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다르지는 않지만...
새벽 4시 30분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둘째 딸아이의 방문 아래로 불빛이 새어 나옵니다.
불을 켜 놓고 잠이 들었겠지 생각하고 조심히 문을 열었는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딸아이는 그 시간에 나를 만난 것이 놀란 표정입니다.
“아빠, 이렇게 일찍 일어나?”
“어, 공부한 거야?”
“응”
나는 조용히 문을 닫고 출근 준비를 시작합니다.
밤을 새워서 공부해야 할 만큼 절박한 것이 생기기라도 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 보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급해져서 일 것이다.
어쩌면 나도 학창 시절에 공부라는 것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 시험 때만 반짝 공부를 했던 것 같은데 나를 닮아서 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돌이 켜 보면 이렇게 벼락치기를 하는 것이 그 순간에 점수를 내기 위해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대부분 휘발유와 같이 금방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공부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불쌍하기도 하다. 물론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결이 다른 사람들도 많고 그 사람들에게 해당되지 않겠지만...
눈앞에 있는 목표를 위해 당장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정으로 자신이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데 도움이 되어 주지는 못한다.
대학까지 잘 마치고 나와서 나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평범한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이 봐 왔고, 나와 같은 개발자 들 중에는 전산을 전공한 사람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 어느 정도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사실 직장에서도 이런 현상은 늘 반복되어가고 있기는 하다. 회사에서 지낸 시간들을 돌아보면 각종 자격 증 취득, 영어 등급 향상 등에 대한 개인 목표 달성을 위한 채찍질을 해 대지만 진정으로 마음을 담아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물론 나도 그랬었다.
족보를 구해서 달달 외워서 시험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고 영어 말하기 평가는 스크립트를 만들어 상황에 대처하게 하지만 이런 것들은 그 자격이나 등급을 취득하는 데 유용할지 모르지만 정작 써먹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쩌면 내 주변인들만 그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인맥 관계 밖의 사람들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벼락치기가 더 효율적일 수도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 때가 있는데, 정말 써먹을 때도 없는 영어를 유창하게 잘해야 할 이유도 없다.
물론 유창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정말 긴 시간 회사 생활을 해 왔지만 개발자라서 더 그럴 수 있지만 비즈니스 영어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었다.
요즘 조금씩 필요성을 느껴져 고민스럽기는 하지만 정말 필요하면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까?
벼락치기가 나쁘다 좋다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공부를 할 때 좀 더 진정성 있게 공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야 정말 내 것이 되고 그것을 활용할 때도 많아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아이들부뿐만 아니라 나도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파고드는 능력을 좀 가졌으면 좋겠다.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 어떤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그런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진정성 있게 공부하고 파고들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내 것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늘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가 좀 안타까울 때도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생활 패턴, 삶의 철학을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다. 바꾸고는 싶지만 쉽게 그 테두리를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삶을 살아가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적당히 살아온 것이 사실인데, 요즘은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기왕 하는 것 조금 더 열심히 해보자.
남들보다 먼저 해 보자란 생각을 가지고 실천을 하려고 노력은 한다. 물론 잘되지는 않지만 계속 그런 마음으로 살면서 실행을 하다 보면 조금 더 향상된 나를 만들어 가지 않을까?
벼락치기 삶이 아닌 꾸준히 진정성 있게 파고드는 삶. 어쩌면 그런 삶이 살맛 나는 삶을 만들어 주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본다. 그런 능력을 가진다면 좀 더 전문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테니 아등바등 살아가는 삶에 지금보다는 보다는 모든 면에서 조금 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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