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게임에 빠져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먹을 것도 주지 않고 방치하는 큰일을 내는 그런 최악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아이들에게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어린 시절, 아직 성숙하지 못한 자아에 난 조그만 상처는 어른들에게 생기는 상처 그것보다 더 아프고 얼굴에 난 상처처럼 어른이 되어도 잘 지워지지 않고 오랜 시간을 자리 잡고 떠나질 않는다.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에 관한 조금 아픈 기억.아버지는 농사를 지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어 돈에 대한 여유가 없었다. 나는 내 두 번째 수학여행에 아버지는 내게 학교 다니는 것만으로 충분한데 수학여행은 왜 가냐고, 어머니에게는 왜 수학여행을 보내느냐고 하면서 다툼이 있으셨다. 어쩌면 어머니와 다른 일로 기분이 좋지 않으셔서 나에게 화풀이를 했었을까 수도 있다. 가끔, 우리 부부도 싸우고 나면 그 영향이 아이들에게 갈 때가 많은데 동일한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때 왜 그러셨는지 여쭈어 보지는 않았다. 글을 쓰다가 생각해 보니 그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14살 차이 여동생과 9살 차이 남동생이 있었는데 세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것에 힘겨운 나날이었을 수도 있을 것다는 생각을 지금에서야 해 본다.
불편한 수학여행, 불편했던 추억들. 결국 어머니가 수학여행 경비를 내주셔서 수학여행을 갈 수 있기는 했다. 하지만 내가 수학여행에서 사용할 개인 경비는 5천 원이 전부였다. 30년 전이라고는 하지만 그 돈으로 수학여행 기간 동안 경비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임에는 틀림이 없다. 결국 나는 아끼고 아껴 썼고 천 원을 남겼으나 가족들에게 선물을 하려 했으나 너무도 부족한 돈이었다. 친구에서 천 원을 빌려 오징어 한 마리를 샀다. 2천 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무리 둘러봐도 오징어 한 마리뿐이었다.
두 번째 수학여행, 친구들처럼 편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으리라 예상했지만 역시 여행 내내 불편하고 초조하고 불안한 여행이었고 가지 않은 것만 못 했을지도 모른다. 이 기억이 왜 아직도 맘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인지...
어린 시절 상처는 인생의 오점이 될 수 있다.이렇듯 누군가에게 준 상처는 그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평생을 따라다닐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인생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 될 수 있다.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살아오면서 나를 떠나지 않고 불편하게 만들었던 상처가 있는지? 그런 게 없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은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을 두고 있는 것이니 그 행복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아이들을 무의식 중에 함부로 대하고 있지 않은지...
소통, 공감과 경청으로부터 시작한다.아이들이 실수를 해서 아무리 좋지 않은 상황이라 화가 나더라도 상처 주는 말이나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고, 마음을 가라 안치고 차분하고 잔잔한 목소리로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그래 네가 했던 행동은 공감이 간단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으면 그랬을까? 그런데 이런 일은 OOO 했었더라면 어땠을까?"라고 이야기해 주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랬구나"하면서 맞장구를 처 주는 것만으로 모든 상황은 바뀌고 상처는 생기지 않게 된다. 몸에 난 상처도 바로바로 치유 해 주지 않으면 흉터가 남는 것처럼, 마음에 난 상처도 치유해 주지 않으면 평생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소중하게 대해 줘야 한다.
아이들과의 대화는 아이들의 언어로 소통하자.아이들과 소통하려면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소통의 부재가 생기고 내가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없다. 내가 부모니까 무조건 부모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조차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름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아이들의 용어를 사용한다. 나의 착각 일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고자 한다.
특히, 중2병, 절정의 반항 시기. 이때는 본인들도 모를 무수히 많은 것들과 첫 싸움들이라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시기일 수밖에 없다.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짜증이 나고 말투 하나하나가 듣기 싫은 악마의 목소리가 되어 튀어나온다.
몸의 변화, 공부에 대한 부담감, 친구들과의 갈등 등 많은 부분에 있어서 갑작스러운 변화가 오는 시기라 이과정을 통해 조금 더 성숙한 자아가 생성되는 과정이니 행동 하나하나에 시비를 걸 필요도 없고 너무 뭐라고 나무랄 필요도 없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로 돌아오고 성숙해져 있다.내 첫째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적당히, 너무 삐뚜러 지지 않게만 방향을 잡아주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이 시기가 상처 받을 수 있는 가장 심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과도한 집착과 관심이 아이를 정상적이지 않은 아이로 성장하게 할 수 있다. 부모 자신들은 절대 알 수 없는 사이코패스 성향의 사람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너무 무섭지 않은가?
앗, 그때 나도 중2였구나. 그래서 상처가 깊었을 수도... 갑자기 소름이 돋는다. 생각하고 써 내려간 건 아닌데 그때 나도 중2였었다. 그래서 상처가 더 컸고 그 기억을 아직 가지고 있나 보다. 한 번이라도 왜 그랬었는지 당신에게 물어보았다면 오해로 지나갈 수도 있는 일이기도 했을 것이고 지금이야 무엇이든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오해를 풀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이제 그럴 수 없다는 것에 아쉬과 후회만 남는다.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오해 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나도 그만 놓아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과거와 현재,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동생들과 나를 떠올려 보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기억나는 것들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 보고 싶지만 이상하게 생각나는 게 많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