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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나물 May 24. 2020

돈의 힘

윤리적 소비와 도덕적 투자

나쁜 투자

 내가 마지막으로 제출한 논문은 'Drivers and barriers in the adoption of fair trade in firms: A study case in three companies' 였다. 이 논문을 쓸 때만 해도 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행되는 나쁜 일들에 무지하기 때문에 비도덕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믿었다. 그래서 공정 무역을 도입하는 프레임 워크를 제안했다. 공급자들에게 '사업의 지속성'과 '공존'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숨겨져 있던 가치를 장부상에 표기해준다면 누구나 공정무역을 선택할 거라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오늘은 아마존의 비도덕적인 영업 행태를 알고 나서 좀 더 나은 ETF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아마존은 시가총액이 세계 top 5안에 엄청난 회사이며,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 크게 성장했다. 서점에서 시작해서 물류, 클라우드 컴퓨팅, OTT까지 다양한 사업군을 가지고 있고, 무인 계산 점포, 무인배달 등 다양한 혁신을 리딩 하는 뛰어난 회사이다. 하지만, 아마존을 훌륭한 회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물류창고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비용보다 일사병으로 쓰러진 직원을 구급차로 이송하는 비용이 더 싸기 때문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는 회사. 코로나로 직원들이 죽어감에도 사실을 은폐하고 주변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는 회사. 임산부에게 9시간 동안 일어나서 일하기를 종용하는 회사. 화장실 가는 시간마저 관리하려 팔찌를 채우는 회사. 이 모든 회사는 아마존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노동자이며, 투자자이며 또한 지구의 구성원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부당한 희생으로 우리가 혜택을 보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B2C 제품들은 일찍이 비도덕적 행위들이 리스크임을 감지하고, 이러한 부분들을 빠르게 시정해나갔다. 아디다스는 어린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축구공을 기우는 일을 금지했고, 스타벅스는 공정무역을 통해서 원두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B2B 제품들은 이러한 리스크에서 민감하지 않다. 기관과 투자회사들이 주 고객인 주식 시장 역시 '기업의 도덕성' 보다는 '소비자 여론'이라는 측면에서 이 문제를 다룰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아마존 주식은 상승 중이다.


그럼에도 윤리적 투자

 많은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회사들을 발굴하고 이익을 취하는 것이 어쩌면 투자 본연의 목적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좋은 일을 바르게 하는 회사에 힘을 보태고, 사업이 잘되어 함께 수익을 나누었으면 한다. 그래서 윤리적인 회사로 이루어진 ETF 들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iShares MSCI KLD 400 Social ETF (DSI)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ESG) standpoint 점수에 의거하여 사업을 친환경적으로 수행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400개를 선별하여 만든 ETF이다. 페이스북,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버라이즌, 디지털 리얼티, 힐튼, 풋로커 등 다양한 산업군에 다양한 회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 발행사: Blackrock

- PER: 19.79

- 보수: 0.25%

- 배당금: 0.518 (2020-03-25)

- 배당률: 1.54%

- 배당 주기: 분기별

- 포트폴리오:

출처: etf.com

- 비교:

  다양한 섹터의 400여 개의 회사로 구성되다 보니 S&P500(Vangard, VOO) 지수와 비교했을 때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IT와 Heatlhcare 섹터 비중이 높은 편이라 최근에는 소소하게나마 수익률이 아주 조금이지만 더 높다. 아쉬운 점은 VOO의 보수는 0.03% 반해, DSI는 0.25%나 된다는 점이다. 보수율이 조금만 더 낮다면 좀 더 많은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우리 가족이 어딘가에서 저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 조금이라도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한 번쯔음 고려해볼 만한 ETF이다. IT와 Healthcare 섹터 비중이 높아 QQQ와도 비교해보았다. 아무래도 금융과 소비재의 비중이 꽤 있다 보니 QQQ와의 비교는 역시 무모했다.


출처: etf.com


iShares MSCI ACWI Low Carbon Target ETF (CRBN)

 탄소 배출이 적은 회사들을 모아서 만든 ETF이다. 윤리적인 측면도 만족스럽지만 투자적인 측면에서도 탄소배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 투자해볼 만한 ETF인 것 같다. 다만 트럼프가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한 이후로 시장성 자체에 많은 의문이 생기긴 했지만, 결국은 탄소 배출은 큰 화두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 발행사: Blackrock

- PER: 16.23

- 보수: 0.2%

- 배당금: 1.529 (2019-06-17)

- 배당률: 2.54%

- 배당 주기: 반기별

- 투자회사 수: 1343

- 포트폴리오: 회사수도 많지만 다양한 나라의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출처: etf.com

- 비교:  탄소배출권과 관련해 있다 보니 IT회사들이 많이 포진해있으며, 비도덕적인 아마존도 들어가 있다. 이 ETF는 윤리적인 접근보다는 탄소배출권이 실제적으로 경영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 때, 사업성에 조금이라도 적게 영향을 받는 기업들끼리 모아뒀다는 접근이 맞을 것 같다.


SPDR S&P 500 Fossil Fuel Reserves Free ETF (SPYX)

 S&P 500 회사들 중 화석 연료를 쓰지 않는 회사들을 모아놓은 ETF이다.

- 발행사: State Street Global Advisors

- PER: 17.79

- 보수: 0.2%

- 배당금: 0.33  (2020-03-23)

- 배당률: 1.83%

- 배당 주기: 분기별

- 투자회사 수: 483

- 포트폴리오: S&P500 회사 거의 대부분과 거의 비슷하다.

- 비교: 화석연료 특히 석유 관련 주들이 대거 폭락하고 가격을 찾지 못해서인지 코로나 사태 이후 수익률이 SPY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SPY가 거의 300달러에 달하는데 반해, SPYX는 75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매입이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ETF이다.

출처: etf.com


 아마존에 투자하고 싶지 않아서 알아보기 시작한 ETF들이므로 최종적으로는 DSI가 내가 찾던 ETF에 가장 알맞은 ETF이다. 수익률은 SPYX와 DSI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S&P500 지수보다 아주 조금 나은 수익률을 보여주기도 했다. SPY 가격도 부담스럽고 아마존 같은 회사에 투자하고도 싶지 않은 나에게 DSI는 매우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아주 느리지만 세상은 조금씩 바른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내가 가진 부는 세상을 움직일 만큼은 아니지만 나부터 바른 선택을 해나가는 방향성이 의미가 있다고 믿고 싶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마존 같은 회사엔 1$도 주고 싶지 않다.


출처:

The ethical issues of Amazon

https://ethicalunicorn.com/2019/01/12/how-ethical-is-amazon/ 

My Love-Hate Relationship With Amazon Stock

https://investorplace.com/2019/10/my-love-hate-relationship-with-amazon-stock/

7 of the Best Socially Responsible Funds

https://money.usnews.com/investing/slideshows/7-of-the-best-socially-responsible-fu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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