 고향집의 그 풀냄새를 잠깐이나마 느끼게 해 주는 내가 너무나 좋하는 길이다. 대학교의 조경은 잘 관리되어져 꾸며져 있었고 수십년간 자라온 나무와 정갈한 풀들은 1분여의 힐링을 준다.
삐죽삐죽 침엽수가 울창한 곳을 지나오는데 정말 평소보다 두 배 정도의 데시벨로 매미들이 울어 재낀다. 생각해보니 땅에서 보통 4년 이상을 지내다가 겨우 세상 밖에 나왔는데 연일 비가 주룩주룩 이 시즌에 태어나는 매미들에겐 정말 다른 매미들보다 열배쯤은 더 절실한 시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측은한 마음 마저 들었다. 물론 불교에서 말하는 환생이나 전생의 기억이 없다면 그들은 그 살아 있는 일주일이 전부인 줄 알테지만 그래서 다른 계절은 있는지조차 모를일이긴 하다.
매미는 쳐다보면 위협을 느껴 울음을 그치니 애써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저 귀로 그들의 엇박자의 하모니를 들으면서 걸었다.
그래, 더 열심히 신나게 노래하고 울고 즐기자. 연일 내렸던 비가 언제 또 쏟아질지 모르니.
You only live once! 진정한 YOLO족은 니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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