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속에 잠자던 필름 카메라의 잠을 깨웠다.
정말 오랜만에 세상의 빛을 본 카메라 다행히도 작동을 한다. 기능 설정을 위한 액정화면에는 잉크 같은 것이 번져서 확인하기 어려워 기본 기능만 사용을 해야 할 것 같다.
이 카메라로 큰 아이까지는 사진을 찍어 줬던 것 같다. 집에 현상 해 놓은 필름 사진들의 대부분이 이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 큰 아이가 이 카메라를 보더니 찍어 보고 싶다면 건전지며 필름을 구매했다. 이 카메라는 전에 한번 다른 글에 올린 적이 있는데 그때는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 줄 생각은 못해 봤고 이렇게 실제로 사용을 하게 될 거라고는 지금까지도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36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필름
아직 필름은 팔리고 있다. 코닥, 후지, 아그파 같은 제조사가 만든 필름을 사용하고는 했었는데 코닥은 아직 필름을 만들고 있나 보다.
카메라 뒷면 뚜껑을 열고 필름을 잘 맞춰서 넣고 뚜껑을 닫으니 필름 감는 소리가 난다. 신기하게도 고장이 나지 않고 작동을 하다니.
지지난주 처가에 갔다가 이 카메라를 들고 선유도 잠시 들러 아이들은 풍경 사진도 인물 사진도 이것 찍으며 한 것 흥이 돋아 있었다. 아직 필름 몇 장이 남아있어 현상소로 보내지는 않은 것 같다. 나도 오랜만에 따근따근하게 현상된 사진을 보고 싶다. 제대로 찍히고 잘 나왔는지도 궁금하기도 하다.
요즘은 필름 사진을 현상할 수 있는 사진관도 주변에 찾기 힘들어 택배로 보내고 사진을 다시 택배로 받는 것이 시간은 좀 걸려도 편하다. 그 옛날 사진관이 많던 그때보다 더 불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필름 카메라를 찍는 사람도 몇 명 되지 않을 테니 찍는 자가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이지만 이런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기도 한다. 처음 접하는 필카로 사진 찍기, 그동안 스마트폰의 카메라에 익숙해져 있는 세대라 신기하고 흔한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큰 아이가 선유도에서 필카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을 찍을 때 디지털카메라처럼 사진을 찍고 잘 나 왔는지, 흔들리지는 않았는지 확인을 할 수 없으니 답답하기는 하지만 그런 맛이 있고 재미도 있어 촬영 후 인화까지 기다리는 맛도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사진은 찍어도 현상도 거의 하지 않고 SNS에 공유를 하거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을 해 둔다. 언제든지 꺼내어 볼 수 있고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디지털 인화지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잘 나가던 카메라, 필름 회사들은 대부분 디지털카메라의 강자들에게 쫓겨나 부도가 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심지어 이제는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기능의 향상과 사용 편리성 때문에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 등 디지털카메라 시장도 위협을 받고 있다.
오랜만에 필름 카메라의 뷰 파인더로 보는 세상은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해 주었고 덕분에 짧지만 가족들과 추억 돋는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