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프레임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by 노연석

가장 소중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지나 간 시간 속에 있을까?

지금 이 순간일까?

아니면 미래에 다가올 어느 한순간일까?


나라는 사람은 모든 순간들이 이어지고 쌓여서 존재하게 된다. 모든 순간이 존재의 이유이고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는 시간 동안 출근이라는 목적에 늦지 않게 도착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온 힘을 다해 준비를 한다.


아침 6시에는 집을 나서야 하기에 세수를 하는 동안에도 오늘 입고 나갈 적당한 옷을 생각해 두고 옷을 고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시계를 보고 또 본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서둘러야 하고 서두르다 보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기도하고 무언가 빠트려 하루를 망쳐 버리게 되기도 한다.


버스를 타러 걸어가는 길 위에서도 머릿속은 온통 버스 시간에 늦지 않게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만큼 시간에 쫓기며 다른 생각들이 침범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버스에 올라서면 마음이 편해지지만 피로가 가시지 않은 날에는 잠을 청하기도 하고 나름 괜찮은 날에는 멍 때리며 생각을 하기도 하고 책을 보거나 지금처럼 글을 쓰기도 한다. 버스라는 공간에 갇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 본다.


환승을 하는 지하철은 전쟁터다. 나와 같은 아침을 시작한 사람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와 지하철 승강장을 객실을 가득 매우며 같은 목적지로 향한다. 이 순간에 머릿속에 찾아오는 생각은 어떻게든 열차에 오르고 앉을자리가 있는지 재빨리 탐색을 하고 없으면 자리가 날만한 곳을 스캔하고 그 앞으로 가서 손잡이를 잡고 흔들리는 열차에 몸을 맡겨 리듬을 타 본다. 자리가 나면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빠르게 확인하고 앉는다. 여유 있게 펼쳐든 책을 몇 줄 읽지도 못했는데 내려야 해서 책을 덮는다. 가끔은 책 속에 빠져 하차해야 할 곳을 놓치기도 하고 허겁지겁 간신히 닫히는 문틈으로 빠져나오기도 한다.


출근길 위에 모든 순간들에 그 순간에 해야 할 것에 집중하고 그것만을 위해 최선을 다 한다. 그 시간들 뿐 아니라 어떤 일을 해도 그 순간에 필요한 생각을 머릿속에 채우고 다른 생각들은 어딘가 저장소에 자장 해두고 필요한 순간에 꺼내어 온다.


그 순간순간들이 이어지고 쌓으며 살아가는 것이 삶이기에 모든 순간은 소중하다. 과거의 순간도 현재도 미래의 순간들 모두 나를 만들고 존재하게 하는 것이기에 소중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순간은 다른 생각들을 밀어내고 무언가를 하거나 집중하고 있는 이 순간이다.


늘 반복되는 순간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지 않은 창의적인 순간, 지식을 쌓는 순간, 감사하는 순간, 사랑하는 순간과 같은 순간들이 나라는 사람을 점점 더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어 간다.


모든 순간은 소중하다.

과거도 지금도 내일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모든 과정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