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변이도 검사 중…
잠시 동안이지만 몸을 움직이지 말고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낀다. 몸을 움직일 수 없으니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창 밖으로 내려다 보니는 도로 위에 자동차들도 빨간불을 만나 멈춰 서 있다. 내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려져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하다. 그러나 머릿속에서는 더 많은 생각들이 피어나고 시들어 간다.
죽는 날까지 쉼 없이 움직이고 멈추기를 반복하며 살아가야 한다. 때로는 지금처럼 꼼짝 못 하는 상황을 만나기도 하고 열심히 뛰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삶을 살아내기 위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쉬지 않고 앞으로만 나아간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번아웃이 오기도 하고 삶에 지쳐 쓰러지고 나서야 비로소 삶이란 무엇인가? 고뇌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닥쳐 고뇌하기보다 가끔은 움직임을 멈추고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때를 놓쳐 세월이 흐르고 흐른 뒤 뒤늦게 만나게 되는 것은 후회다. 누구나 쉼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것 뒤에 맞이하는 것이 후회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짧은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 중에 하나가 “나는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는가?”였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생각은 “후회는 해서 무엇하냐? 였고 “후회할 시간에 후회가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살자.”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살아가느라 이런 생각들 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소위 말하는 먹고살기도 바빠서이다. 바쁘고 고된 삶을 살아가야 하기에 쉼은 사치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내려놓지 못한다. 누구에게나 이런 시간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강제로라도 쉼을 만들 필요가 있다. 후회 없는 살고 있는 것인지?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한 번쯤 돌어 봐야 세월이 흐르고 흐른 뒤에 작은 후회를 만날 수 있다.
잠시 움직일 수 없었던 시간은 휴식이 되어 주었다. 그 휴식의 시간이 어쩌면 미래의 나에게 후회가 작아지도록 만들어 주는 마법 같은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가끔은 다람쥐 챗바퀴와 같은 일상에서 튕겨져 나와 다른 세상을 바라보고 내가 돌리고 있던 챗바퀴도 바라보며 계속 그 안에서 계속 발을 구를지 생각을 해 봐야 하는 시간이 있어야 후회를 작게 만들고 나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지 않는다.
내가 튕겨져 나온 챗바퀴를 바라보고 있어도 사실 다시 돌아가야 할 생각이 앞서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쉽게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아무런 해답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 하겠지만 그런 생각을 시도했다는 것 만으로 잘한 것이다.
나는 가끔 그 챗바퀴에서 튕겨져 나와서 절로 향할 때가 있다. 종교는 없지만 종교가 주는 혜택을 가끔 누리기 위해 템플 스테이를 하고 그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낸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런 시간을 가진다고 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소한 지친 몸을 좀 쉬게 해 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기력을 회복한 몸은 일상으로 돌아가도라도 좀 더 힘을 내서 생활할 수 있다.
지금은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못하고 있지만 일상에서 나를 위한 온전한 시간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명상이다. 가만히 앉아서 머릿속의 생각들을 비워내고 다시 오만 생각들이 스며들면 비워 내기를 반복하며, 긍정적인 생각들로 채우다 보면 삶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어딘가 멀리 떠나지 못하더라도 짧게라도 명상을 시간을 꾸준히 갖는다면 변화를 만나게 된다.
나는 하루에 만보 이상을 걷는다. 예전에는 일부러 집 앞 정류장에서 내리지 않고 2~3 정거장 전에 내려서 일부러 걷기도 했었다. 걷다 보면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길거리에 펼쳐진 풍경들을 보면서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고민스러운 생각들에 좀 더 집중해서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기도 한다. 너무 많이 걷다 보니 무릎에 이상이 생겨서 이제 일부러 걷지 않지만 뭔가 고민이 있다면 일부러 걸으면서 정리를 하는 것도 나에게 숨 쉴 구멍을 만들어 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아주 잠시 몇 분이라도 온전하게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가지는 미움과 후회를 덜어 줄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