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거리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 및 확장은 내 주변 사람을 통해 시작되어간다. 시, 공간을 초월한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과 관계는 갑자기 시작될 수 없다. 내 주변의 사람들을 통하고 통해서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 또는 대륙에 있는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관계의 확장은 일어난다.
만약, 한 사람의 관계의 확장 모습을 하이퍼 랩스로 담을 수 있다면 재생시간이 긴 영상을 가진 사람이 관계의 망이 크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방법을 쓸 수는 없다.
※ 하이퍼 랩스(Hyper Lapse)는 카메라를 이동하며 촬영한 뒤 시간을 압축해서 빠르게 보여주는 기법.
신입사원 그때가 그리울 때가 있다.
30년 가까이 되어가는 신입사원 시절. 세상 물정 모르고 세상 밖으로 나와 철없는 시절을 보냈다.
지금의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기까지 세상에 다른 많은 사람들 만큼의 어려움이나 많은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단 한 번의 도전으로 그리고 퇴사 없이 유지를 하고 있다.
신입사원이 되던 해 나는 가족, 학생으로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 살아가다가 회사 동료, 선배, 타 부서 사람들 그리고 파트너사 등의 사람들을 알아가는 관계의 무대가 바뀌고 관계의 확장이 시작되었다.
신입사원 그 시절은 동기들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넓은 바다로 나와보니 믿고 의지 할 사람은 회사 동기들뿐이다. 모두 낯선 타지에 나와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살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 사람들을 알아가고 친해지고 일에 적응을 해 갔고 내 업무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다른 부서 사람들을 알아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알아가고 내 존재를 알려주며 성장하고 관계의 확장을 해 왔다.
직장 생활에서 관계 확장의 시작은 신입사원부터이고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거나 다른 부서로 전배를 하는 등 현재 내가 서 있은 환경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면서 관계의 확장은 이루어진다.
세상 물정 모르고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의 끈이 연결되기 전 그 시절, 근심, 걱정이 없었던 그 시절, 신입사원 그때가 가끔 그리울 때가 있다. 동기들은 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번 같이 해 보지 않을래요?
직장 생활을 하던 사회 초년생 때 나는 볼링에 빠져서 살았다.
"볼링 칠 줄 알아요?"
"아니요,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요."
"그럼 같이 한번 해 볼래요?"
"네, 좋아요"
난 그렇게 볼링을 시작했고 부서 사람들 중에 볼링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 그분들을 따라다니다 우리는 결국 사내 볼링 동호회를 만들었다.
"벼리", 벼리는 그물의 위쪽 코를 꿰는 줄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동호회 회장께서 이런 이름을 지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사람들과의 관계를 역은 줄이고 조화롭게 조절하는 줄이란 생각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볼링동호회의 이름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동호회 활동을 처음으로 부서 사람들을 벗어나 회사의 다른 사람들과 관계의 확장이 일어났다. 볼링을 해 보면 알겠지만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 간에 파이팅을 불러주는 꽤 괜찮은 운동이다. 잘했을대는 하이파이브로 잘 못했을 때도 주먹으로 격려를 해 주는 그리고 스트라이크나 스네이크 아이 같은 어려운 스플릿 핀을 클리어 처리했을 때의 짜릿함을 함께 해 주는 회원들의 관계로 푹 빠져 살았다.
솔로 시절 한때 매 주말마다 혼자 6게임씩 쳤었던 적도 있다.
그 시절 볼링이 붐이었다. 내가 하는 일 중의 일부는 구매부서와 관련된 일이었다. 같이 일을 하다 보니 구매 부서 분들도 볼링에 빠져 사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와 우리 부서 사람들이 볼링을 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분들은 부서 대항 볼링 시험을 제안하기도 하여 같이 볼링을 치고 폐한 부서에 밥을 사기도 하며 여러 차례 그런 활동을 하며 또다시 관계의 확장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일을 하는 것이 매우 편해졌으며 자연스럽게 나는 더 많은 일들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바깥세상으로의 관계 확장
나의 1년 365일 중 휴일, 휴가, 공휴일을 제외하고 대략 65%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나머지 시간들은 집안에서의 활동, 가족, 친구들을 만나고 그 외의 여가시간들은 동호회 사람들과 활동에 소비를 한다.
30대 초반 자동차 동호회에 가입을 하게 된 것이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던 시절을 벗어나 활동하는 범위 즉, 관계를 확장하는 시작이 되었다. 자동차 튜닝, DIY, 그룹 드라이빙 등등을 하며 신세계에 빠져들었고 내 자동차를 뜯어내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에서 몇 번을 차를 운행하지 못하게도 만든 일도 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최근에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는 회사 사람들을 통해서 알게 된 동호회인데 매주 모임에 참석하면서 그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 확장이 이루어진다. 동호회 활동뿐만 아니라 경조사들도 챙기고 좋은 일과 나쁜 일들을 함께 하며 살아가는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을 많이 알아 간다는 것은 같은 주제로 모임에 참여하며 친해져 가며 가끔은 내 삶에 도움이 되어 주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관계 확장 속도는 높아지고 거리도 좁혀진다.
관계라는 것이 갑자기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난, 하루에도 열명 이상의 사람들을 만나고 나를 그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어"라는 사람이 있다면 진실이 아닐 가능성은 99.9%이고 허풍이라는 것을 누구나 짐작할 것이다. 많은 사람과의 관계를 확장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진실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란 시간을 두고 서로에 대해 잘 이해를 가면서 거리를 좁혀가고 관계의 관계로 이어지는 확장으로 이어지는 것이지 돈으로 사거나 인맥으로 사들인 관계라면 내가 살아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쓸모없는 관계의 확장이다. 쓸데없는 곳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관계는 나로부터 시작이 되어 끝없이 확장되어 나간다. 누구 하나 나와 연결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사람들로 그물망처럼 연결이 되어 있다.
우리는 어떤 일 원하는 것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그 그물망을 확장해 가고 내가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확장에는 조건이 있다. 언제나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카드를 제시해야지 나 혼자 이익을 보기 위한 카드를 내밀면 관계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아 확장될 수 없다.
<사진 : Gred Altma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