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했던 편의점
매일 지나다니는 한적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골목 끝나갈 즈음에 규모가 꽤 되고 그 앞에 데크가 4개나 있는데 늘 깔끔하게 정돈된 편의점 하나가 있다.
물건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편의점 이용을 꺼려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술을 자주 마시던 시절. 4캔에 만원 하는 좋아하던 수입 맥주를 마실 수 있어 자주 이용을 하곤 했지만 조금씩 가격이 오르면서 편의점 이용을 하지 않게 되었다.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되었는지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15년을 끊었던 담배에 손을 대게 되면서 편의점을 다시 이용하는 고객이 되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담배 외 다른 물건들을 사는 일은 거의 없다.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담배가 떨어져 출근길 골목 끝자락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담배 한 갑을 사는 동안 편의점 이용에 서툴고 이름이 어려워진 담배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머릿속이 헤매는 동안의 편의점 사장의 태도가 너무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만 담배를 사가지고 나와 불을 붙이고 있는데 쫒아나와 아무 데나 꽁초를 버리지 말라는 듯 한 소리를 하는 바람에 아침부터 기분을 다운시켰다. 사장의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아직 한 모금도 제대로 빨아들이지도 못한 상황이라 속으로 뭐 이런 편의점이 다 있나?라고 혼자 속으로 중얼거리다. 알겠다는 한마디를 담배 연기와 함께 내뱉었었다.
다시는 그 편의점은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그 후로 그 편의점은 더 이상 이용하지도 않고 그곳을 지날 때마다 그 사장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기도 하고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보기도 했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파리가 날리 정도는 아니었다. 한적한 골목에 있어서 그런 것인지 그 사장의 불친절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편의점에 작은 현수막이 걸려있다.
폐점 세일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내가 가졌던 그 마음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가졌었다면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폐점의 원인은 사장일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안에 들어있는 한 자아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기는 하다. 더 목이 좋은 곳으로 이점을 할 수도 있고 내 생각과 다르게 돈을 많이 벌어 그만두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 그 편의점은 소설의 제목과 같은 불편한 편의점으로 기억이 남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태도이고 말투 일 것이다. 무뚝뚝한 표정, 감정 없이 튀어나오는 인사말, 사람의 마음을 묘하게 기분 나쁘게 만드는 말투. 그 사장에게서 느꼈던 그날의 감정이었지만 폐점이라는 문구는 좀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나 또한 그 사장과 같은 태도와 말투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다르지 않다. 내가 그 편의점의 사장이었다면 어쩌면 훨씬 더 빨리 폐점을 했을지도 모른다.
한결 따뜻해진 바람에 기분 좋게 출근하던 오늘 이 길에서 만난 그 문구가 하루 종일 머릿속에 맴돌 것 같다.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지만 그 골목의 끝자락에 아직 남아 있는 한파는 내 마음속 어딘가 아직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은 생각과 다르지 않아 맘이 더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