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접한 크라우드 펀딩의 실체에 놀라다.
처음으로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것에 참여를 해 봤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리워드를 기다리는 첫 번째 크라우드 펀딩 참여였습니다. 이제 리워드를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지만 땅에 떨어져 버린 신뢰는 이번에도 취소를 해야 할 것 같은 그럴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펀딩은 아래 그림과 같은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펀딩에 참여하고 결재가 되면 리워드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지요. 현재 제가 참여한 펀딩은 리워드만 제공되면 되는 상태입니다.
펀딩에 참여한 상품은 키보드입니다. 이 키보드는 목표대비 19602%, 1700명의 포터들이 참여를 하였습니다. 정말 놀라운 수치입니다.
이 키보드는 기계식으로 윈도우즈, 맥 모두 사용 가능한데 윈도우즈와 맥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저에게 기계식 키보드 중에 흔치 않은 구성이라 오래전부터 구매를 하려고 했지만 동사 다른 제품보다 이번 제품이 맘에 들어 구매를 하려고 했는데, 마침 펀딩에 올라와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펀딩에 참여한 비용의 대부분은 생일날 딸들이 키보드를 살 수 있도록 보태준 돈으로 참여를 하게 되어 더 의미가 있는 키보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며 기다려 왔습니다.
사실 펀딩 후 리워드 제공일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날짜 전후로 배송이 되었야 하지만 배송 시작 전일 펀딩을 추진한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3월 말로 연기가 되었다는 공지를 하나 띄웠는데 특별한 사유가 없었습니다.
이 상황에 펀딩이라는 것 자체가 오랜 기다림으로 견디기가 힘든데, 오랜 기다림에 또 기다림을 더하는 납득할 수 없는 사유, 정확히는 사유를 알 수 없는 공지를 하나 올리고 끝을 보려는 듯했습니다.
이 글에 많은 사람들이 광분하기 시작했고 너도 나도 펀딩 취소를 하겠다고 취소 기능을 제공하라고 항의를 했지만 돌아온 답에는 펀딩이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다 보니 물량이 너무 많아져서 공급사에서 제공을 지연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리고 취소가 가능한 일정도 공지 후 열흘 후에나 가능하단 답변뿐 2개의 공지로 서포터를 기만하는 형태로 유지되고 더 많은 분들이 몇만 원 할인받자고 그 긴 기다림을 할 수 없다며 취소를 하겠다는 의지를 댓글로 달고 있습니다.
신뢰가 무너지는 진 것이죠. 그 키보드는 다른 구매 사이트에 검색을 해 보니 펀딩 추진 회사에서 지연시킨 일정과 비슷한 일정에 배송을 하겠다는 것들뿐 그 이전에 배송을 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이 제품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인데 펀딩 추진을 하면서 쇼핑몰의 사장님들과 다를 바 없는 그런 수준으로 이 일을 진행해 왔던 것 같습니다.
올라오는 댓글들을 보면 펀딩 사이트에 오래된 고질병처럼 있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펀딩 사이트는 플랫폼만 제공을 하고 참여하는 회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형태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펀딩 사이트에서는 아무런 공지도 없었습니다.
서포터분들의 이 사이트와 추진 업체, 두 곳에 모두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저도 동병상련의 심정일 수밖에 없고요. 키보드가 그렇게 급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사용하는 키보드가 불편한 점과 가끔 오작동을 하기도 해서 바꾸려 했던 것인데 갈등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 신뢰할 수 없는 두 회사에 소비자를 기망하는 행태를 묵인하고 그냥 기다려야 하는가? 아니면 취소가 가능한 날 취소를 해야 하는가?
어떤 것이 현명한지 사실 모르겠습니다. 펀딩이란 것이 원래 이런 것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포기하기도 그냥 두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만,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회사의 태도는 너무도 불성실하기 때문에 다음에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면 취소를 하는 게 맞겠지요? 그러나, 그동안 기다린 시간도 아깝고 취소를 하더라도 다시 구매를 해서 배송을 받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리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사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도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으로 사람과 사람, 회사와 회사 간의 약속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분명히 발생을 하고 그래서 양해를 구해야 할 일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문제로 인한 것인지에 정확히 공개하지 않으려 하고 납득할 수 없는 사유를 들이밀어댄다면 신뢰를 일을 수밖에 없고 그 사람, 그 회사와는 거래를 하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취소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대안이 없기 때문에 사실은 많이 취소하지 않을 수 있어 이번에는 이 회사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떨어 저버린 신뢰는 다음번 펀딩에 영향을 줄 것이고, 그때도 또 이런 사태를 만든다면 정말 더 이상 누구도 서포트를 하려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양치기 소년의 반복되는 거짓말이 불러온 불행의 끝을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다 알고 있고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실수, 어쩌면 악의적인 행동을 하게 되어 결국에는 최악의 결말을 맞이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이라도 진실되지 않은 것은 결국에는 그 진실이 밝혀지게 되어있고, 그 끝은 비극으로 끝나게 될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