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하면 비가 온다.

나의 자동차 생활 이야기,세차편

by 노연석

출퇴근을 버스로 하게 되면서 내 자동차는 주차장에 잠을 자는 날이 더 많아졌다.

5월쯤 세차를 했을까?

먼지가 쌓이고 그 상태를 비를 맞게 하고 그렇게 반복이 되다 보니 차가 엉망이 되어 있다. 주차장 어느 한 구석에 주차되어 있는 차는 한동안 그런 지저분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필요할 때 잠시 사용하고 주차장에 잠재우기를 반복하다 하면서 상태가 더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딱 그 상황에 와 있는 것 같다.


토요일 아침 7시, 나는 간단하게 빵으로 식사를 마치고 비와 먼지에 전 차를 깨워 집 근처에 있는 세차장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이라 세차장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두대의 차량이 있다. 하지만 그 차량들은 잠시 후 세차를 마치고 세차장을 떠났다. 그리고 난 주인도 없는 세차장에 홀로 남았다.

세차 카드의 잔액을 확인했다. 남은 잔액은 2500원. 만원을 더 충전을 하고 세차를 시작했다.


내가 셀프 세차를 하고 있는 이유는 그냥 그게 자연스러워서이다.

30대 초반부터 오랜 시간 자동차 동호회 활동을 했었다. 자동차 동호회에 빠져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동호회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웹마(웹마스터)를 지내고 마지막 동호회장을 하기도 했었다.

자동차 동호회에 빠져 살면서 회원들과 세차 번개를 하며 셀프 세차라는 것 알고 배우게 되었고 그 이후로 셀프 세차를 계속하고 있다. 자동세차는 이용하지 않는다.


사실 지난 금요일 밤 10시 반쯤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 나가려다 내 차의 상태를 보니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아. 아침 일찍 가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생각했던 시간보다 늦었다.


좀 더 깨끗한 세차를 위해 개인 세차 통에 물을 받아 세차용 샴푸를 풀어 두었다. 세차 부스에서 유료로 제공되는 거품을 사용하기는 할 것이지만 짧은 시간 안에 사용해야 하고 좀 더 깨끗하게 세차 스펀지를 이용해 닦기 위해서는 세차 거품이 더 필요했다.


내가 이용하는 세차장의 세차 기본시간은 2분 30초이다. 이 시간 내 물을 뿌리고 거품을 입혀서 닦아내고 다시 물로 씻어내는 것을 하기에 매우 부족한 시간이다. 500원씩 추가해 가며 시간 연장을 할 수 있기는 하나 제대로 세차를 하려면 거품 칠을 하고 제대로 닦아주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연장을 계속하는 것이 돈이 더 들어간다.


오늘은 여유 있게 세차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첫 2500원에 물을 뿌리고 거품 칠을 하고 닦는 것까지 하기로 했다. 그리고 만들어 두었던 거품을 사용해서 구석구석까지 묶은 떼를 벗겨 나갔다. 이렇게 하지 않고 거품 칠을 하는 좀 더 좋고 편리한 설루션이 있기는 하지만 세차장 사장님이 출근 전이라 이용할 수 없고 개인적으로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기는 하나 그렇게 까지는 하고 싶지는 않다.


거품 칠을 하고 떼가 불어나기까지 좀 기다린 후 세차 카드로 다시 2500원을 결제하고 깨끗한 물로 거품을 날려 버렸다. 더럽던 차가 깨끗해져 있는 모습이 나타나자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너무 오랫동안 신경을 쓰지 않아 이곳저곳에 떨어지지 않은 이물질, 타르 등이 남아 있다.

이런 것들까지 다 세심하게 제거할 마음은 없고 물로 세차하는 작업만으로 해결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커다란 세차 타월로 물기를 제거해준다. 셀프세차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대형 물기 제거용 세차 타월을 구비하시길 바란다. 세차 시간을 엄청 많이 줄여주고 내 몸의 에너지 소비도 절감해 준다. 물기 제거를 에어건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한데 추가 금액이 들어간다.


평소 같으면 간단하게 물왁스를 뿌리고 마무리를 했겠지만 3개월간 세차를 하지 못한 내 자동차는 묶은 떼를 벗겨내야 하기 때문에 고체 왁스를 선택했다. 광택을 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고체 왁스를 이용하면 물왁스가 해 주지 못하는 차량 표면의 이물질들을 더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는데 고체 왁스는 바르고 수분이 지나면 하얗게 말라 가는데 그때 하얗게 변한 왁스를 닦아내는 과정에서 차량 표면의 이물질들이 붙어서 떨어져 나간다.

물론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은 것들도 있지만 물세차로 없애지 못한 묶은 떼들을 없앨 수 있다.


광택 작업은 엄청난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전문가들은 쓱쓱 싹싹 쉽게도 잘하는 것 같이 보이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물론 광택기라는 놈을 하나 구입하면 조금 쉬워질 수도 있기는 하지만 1년에 몇 번이나 광택을 낸다고. 힘들고 오랜 시간을 소비해야 하지만 운동 삼아 손으로 천천히 하는 것을 나는 더 선호한다.


차를 닦을 때는 차량의 윗부분 천장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물도 뿌리고 거품 칠도하고 물기도 닦아내고 광택도 내야 한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이물질이 많기 때문에 아래서 위로 세차를 하면 차에 흠집이 많이 생긴다. 이러 건 다 알고 있는 상식이다.


간혹 집에서 쓰던 수건을 세차 타월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셀프로 세차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세차 타월을 반드시 구매를 하자. 수건은 표면이 부드럽지가 않기 때문에 차량 표면에 미세한 스크래치를 만들어 낸다. 빛을 받은 차량 표면에 미세한 선들이 둥글게 보이는 차량을 본적이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부드러운 세차용 타월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세차를 위에서 아래로 하지 않고 여기저기 되는대로 세차를 하게 되면 이렇게 된다.


세차할 때 목욕탕 아저씨가 떼를 벗겨주듯 벅벅 닦아내면 아무리 좋은 타월을 쓴다고 해도 흠집이 생긴다. 잘 닦이지 않더라도 가볍게 문질러 주고 닦여나갈 때까지 시간을 좀 더 투자해 가볍게 닦아 주는 게 좋다. 소중한 차량을 잘못된 세차로 차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차량 표면은 사람의 피부처럼 자동 복원이 되지 않는다.


내가 손으로 직접 세차를 해도 이런데... 주유소에 있는 자동 세차기를 사용하면 더 많은 흠집이 난다. 세차기 자체가 그렇게 만들기도 하지만 간혹 세차를 하고 나오면 대기하고 있던 세차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물기를 닦아 준다고 달려와 막 닦는데 그분들이 어떤 타월을 사용하겠는가?


하루에 수십대의 차량을 몇 개의 타월을 번갈아 빨아 사용하기는 하겠지만 깨끗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 타월에는 눈으로 식별되지 않는 미세 모래, 이물질들이 누적되고 있다. 자동 세차기를 자주 사용할 경우 내차의 차량 표면에 흠집을 누적시켜 가는 일이다.

이런 것이 일희일비하는 분이 아니라면 계속하셔도 상관없겠다.


아침 7시에 시작한 세차는 10시 반이 되어야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예전 같으면 2시간이면 끝내는데 오늘은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오랜만에 세차와 광택으로 손발이 떨릴 지경이다. 이럴까 봐 음료와 에너지바, 연양갱까지 챙겨가 에너지를 보충했다. 실내도 에어건으로 먼지도 날려 버리고 대시보드, 핸들, 의자 등등을 깨끗하게 닦아내고 바닥 매트도 모두 꺼내어 물로 이물질을 닦아 주고 말리다 보니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었다.


나 홀로 있던 세차장에 시간이 좀 지나는 차량이 한대, 두대가 더 들어오기 시작한다.


비가 올 것 같지 않던 하늘에서 소나기인가? 갑자기 비가 양동이로 퍼붓듯 빗줄기를 쏟아부어 깜짝 놀랐다. 그리고 3시간째 세차를 하고 있는 나는 허탈감을 감출 수는 없어 잠시 쏟아지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막 세차를 위해 세차 부스에 차를 집어넣은 사람은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세차를 할까? 말까? 그런데 이분 돈 벌었다. 쏟아지는 비에 차를 잠시 세워두고 물을 뿌리는 비용을 아낀다. 그리고 세차 부스에 차를 다시 밀어 넣고 거품질을 하고 깨끗한 물로 거품을 날려 버렸다.


"비와" 아내에게 카톡이 왔다(비 오는데 뭐하냐는...).

마음속으로는 아! 뭐 이런 머피의 법칙이 있나 라는 생각을 했지만

나는 태연하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러게"


아직 조금 더 마무리할 것들은 남아 있었다. 그때까지 비가 그치겠지라고 생각하고 하던 작업 계속해 나갔다. 세차를 마치고 나니 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드디어 비가 멈추었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재빨리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


비가 오기는 했지만 내 세차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비를 맞지는 않았고 집으로 돌아와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보니 마음이 뿌듯해졌다. 하지만 오랜만의 장시간의 세차로 내 손이 엉망이 되어 있었다. 왼쪽 검지 손가락을 보니 손톱 끝에 피가 나고 물이 다으니 따끔했다. 뭘 했길래 손이 또 이렇게 된 거야. 난 무언가 할 때마다 조금씩 생채기가 나고는 하는데 오늘도 예외의 날은 아니었다. 오늘도 영광의 상처를 하나 만들었다. 하지만 자동차의 표면과 달리 곧 복원이 될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창밖을 내려다본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를 맞히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 것이 얼마나 다행이란 생각을 마음속으로 한다.


오늘은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하는 그런 날이었는데 세차를 하러 나갔다니. 내가 세차를 하고 나면 언제나 비가 오기는 했다. 비가 온다고 해도 나는 세차를 할 때가 되면 그냥 하러 가기는 한다. 내일 아침에 씻을 것이라고 오늘 씻지 않고 그냥 잠을 자면 찝찝하지 않은가?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 오늘은 세차 중에 비가 오다니. 처음 있는 일이다. 일기예보를 보지 않은 나의 잘 못이지 누구의 잘못이겠는가?


무언가 하나에 집중하게 되면 주변의 것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보지 못했던 것들로 인해 당황하는 일이 생기거나 일을 망치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도 있다. 세차를 하겠다는 사람이 일기예보를 보지 않다니 아무리 때가 되면 한다고는 하지만 하루 종일 비가 오는데. 세차장에서 본 그 세차 차량처럼 비속에 차를 세워두고 떼를 불려놓기라도 할걸 그랬으면 세차가 좀 더 수월해졌을지도 모른다.


나의 중요한 일을 위해 세차를 아웃 소싱하는 것은 엄청난 레버리지 효과 일수 있다.

세차를 편하게 하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은 자동 세차기를 이용하거나 손세차를 해 주는 곳에 차를 맞기는 것이다. 그러면 마음 편하고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여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나는 세차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다. 세차 비용을 줄일 수도 있고 여유 있는 시간에 운동삼아 몸을 바삐 움직여 이렇게 더운 날 1kg은 빠지지 않았을까? 1석 3조인가? 취미생활, 돈, 살 빼기.


하지만 바쁜 생활로 이런 여유가 없는 분들은 시간을 내 세차하는 건 엄청난 비용의 손실일 수 있다. 세차장에 일하시는 분들도 먹고살아야 하니 손세차장에 맞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셀프 세차에 자신이 없는 분들은 당연히 세차장에 맞길 것을 추천한다.


세차하는 비용(아웃소싱)이 3만 원이라고 한다면 그 시간 동안 내가 다른 일을 통해 30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세차는 아웃 소싱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훌륭한 레버리지를 한 결과이다. 회사에서 정규인력이 아닌 비정규, 파트너사와 계약을 통해 업무를 하는 이유도 다 이런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차의 외장은 많은 부분 강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조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다양한 강철,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이 사용되지만 강철의 비중이 매우 큽니다.

우리의 눈으로 식별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강철을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철은 물과 습기와 상극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 것이다.


우리나라의 차량 페인팅 기술이 좋아졌지만 옛날 차량들은 외장 곳곳에 녹물이 흘러내리고 부식이 되어 언제 떨어져 나갈지 모르는 채 운행을 하고 있는 차량을 볼 수 있다. 잦은 세차와 물 장시간 노출시키는 것은 철을 부식시키는 1등 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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