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불타 내리고 있다.

찰나의 순간

by 노연석

오늘은 하루 종일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하얀 구름 사이로 비치는 하늘은 유난히 시리도록 파랗다.

이런 하늘이 좋다.

하늘의 구름이 하루 종일 새로운 그림을 그려댄다.

오늘은 흰색과 파란색만 사용하기로 했나 보다.

아이들 학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씨지만 집으로 돌아간다. 다시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 하기 때문에 떠날 수 없다. 코로나도 한몫한다

보이지 않는 족쇄에 자유마저 빼앗겨 버렸다.


저녁 하늘 끝, 지평선의 끝은 낮의 파란색은 어디로 사라지고 붉은색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아니 활활 타 내리고 있는 것 같다. 하늘은 오늘 두번째로 붉은 물감을 빼어 들었다.


아내에게 이 사진을 보냈다.

"헐, 불난겨?"

영혼 없는 한마디. 그냥 웃음이 난다.


마치 용암과도 같은 붉은색으로 물든 하늘에서 비라도 내리면 온 세상도 붉은색으로 물들 것 같다.


1분 남짓, 세상에 태어나 저런 붉게 물든 하늘은 처음이다. 하지만 무엇이 그리 급한지. 순식간에 붉은 노을은 어둠이 삼켜 버렸다.


오늘 낮처럼 파란 하늘도 가끔 밖에 볼 수 없는데 오늘은 파랗게 물든 하늘과 붉게 물든 하늘을 같이 한 유일한 하루였다.

여전히 마스크는 써야 하지만, 요 며칠 공기도 맑고 상쾌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