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Belief, 所信

그 길로 가려면 비전을 제시하라

by 노연석

나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소신을 보이고 있는가?

한번 살다가는 인생 다른 사람의 기분에 맞춰 인생을 낭비할 시간이 있을까?


눈을 떠보니 나는 어느새 고3을 둔 아이의 아버지로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해 있다.

어느 순간 시간은 순삭 되어 버리고 흰머리가 하나둘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지는 나이가 되어 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가기도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고 반응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소신대로 살아갈 수만은 없다.

내 기분도 맞춰야 하지만 상대방의 기분도 맞춰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간의 일반적인 운명이다.


삶 속에서 우리는 순간순간에 맞는 판단과 행동을 해야 하고 때로는 나의 소신을 보여 줘야 할 때도 있다.

내가 내 소신을 내세워야 하는 순간은 나 자신을 위한 순간 일 수도 있도 다른 사람을 위한 소신일 수도 있다.

내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직장에서는 소신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오늘은 상품 기획 아이템 발굴을 위해 준비한 내용을 마케팅 내 조직에서 발표가 있는 날이었다. 이 발표회에는 임원들도 참석하고 이 분야에 베테랑들인 조직의 수장들도 같이 참석하여 평가를 한다.

발표 후 언제나 날카로운 질문들이 던져진다.


"김 과장, 김 과장이 발표한 아이디어는 훌륭한 것 같은데... 뭐랄까? 너무 미래 지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우리 회사의 현실과 콘셉트와 맞지 않은 것 같고, 이 아이디어는 전에도 누가 비슷한 콘셉트로 발표를 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30년 경력 마케팅 부서 내 최고참이 던진 말에 속으로는 "저 인간은 아직도 90년대 말을 살고 있나 왜 이렇게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거야. 그리고 전에도 내가 아이디어를 냈었는데 잊어버린 거야? 언제까지 과거에서 살려고 저러는 건가"라고 생각을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소신 있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는 못한다.

"아, 네 팀장님께서 생각하신 것처럼 너무 미래 지향적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밀레니얼 세대에 눈높이를 맞추다 보니 캐주얼적으로 변화를 주어 봤습니다만, 좀 무리인 것 같기는 합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꽤나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라고 할 경우 내가 가진 소신을 가지고 끝까지 주장하기란 좀 어렵다. 직장에서는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 동료와 같이 살아가는데 자칫 나의 소신 있는 행동으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소신, 즉 나의 조직, 가족을 위해 너무 불필요한 소신을 앞 세울 필요는 없을때도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 나에게만 관련인 된 일들에 소신 있는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두 번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을 빼앗겨 버리면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은 "김 과장은 당연히 우리 의견에 동의하니까 그런 줄 알고 있을게요."와 같이 무시해 버리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김 과장, 올해는 모두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 회사도 그렇고 우리 부서도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해 올해 고과는 좋게 줄 수가 없으니 이해해 주게" 그런데 얼마 후에 알고 보니 입사 동기인 박 과장은 특별히 한일도 없는 것 같은데 고과를 잘 받았다는 소문이 돌아다닌다.


회사, 부서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내가 얼마나 회사를 위해 노력을 했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들고 가서 "팀장님, 팀장님의 말씀하신 것은 이해를 합니다만, 저는 우리 부서의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보시는 자료와 같이 수행을 했고 제가 수행한 업무 덕분에 그래도 이 정도의 실적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목표로 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달성했기 때문에 고과에 대해 이의를 신청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소신 있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내가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억울한 상황이라면 말이다.

몇번 이런 상황을 그냥 두다보면 다음에도 나는 고과를 잘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직장 내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상사의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고 사람인지라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나에게 잘하는 놈에게 떡 하나 더 주고 싶은 심정은 당연한 것일 테고 "상사와의 관계가 친밀하지 않는 내가 죄인이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뿐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사. 억울하면 출세하라 팀장도 되고, 임원도 되고, 사장도 되면 된다.

어쩌면 팀장, 임원, 사장이 되기 위해 좀 더 빠르게 승진하기 위해서는 나의 소신을 굳건히 할 필요는 있다. 위에 예로 들었던 고가 문제처럼 그게 확실하다면 싸워서 내 것으로 만들고 관철시켰다면 그런 당신을 윗사람들은 회사를 위해 진짜 필요한 사람이라고 다시 생각할 수 있고 지금 고과를 잘 주지 않았지만 다음일이나 승진에 포함을 해 줄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가진 역량이 회사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분명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상사에게 잘 보여서 고과를 잘 받을 수는 있겠지만 상사는 일반적으로 나보다 우리 부서에서 더 오래 있지 못한다. 자주 바뀌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쓸데없는 시간을 소비 하기보다는 나의 일을 소신 있게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 결국에 더 인정 받을 수 있는 길이 된다.

위로 올라가는 지름길은 있다. 하지만 지름길을 자주 이용하다 보면 평범한 사람들이 가는 길에 놓였을 때 당황하고 불안해지고 초조해져서 모든 것을 놓쳐버릴 수 있다.

모든 것을 이겨낼 만큼의 멘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모든 상황을 견디어 낼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임원이 되기는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끝이다.


이유는 임원이 되면 일반적으로 현재 있던 부서에 남아있지 못하거나 현재보다 더 많은 목표치 달성을 부여받기 때문에 과거에는 어찌 되었든 간에 비빌 언덕이 있었고 전에는 전체 목표를 내가 달성하지 않아도 됐지만 이제 내가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임원도 새로운 부서에 가서 생존하기는 쉽지만은 않다. 사람들도 다 바뀌고 마땅히 부려 먹을 사람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달성해야 할 목표치가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많아진 것에 대한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되면 강압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살아남아야 하니 내가 얼마나 강한 존재인가를 보여주려고 한다. 초기에 일어나는 일반적인 상황이다. 그렇지 않으면 2년 후 아니 빠르면 1년 후 그 자리를 보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말이 좋아서 임원이지 2년 계약을 하는 계약직일 뿐이다. 물론 정규 임원들도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그렇다.


소신 있게 올라간 임원의 자리는 언제나 바람 앞에 등불이다. 뭐 그다지 좋은 자리가 아닐 수 있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소신대로 추진을 했는데 사람들도 잘 따라주고 실적도 좋게 나면 금상첨화겠지만, 나와 같이 점심식사 동무가 되어주려는 사람도 없는 상황인데 나를 잘 따라 줄 사람들로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소신 있는 나를 따르게 하려면 내가 하려는 목표와 비전을 부하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우리가 목표 달성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보여 준다면 나를 따라 주는 사람들도 생겨 날 것이다.

하지만 "임원도 부서장들은 부임 후 업무 파악을 목적으로 각 부서별로 하고 있는 일 정리해서 보고 하세요."로 시작한다. 열심히 보고서 만들고 발표 준비하고 진정해야 할 일들을 미뤄두고 보고에 매진을 하는 일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보고 후 보고로만 끝나버리고 부서가 가져야 할 목표나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경기가 어려우니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늘어놓은 상황에 처한다. 왜 그래야 하고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진 채...

이런 상황이라면 100%, 이 조직은 한 방향으로 잘 나아갈 수 없다. 배를 타고 가다 암초를 만나게 되면 어떻게 피해야 할지 각자 자기 의견만 이야기하고 의견이 일치가 되지 않아 충돌하고 말고 그 후 결과에 대해 서로가 잘못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일의 순으로 진행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년 후 부서장을 계속 볼 수 없다.


소신 있는 사람이 되려면 비전, 목표를 뚜렷하게 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되어야 하고 목 표달성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보여주는 사람이라면 어디에 가서든 그 소신을 인정받을 수 있다. 내가 데리고 가야 할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해 나 혼자 전장에 뛰어든다면, 혹시나 강제로 사람들을 끌고 전장에 나갔다고 하더라도 싸우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데리고 승리를 할 수 있겠는가?


근거 없는 소신은 쓸데없는 용기일 뿐이다. 당신의 소신을 펼치고 싶다면 당신의 비전을 사람들과 공유하라.

Positive thinking & Design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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