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나를 일깨워 주는 건 장미꽃 너뿐이었다.
오랜만에 걸어서 퇴근하는 길
넝쿨장미가 길을 가로막고 인사를 합니다.
퇴근하면서 스마트폰을 잠시 보며 걷다고 무언가와 부딪혀 고개를 들어보니 넝쿨장미가 스마트폰은 그만 보고 나 좀 바라봐 달라며 인사를 한다. 스마트폰 속 세상보다 내 눈앞에 펼쳐진 장미꽃길에 집중을 해 달라는 것 같다.
회사 내에서는 스마트폰을 보며 걷지 말라는 캠페인을 한지는 너무도 오래되었지만 익숙해지지 않는다. 사실 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거리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가 뚜껑이 열려있는 맨홀이나 씽크홀 같은 곳에 빠지는 사람, 차량의 접촉사고 등의 사고 사례들을 엘리베이터 DID에도 보여주고 길 위에도 종이컵에도 홍보를 하며 괘도를 하고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사업장 내 사고를 없애기 위한 조치이기는 하다. 사람들은 잘 지키는 편은 아닌 것 같지만 지키면 내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것에는 동의를 한다.
회사에서의 홍보가 각성이 된 것이겠지 길을 가다 울타리 너머로 늘어지게 핀 넝쿨장미와 부딪혔을 때 비로소 걷는데 집중하자는 생각을 했다.
걷다 보니 이 길의 끝까지 넝쿨장미가 계속 펼쳐져 있어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다시 꺼내어 사진을 찍는다. 시간이 조금 늦었나 사람들이 아무도 없으니 좋기는 한데 왠지 쓸쓸해 보인다.
이제 이 길은 언제 다시 걸을 수 있을지 모르고 오늘과 같이 활짝 피어난 얼굴을 내밀고 인사를 하고 있는 장미들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곧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곳을 떠나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막상 근무지가 변경이 되어 떠나려고 하니 하루하루 순간순간이 다 소중하고 새롭게 다가온다. 내 모든 시간이 너무도 짧아 갑자기 미래의 시간들을 다 당겨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느낌이다.
지나치는 것 모두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진다.
마주치는 사람들을 보며 그동안 좀 더 잘해 줄 걸 생각을 하게 된다.
미련이 남은 것인가? 후회할 일들이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