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북프로 16인치 2019년형
17인치 맥북이 그립다
과거 17인치 맥북프로가 있었다. 13인치 맥북에어를 사용했던 나에게 17인치는 그야말로 광활하게 느껴졌다. 직접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저 정도 사이즈의 화면에서는 뭐라도 다 가능할 거 같았다. (장비충)
하지만 17인치는 사라졌고 한동안 맥북프로의 가장 큰 사이즈는 15인치였다. 그러던 중 2019년 말 16인치 맥북프로가 출시되었다. 이전에도 소문은 있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출시를 하였고 15인치 맥북프로를 구입한 지 1달밖에 안된 회사 동료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였다.
17인치까지는 아니지만 화면을 더 넓게 쓸 수 있다는 점, 대리석 바닥을 내리치는 키감의 키보드가 교체되었다는 점만 하더라도 매우 끌리는 제품이었다.
늘 그렇듯 가지고 싶은 건 비싸고, 비싸고, 비싸다. 애플은 늘 그랬다. 개인적으로 구매하기에는 엄두가 안 났고, 3년간 사용한 맥북프로 15인치는 점점 미워 보이던 때…여차 저차 해서 이직을 하게 되었고 지금 이 글을 16인치 맥북프로로 쓰고 있다. 역시 사람일은 모를 일이다. (회사 소유라 애정이 반밖에 안 드는 거는 아쉽다. 박스를 열 때 어쩜 그리 덤덤하던지..)
ㅆㅆ2
6개월을 써봤다.
맥북프로는 15인치도 무겁고 16인치도 무겁다. 15인치의 경우 다른 15인치 고성능 랩탑 대비 가볍다는 말도 있었지만 1Kg 초반이 아닌 이상 그 어떤 말을 해도 무거운 건 무겁다. 그래서 애초에 무게에 대한 기대는 없었고 그나마 화면 사이즈 증가와 배터리 용량 증가 대비 체감되는 무게는 15인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16인치가 가벼운 편이 아니라 그냥 똑같이 무. 겁. 다)
화면은 확실히 커진 느낌이 든다. 단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사실 15인치도 외장 모니터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화면이 답답하다는 경험은 별로 없었다. 개인적으로 커진 화면으로 인해 마음에 드는 부분은 좁아진 베젤이다. 윈도 계열의 톡 하면 부러질 거 같은 괴랄한 베젤 두께보다 어느 정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두께감이 더 좋다. 1인치의 증가가 작업 영역 확대로 체감되지 않지만 얇아진 베젤로 뭔가 좀 더 최신 제품을 쓴다는 경험을 준다.
이번 맥북프로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키보드. 직접 써보니 그렇게 많이 이야기할만하다. 기존의 나비식 키보드도 좋았다는 사용자가 있지만 난 아니었다.
대리석을 두들기는 느낌은 만 원짜리 싸구려 키보드의 키감을 그리워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그런지 이번 키보드 변화는 정말 바람직하다. 서피스와 같은 쫀쫀함은 조금 부족하지만 기존에 비해서는 엄청난 개선이니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ESC키의 독립도 매우 긍정적인 변화지만 개인적으로 이 터치 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았으면 한다.
랩탑은 보는 시각으로 활용하는 디스플레이 부분과 촉감으로 활용하는 키보드 영역이 있다. 그 경계를 애매하게 섞어놓은 것이 터치 바라고 생각한다. 간단히 말해 손의 촉감을 중심으로 조작하는 영역에 한 번 더 쳐다봐야만 하는 과정이 추가된 셈이다.
잘 활용하는 앱이 있다면 모를까 전세대 15인치 맥북프로를 포함해서 한 번도 이 터치 바를 제대로 활용한 적이 없다. 확장 디스플레이가 될지 확장 키보드가 될지 빨리 방향이 정해졌으면 한다. 지금은 너무도 어중간하다.
스피커 기술로는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던 애플인 만큼 지난 15인치 맥북프로의 스피커는 제약된 공간에서 만들 수 있는 가장 극단의 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더 발전했다. 본래 좋았던 게 좀 더 좋아지면 그 차이를 알기 어려운데 이건 그 차이가 느껴질 정도다. 조용한 방에서 맥북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며 작업하는 경험은 정말 일품이다. 무시무시한 놈들..
괜찮은 배터리 사용시간, 여전히 좋은 트랙패드는 기존 15인치 모델도 좋았던 부분이라 개선된 느낌은 별로 없었다. 마감이야 말할 것도 없는 애플인 만큼 만듦새 또한 훌륭하다. 어느 유튜버가 그랬다. 하나의 기능을 특출 나게 만드는 것은 쉽지만 전반적인 기능을 상향화 시키는 게 어렵고 그게 그 브랜드의 플래그십이라고. 매우 공감되는 말이고 딱 맥북프로에 해당하는 말이다.
ㅆㅆ3
디지털 노마드 필수품
집에서는 아이맥을 쓰고 있어서 현재 회사에서만 주로 사용하고 있다. 업무 특성상 여러 작업을 해야 하지만 무엇을 하든지 딱 하나만 챙기면 된다. 맥북프로다. 한 곳에서 일하는 것보다 장소를 바꿔가면서 업무를 보는 스타일이지만 배터리 시간도 아쉽지 않아 장소를 이동해도 충분히 작업이 가능하다. 창을 많이 띄워도, 프로그램을 여러 개 열어놓아도 쾌적함을 준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선택한 모델이 고급형인 만큼 사용하는 프로그램 모두 쾌적하게 사용하고 있다. 4K 영상 출력 시에는 확실히 기존 15인치 맥북 프로보다 빠르다. 한마디로 내가 하는 작업 대비 넘치는 스펙이다. 다만 외장 모니터 연결, 어쩌다 필요한 마우스 사용 시 줄줄이 달고 다녀야 하는 젠더는 아직까지도 적응이 안된다. 아마 이건 계속 불편할 거 같다.
맥북프로, Anything else?
칩셋의 발달,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예전처럼 프로 모델과 일반 모델의 경험 차이는 많이 좁아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무거운 작업을 주로 하는 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지만 나 같은 경우는 조금은 느려도 맥북에어에서도 관련 작업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업무의 경험 차이는 많이 좁혀졌지만 제품 자체의 경험은 여전히 맥북 프로답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디스플레이, 가장 고품질의 스피커, 가장 고성능은 앞으로도 보급형이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남을 것이다.
딱 한대의 맥을 사야 한다면? 주저 없이 맥북프로를 추천한다. (확실히 회사 소유 컴퓨터라 비싸다는 말을 안 하긴 안했다.)
쓰고쓰기 - 써본 제품만 다룹니다. 저도 최신 제품 써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