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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재선 Feb 18. 2020

사람에서 사물로, 인터넷의 진화가 시작되다

얼마 전 사물인터넷 확산을 위해 사물인터넷 전용 통신망 구축 및 이를 위한 SKT의 로라(LoRA)와 KT의 LTE-M 방식간에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는 뉴스가 발표되었다. 더불어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의 900㎒ 대역 출력기준의 상향과 다양한 지원책 확대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이런 뉴스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바로 지금까지의 통신망이 사람 중심의 인터넷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사물 중심의 인터넷을 지원하기 위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물 중심의 인터넷, 즉 사람의 인터넷에서 사물의 인터넷으로의 진화가 바로 사물인터넷을 이해하는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사물인터넷 흐름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우선 사물인터넷의 짧은 역사부터 먼저 살펴보도록 하자.

지금은 전기, 수도처럼 우리 일상 생활의 필수가 된 인터넷이지만 역사적으로 본다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1969년 알파넷(ARPANET)을 거쳐 1987년에 이르러 알파넷이 인터넷의 근간을 담당하면서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사물 인터넷 개념이 처음 소개되었는데 바로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이라는 이름으로 소개가 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처음 소개되던 시절은 인터넷의 개념도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당시 현실과는 상당히 동떨어져있는 이상적인 환경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이었던 것이다.

그 후 인터넷에 웹 페이지가 출현하고, 전자우편(E-mail)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가 더해지면서 PC 기반의 인터넷이 거대한 산업으로 급성장하게 되고, 그 무렵인 1999년에 이르러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라는 용어도 시장에 소개된다. 바로 인터넷상의 다양한 홈페이지 또는 인터넷 서비스가 아닌 우리 주변의 기기들을 위한 사물을 위한 인터넷이라는 개념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그 당시 기기를 네트워크에 연결하기 위한 하드웨어 기술의 한계, 지금과 같은 무선통신 또는 와이파이와 같은 통신 수단의 편의성 및 사용자들의 접근성의 한계 때문에 사물인터넷은 여전히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물론 유선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한 홈 네트워크가 잠시 붐을 일으켰지만 그 또한 일부 공급자들 중심의 비즈니스였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이런 상황은 2007년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면서 급 반전을 하기 시작한다. 바로 모바일 인터넷 출현이 그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는 두 가지의 큰 변화를 일으켰다. 바로 사람을 위한 인터넷이지만 스마트폰이라는 기기가 그 중심에 있고, 다양한 통신 수단이 접목되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블루투스와 같은 통신 방식을 이용하여 다양한 주변 기기가 연결되었고, 그 확장으로 사물인터넷의 개념도 소물 가젯 형태로 우리에게 조금씩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스마트폰을 매개체로 사용하면 손쉽게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되었고, 기기의 데이터가 서버를 통해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 확인하는 등 나름의 완벽한 사이클을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사물인터넷에서 이야기하는 이상적 기기의 모습은 아니지만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가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는 충분히 시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시기였던 것이다.

그 후 7년,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물인터넷이 스마트폰 이후의 중요한 비즈니스 분야로 우리에게 소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물인터넷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의 탐색이라는 현상도 있지만 센서, 네트워크, 프로세스 기술의 발전과 손쉬운 기기 제조, 서비스의 폭발적 증가라는 신규 비즈니스의 기회 탐색과 사용 기술의 보편화가 만들어낸 공동 작품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만일 사물인터넷을 단순한 제조의 한 분야로 보고, 스마트폰 이후의 큰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라 주장한다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개입 없이, 사물들끼리 데이터를 주고 받으면서 한 없이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어주고, 우리 삶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바로 사물인터넷의 핵심 가치라고 설명한다면 그 인식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바로 기기 이면에 숨겨진 핵심가치, 사람의 인터넷에서 사물의 인터넷으로의 진화, 즉 사물인터넷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 미래가 기대되지 않는가?

황재선 neovis@gmail.com 필자는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우리 삶의 변화를 예측하고, 연구하는데 관심이 많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지금까지 8권의 IT 서적을 집필/번역할 정도로 IT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 변화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 본 글은 넥스트데일리(전자신문계열)에 기고한 컬럼입니다. 

http://www.nextdaily.co.kr/news/article.html?id=2016032380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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