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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Feb 12. 2024

무질서 속 질서, 가끔 숨이 막히는 이유

그날 순간의 기억 그리고 기록들

지나고 난 뒤 돌아보니 여전히 혼돈 속에서 보낸 일주일. 그 끝에 서서 한주를 돌아본다. 혼돈 속의 하루하루는 모두 소중한 날이었고 고마운 날이었지만 나는 소중함을 알지 못한 채 오늘에 와 있다.


그 혼돈 속에서도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하루하루를 견디기 위한 루틴 덕분일 것이다. 그로 인해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지키며  살아간다고 믿는다.

그런데 정말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무질서 속 질서가 있을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질서조차 무질서가 아닐까?


매일 만나는 무질서의 장. 그곳. 서울 지하철은 늘 무질서하다. 오죽라면 지옥철이라 부를까. 지하철의 역사도 열차도 수많은 사람들을 집어삼키고 쏟아내기를 무한반복하는 기계와 같다. 규칙이라고는 그게 전부인 것 같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을 암묵적인 규칙으로 질서를 만들며 살아간다. 그것을 질서라고 부르기엔 황당할지 몰라도 질서는 분명하게 존재한다.

백팩을 등에서  앞쪽으로 고쳐 매어 타인을 배려하고, 임산부의 자리를 비워두고,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이동할 때 우측 보행을 하며 질서를 만들고 자리 잡게 한다. 가끔은 유감스럽게도 무질서를 즐기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지하철, 그곳으로부터의 시간과 공간을 이동해 있는 곳은 질서와 규칙이라는 공기로 가득 찬 사무실이다. 이곳에서 무질서는 어떤 것인지 머릿속을 빠르게 검색해 찾아보려 하지만 무질서라는 결과는 검색되지 않는다. 조금 더 고급 검색을 해야 무질서라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만큼 질서 정연한 곳이다. 그래서 가끔 숨이 막힌다.


질서라는 말을 이런 상황에 비유하자니 자유를 빼앗긴 느낌이 들기도 한다. 보이지 않지만, 아무도 억압하지 않지만 억압을 당하고 있는 것 같고 숨이 막힐 것 같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이 숨 막히는 순간순간들을 버티게 해 주는 것은 역시 돈이다. 매월 기다려지는 월급날이다.

정말로 돈 때문에 우리는 직장에서 규칙과 규범이  내세우는 질서를 지키며 살아간다. 직장에서 무질서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면 그 자리에 오래 머물 수 없다. 스스로 짐을 싸던가? 회사가 짐을 싸게 민들 것이다. 돈보다 다른 것을 추구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는 돈 때문 일거다.

아이들이 출가할 때까지 버텨야 하는 곳이 나에겐 직장이다. 질서 앞에 순응해야 한다.



따뜻해진 날씨의 유혹에 빠져 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갔는데 귀가 시리다. 유혹에 넘어간 도시의 빌딩 사이를 걷다 보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위를 오고 가는 차들과 사람들은 무질서 속에서도 아슬아슬하게 사고 없이 질서를 만들어 낸다. 우리 인생에서도 늘 그렇게 위험한 것들, 피해야 할 것들살피고 헤쳐나가며 무사히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국가가 사회가 만들어 놓은 규범과 규칙 속에서 그것들을 준수하며 살아가고 인간으로서 해야 할 마땅한 도리라는 규범 안에서 오늘을 살아내고 내일을 기약한다. 그 외 누군가 정의하지 않은 무질서한 규범과 규칙들은 국가, 사회, 전통 등으로부터 무의식 속에서 상속을 받거나 수정을 하여 적용하며 살아간다.

무질서를 질서로 만들면서..


24.02.02 그날, 순간의 기록들 정리
그림 : MS Copilot이 이 글을 주제로 그려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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