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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바다

공동체, 만남과 이별

by 노연석

고요하고 잔잔해 보이는 바다 그 아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살고 있었다.


새로운 바다를 만나고 처음 얼마간의 시간 동안 눈에 보이는 것들만으로 그 바다는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했다. 고요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바다인 듯했다.


그 바다가 고요를 깨트리고 요동 치기 시작했을 때 아닐 거야 우리 생각이 틀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마음을 다독여 보지만 아닐 때가 있다. 틀렸을 때가 있다.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그 바다가 다시 고요한 상태로 돌아가 우리가 바라던 그 고요함을 유지해 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누군가에게 그 바다는 그래도 기다리면 다시 잠잠해질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않으면 바닷속으로 침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론은 한순간의 실수로 그 바다에 삼켜져 버릴 수도 있기에 그 바다를 버리기로 결정을 한다.


누구의 생각이 맞고 틀리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들 모두 통상적인 관념에 따르기를 바랐다. 그 바다를 버린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다만 또다시 고요의 바다를 찾아 떠나야 한다는 것에 힘을 빠지게 할 뿐이다.


결국 그 바다를 버리고 떠나온 사람들에게 그 바다는 지나가는 한 순간의 해프닝이 되어 버렸다. 또다시 고요의 바다를 향해 떠난다.

어떤 바다를 만나더라도 그 아래 무엇이 잠자고 있는지는 그곳에서 머물며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지만 도전해 보고 결론을 내린다.


수많은 바다를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했지만 어제 만난 그 바다는 지금껏 만난 바다 중에 가장 험악했었다.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 그 바다에 머무를지 머무르지 않을지는 각자의 판단으로 결정을 하면 되지만 어느 쪽도 후회는 남기 마련이다. 세상의 중심은 나다. 어느 쪽을 택해도 그 상황에 맞게 살아가면 되지만 결국 나 자신에게 이득이 될 것 같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세상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가다 결국 후회만 남게 된다.


오늘도 내가 만나는 바다가 폭풍에 성탄 파도를 가진 바다가 아닌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를 가진 바다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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