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저편의 조각을 꺼내어 보다

내 삶의 조각들

by 노연석

오늘도 조각 모음 같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잘 세워 놓은 계획들은 하루를 살아가는 조각 모음입니다. 계획된 대로 삶을 살아가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일들이 주변에서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 모든 일들, 전부 내 삶의 한 조각들입니다.


아무런 순서 없이 어지럽게 일어나는 널려 있고 지나간 일들을 컴퓨터 디스크 조각모음처럼 실행을 하여 질서 정연하게 만들고 빈 공간에 또 다른 나의 삶의 한 조각을 빠르고 편하게 채워 넣을 수 있다면 조금은 편한 삶을 살 수도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하루에도 오만가지의 생각을 하느라 바쁘고 여기저기 어지럽게 저장되는 삶. 한 조각, 조각들은 가끔은 기억을 해 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기억을 해 내지 못합니다. 우리의 삶은 한 조각, 한 조각의 순간들이 모여 완전한 삶으로 만들어 갑니다. 그 속에는 버려야 할 것도 있고 잘 간직해야 할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버리지 못한 채 항상 함께하고 같이 살아갑니다.


세월이라는 놈은 기억해야 할 조각도, 기억하지 말아야 한 조각을 가져가 버리곤 합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새로운 기억의 조각들이 채워지고 과거의 조각들은 아무런 말없이 밀려납니다. 밀려난 것이 삭제된 것은 안닙니다. 특별한 기회나 계기를 통해 지하 30층쯤 자리 잡고 있던 기억의 한 조각들이 생각이 날 때가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잊고 지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과거에도 잘 만나지는 못했지만 만날 수 없다는 장벽이 그들과의 거리를 더 멀어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과거의 조각들을 꺼내어 보며 추억에 빠져 보기도 합니다. 새로운 것들로부터 밀려 나 있던 기억의 조각들...


잊고 살았던 기억, 20년 전쯤에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큰집 누나의 큰 딸아이가 시집을 간다고 청첩장을 동생을 통해 전달해 왔습니다. 조카의 결혼식은 축하해 줘야 할 일이지만 악착같이 돈을 모으며 열심히 살던 누나에게 찾아온 위암은 수술에 수술에도 전이를 막지 못한 채 손을 놓아야 했던 그때의 한 조각 기억을 떠 올리게 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코로나 19 이기는 하지만 누나의 분신과 같은 조카의 결혼을 축하해 주고 와야겠습니다.


오늘도 내 기억 속에 무심히 찾아드는 한 조각, 한 조각의 기억들 모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그 모든 것들은 나의 생각에서 시작하고 나의 생각대로 흘러갑니다. 가끔은 다른 사람의 개입으로 인해 변화가 생기기도 합니다만 그것 조차 모두 내가 선택하고 결정한 일들입니다. 그러니 순간순간을 헛되이 산다는 것은 그리 길지 않은 인생에 좋지 않은 기억의 조각들로 채우며 살아가며 인생을 허비하는 일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아침의 햇살은 눈부실 것 같습니다. 아직 해도 기지개를 켜는 시간이지만 점점 밝아오는 창밖의 색깔이 눈부심을 예고합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도 눈부신 하루가 되어 좋은 기억의 한 조각으로 남을 수 있도록 파이팅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루하루가 고된 당신을 나를 그리고 모두를 위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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