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돌아 보는 시간

자축

by 노연석

오늘은 20주년 결혼기념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물 한잔 하러 주방에 갔더니 결혼기념일을 축하한다는 아이들의 손편지가 식탁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매년 받는 이 손편지는 엄마의 반 강요에 의해 작성을 하고 있지만 그 손편지를 보면서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사고의 수준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많이 성장하며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큰 아이보다 작은 아이의 성장이 더 눈에 띕니다. 고3, 중2 4살 차이 자매인데 중2인 딸아이가 고3 언니만큼이나 글 쓰는 솜씨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 아직도 언니에게 지면 안 된다는 심리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아이들이 어느덧 폭풍 성장을 하며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아이들이 그렇게 잘 커줘서 고맙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은 이른 시간이라 아내는 아직 잠을 자고 있습니다.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 해준 아내에게는 뭐라고 말로 할 수 없는 고맙고 또 고마운 사람입니다. 나와 아이들을 위해 많은 것을 양보하고 희생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혼기념일이라도 여행이나 식사를 하기도 힘들어 저녁에 조촐하게 결혼기념일을 축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늘 이런 기념일에 아내에게 받기만 하고 선물 한번 제대로 해 준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미란씨, 20년 동안 함께 해 줘서 고맙습니다.

항상 뒤에서 응원해 주고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게 해 준 사람은 당신입니다. 당신이 없었더라면 이 긴 세월을 버티어 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욕심이지만 20년을 함께 해 왔던 것처럼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행복하게 살겠다는 서약처럼 앞으로도 계속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당신이 이 글을 보고 있을때 쯤 나는 오늘도 평소와 다르지 않게 회사에 있을 겁니다.

20년에 대한 보상이 될 순 없겠지만 내 작은 마음을 담아 보냈으니 받아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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