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열정을 다 한다는 것은

열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다.

by 노연석

열정을 갖지 않고 추진하는 일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은 손 안 대고 코를 풀려는 심보일지도 모른다.


열정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나는 열정을 가지고 살았던 적이 있었던가?라는 의문문을 갖게 된다. 뒤돌아보면 그랬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살아오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나의 뇌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그냥 열심히 살았지 열정을 가져야 한다든지? 열정을 필요하다던지? 그런 생각조차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그냥 물 흐르는 대로 나를 맡겨두고 그냥 흘러가게 놔뒀다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보면 열정이라는 것이 없이도 삶을 살아가는 게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이기는 한다.


열정의 이면에는 꿈, 희망, 이루고자 하는 목표, 뚜렷한 목적이 있다. 그리고 열정의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마음 가짐, 계획 및 실행이 있다.


누구나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막연하게 나는 무엇이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살아가지만 대부분 그냥 상상만으로 살아갈 때가 많다. 꿈에 도달하기 위해 마음속에 열정을 불사르고 그 열정이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해 나가야 열정이 꿈이 도달할 때까지 훨훨 타오를 것이다.


나는 가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부끄러워질 때가 많다. 그들은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저 어린 나이에 저렇게 훌륭하게 노래도 하고 작사, 작곡, 편곡을 능수능란하게 하는 것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고작 기타 하나 배우는 것도 못해서 시작점에서 반복의 반복을 되풀이하는 되돌이표를 만나서 제자리에 머물다 결국 C 코드 칠 줄 모르는 내가 되었지만, 저 어린 친구들은 어떻게 저렇게 잘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 그들이 보이지 않은 곳에서 피나는 노력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 자신이 창피해지는 것이다.

나는 늘 꿈을 꿨지만 열정을 제대로 불사르지도 못했고 열정이 꺼지지 않도록 유지하지도 못했다. 생각 속에 사로 잡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다.


"열정을 가져라"라는 말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열정이라는 것은 물 위에 유유자적 떠다니는 백조의 자태와 같이 좋아 보이고 우아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그 우아함이 들통나지 않게 물속에서는 열심히 발을 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연이든 계획적이든 이런 기회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 시점을 마주 할 때 그것에 열정이 수반이 된다면 실패를 하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고 후회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하얗게 태운 열정이 잘 못 되었다라도 어디가 잘 못되었는지 되짚어 보고 개선하고 수정하여 다시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런 계획, 목표가 없는 열정은 실패를 해도 얻을 것이 없고, 성공을 하더라도 다시 자연스럽게 열정을 반복할 수도 없다.


"열정이 없어서다. 잘 알지 못해도, 자신이 없어도 열정이 있는 사람은 짧게 말할 수 있다. 열정은 뚜렷한 목적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 심지어 말도 주저리주저리 긴 말보다 잘 요약된 짧은 문장이 상대방을 더 쉽게 이해시킬 때가 있다. 이때도 열정이 필요하다고 강원국 작가는 말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열정에 동반되는 것에 목적과 목표를 이야기하고 있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열정은 아주 큰 일과 꿈에만 갖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내가 변화시키고 도전하는 일이 있다면 그 열정의 크기가 크든 작든 상관이 없다. 목적과 목표가 수반된다면...


열정이 이끄는 목적지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이 산꼭대기에서 펼쳐질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정상에 도달하고 싶지만 누군가 등에 떠밀어 주기를 기다리다 우연히 그곳에 도달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더라도 그곳에서의 느낌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전자는 무언가 성취했다는 뿌듯함, 자랑스러움, 행복감 등의 다양한 의미가 있을 것이고, 후자에게 다가온 아름다운 풍경은 그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찰나일 것이다. 누군가 또 등을 밀어주기를 바라는 무임승차와 같은...


열정에 목적과 목표가 빠진 삶은 앙꼬 없는 찐빵이 아닐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