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나물 May 19. 2020

금 투자하기

금 값이 금 값

왜 금인가?

 얼마 전에 레이 달리오의 4계절 포트폴리오에 대해 짧게 소개한 적이 있다. 그는 현금은 쓰레기이며, 금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워런 버핏은 오히려 금 투자에 비관적이다.) 그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요즘처럼 불안한 시국에는 금이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사랑받기 마련이다.

 우선, 금이 왜 안전 자산인지를 이해하려면 돈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쓰는 '돈'은 '화폐'라는 거래 수단이다. 옛날에는 화폐 대신 금으로 거래를 하곤 했는데, 금을 가지고 다니면 무겁고 성가시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고안해낸 방법이 이거다. 위탁 장소에 내 금을 맡겨놓고 얼마의 금을 맡겨놓았다고 증서를 받는다. 그 증서를 들고 가서 필요한 재물을 사고, 그 재물을 판 사람은 그 증서를 위탁 장소에 가면 금으로 다시 바꿀 수 있었다. 이 위탁 증서가 '화폐'로 진화하게 되었고, 이 위탁 장소는 '은행'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은행들은 금고에 금을 쌓아두고 금으로 바꿔줄 수 있는 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화폐 시장의 기원이지만, 현재 은행들은 '경기부양책'이란 명목 하에 소지하고 있는 금과 별개로 '화폐'를 찍어내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처음에 미국 은행이 달러를 발행할 때에는 1달러를 가지고 1g의 금으로 바꿔주었다. 현재, 미국 은행은 금도 사지 않고 1달러를 자꾸 찍어낸다. 1달러의 가치는 하락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1달러를 가지고 바꿀 수 있는 금의 무게는 1g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국 은행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한 은행이고, 흔히들 '기축통화'라고 부르는 가장 안전한 화폐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양적완화를 시작한 이상, 달러보다 더 안전한 '금'으로 투자가들은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 어떻게 살까?

금을 사는 방법은 크게 3가지 정도인 것 같다.

 첫째는 금괴를 사는 것. 한국 조폐공사, 은행, 증권사 등에 가면 금괴를 살 수 있다. 무게당 시세에 맞춰 반짝이는 금을 사는 것이다. 장점은 차익에 대해 비과세이다. 단점은 매입 시 10%의 부가가치세를 내는 것과 보관 방법이다. 금을 직접 가지고 가서 팔아야 한다는 점에서 현금화하는 것도 조금 힘들 것 같다.

 둘째는 금을 사서 통장에 넣어두는 방법. 흔히들 골드뱅킹이라고 하는데, 거의 모든 은행에서 제품이 출시되어 있다. 내가 낸 돈만큼 그날의 고시 가격에 맞춘 금을 통장에 기입해 준다. 그날 내가 10g어치의 금을 샀다면, 통장에 10g을 적어주는 방식이다. 장점은 0.01g 단위로 매입이 가능해서 소액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단점은 현물거래와 같이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며, 5% 정도의 취급수수료를 내야 한다.  거의 모든 은행이 이 제품을 가지고 있는데, 특이한 건 달러로 매입한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하면, 환율에 대한 리스크도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고객이 직접 인지할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다. 최근 추세가 달러가 오르면 금 값이 떨어지고, 달러가 떨어지면 금값이 오르니 장기간으로 보면 크게 의미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알아보니 KRX 금 거래소에서 금을 사면, 매매 수수료가 0.3% 정도이고, 가격은 시세에 맞춰 매입 가능하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아니라서, 장내거래 시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도 면제된다. 다만, 현물로 인출할 때에는 10%의 부가가치세와 개당 2만 원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시장 안에서 거래만 한다면 KRX 금 거래소가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금도 한국 조폐공사가 보증하는 99.99% 고품질 금이라고 하니 무언가 든든하다. 단점은 최소 구매 단위가 1g으로 은행 골드뱅킹보다 단위가 좀 커서 부담스럽다는 것 정도가 다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장점만 모아놓은 방법이랄까.

 마지막으로는 금과 관련된 펀드들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실물 금 가격에 연동하는 펀드(ETF, ENF)와 금 원자재에 연계되는 파생 상품(DLS, DLF)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ETF는 실물 금 가격에 연동한다. 이 외에 인버스, 레버리지 또는 선물 지수에 연동하는 ETF들도 있다. ETN은 상품이 파산하면 증발할 수 있으므로, 고려하지 않았다. DLS는 derivatives 즉 파생 상품이다. 금 DLS는 금이 아닌 금의 변동성에 베팅을 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채권(securities)이다. 금이 이 정도 가격 안에서 움직일 것 같으니 이 정도의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거래인데, 반대로 말하자면 금 가격이 폭락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은행이 만든 DLS를 증권사가 펀드 형태로 만들면 DLF가 된다.  얼마 전 독일 국채 DLS 사태가 파생 상품을 안전하다고 속여 팔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장에서는 상당히 위험할 것 같아서 배제했다.

 결론은 나는 KRX 금 거래소를 통해 실물을 직접 거래하거나 금 가격 연동 ETF를 통해 투자할 것 같다.

출처:KRX 한국 금 거래소


금 ETF

 한국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ETF들은 대부분 환율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금값은 10%가 올랐는데, 환헷지로 인해서 ETF 수익률은 고작 1%라는 뉴스를 보니 좀 허탈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투자했는데, 남들 버는 만큼 나는 못 벌다니. 이럴 거면 KRX 금 거래소를 통해 실물을 직접 사는 방법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미국 시장에 상장된 ETF들을 살펴보았다. 직접 금을 '직접' 거래하는 ETF만 비교해 보았다.

 

출처: ETFdb.com

 GLD는 규모가 큰 대신 가격이 비싼 편이다. 다음 규모인 IAU의 경우 주식당 가격이 저렴하면서 하루 거래량이 GLD의 2배라 상당히 끌린다. 이런 점 때문에 SPDR에서도 GLDM을 출시한 것 같다. 하지만, GLDM 이하는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별로 끌리지가 않는다. 만약 금 ETF를 구입한다면, iShares의 IAU를 구매할 것 같다.


iShares Gold Trust (IAU)

- 발행사: Blackrock

- 브랜드: iShares

- 보수: 0.25% (매년, 싼 편은 아니다.)

- 배당: 0원 (금이 알을 낳는 건 아니니까, 이 점이 버핏이 금 투자를 꺼리게 만든 것 같다.)


금, 얼마에 사야 할까?

  어떻게 살지는 대충 판단이 섰는데, 얼마에 사야 할지는 여전히 미궁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로 금 값은 정말 금 값이 되었다. 근 100년간 금값의 변화는 아래와 같았고, 버핏이 콕 집어 이야기한 것처럼 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사놓고 그냥 바라만 봐야 하는 돌덩이에 불과할 수도 있다. 현재 불안한 시장은 금 투자에 매우 우호적인 환경이긴 하나 오랫동안 금 값이 똥 값이었던 걸 생각하면 선뜻 주머니가 열리진 않는다. 아마 배당에 관심이 많은 나는 한 동안은 금을 주머니에 넣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안전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IAU는 정말 매력적인 ETF일 것 같다.

출처: macrotrends.com


 참고:

금현물거래 계좌 개설 안내

http://regulation.krx.co.kr/contents/RGL/08/08010203/RGL08010203.jsp


자료:

금 선물 대 금 ETF

https://www.cmegroup.com/ko/education/files/metals-whitepaper.pdf

저도 금 현물은 처음이라

https://blog.naver.com/how2invest/221548571098

금 투자 방법 5가지 장단점

https://blog.naver.com/jamdoong/221622221769

한 달간 금값 3% 올랐는데, 금 ETF 수익률은 왜 1%?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36566622559440&mediaCodeNo=257

IAU ETF report

https://www.etf.com/IAU

매거진의 이전글 S&P 500 ETF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