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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재선 Feb 18. 2020

사물인터넷의 핵심 가치는 바로 서비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IT 제품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기기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앱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제품들을 보통 스마트 기기라고 부르며, 이들 기기는 더 이상 얼리어댑터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우리 일상의 다양한 분야에 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물병, 줄넘기, 화분, 개 목줄까지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기기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있고, 그 다양한 가치를 고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스마트 기기가 사물인터넷을 대변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큰 오산이다. 물론 사물인터넷의 시작점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이 지향하고 있는 가치와 많은 차이기 있는데 바로 대부분의 스마트 기기들은 하나의 제품으로써만 고객에게 편리함과 가치를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물병의 경우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고 있는지 물 섭취 기록을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오랜 시간 물 섭취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앱을 통해 알림을 보내준다. 그렇지만 그 가치는 여기까지이다. 물 마시는 것 이상의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으로의 가치를 발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물병은 다른 기기와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하고, 필요 시 특정 서비스의 한 요소로 포함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물병이 집안에 있다고 하면 집안의 정수기와 물병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아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점이 바로 사물인터넷의 핵심인 서비스로써의 가치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물인터넷을 통한 스마트홈 서비스부터 스마트 시티, 농업, 물류, 헬스케어, 빌딩 등 사물인터넷 기술이 서비스와 만나는 영역은 무수히 많다.

<사물인터넷 서비스 분야>

스마트 시티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겠다. 보통 도심에서의 쓰레기 수거는 매일 정해져 있는 경로로 수거차량이 이동하면서 모든 쓰레기통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 이 경우 쓰레기통에 쌓인 쓰레기의 양과 무관하게 정해진 경로에 따라 수거를 해 온 것이다. 하지만 원격에서 쓰레기통의 쓰레기 양을 감지할 수 있도록 쓰레기통에 센서를 부착하였고, 일정 수준 이상 쓰레기가 쌓였을 때만 수거하도록 쓰레기 수거의 효율화를 적용하여 도시 운영의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는 사례가 있다. 중앙 관리소에서 쓰레기 수거 차량에 쓰레기 양에 따른 수거 대상을 자동으로 통보하여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작지만 이것이 바로 사물인터넷 서비스인 것이다. 쓰레기통, 수거차량, 중앙 관리소에 이르는 유기적인 데이터 교환이 만들어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스마트폰 시대는 강력한 하드웨어를 가진 하나의 스마트폰이 다양한 서비스를 품고 있는 시대였다. 스마트폰 안에는 페이스북도 있고, 네이버도 있고, 카카오톡과 라인과 같은 메신저도 존재하였다. 이를 풀어 적어보면 바로 ODMS(One Device and Multi Service)라 이야기할 수 있다. 즉, 하나의 강력한 기기가 다양한 서비스를 품는 모습인 것이다. 이는 PC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은 이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서비스를 구성하는 입장에서의 이상적인 상황은 ODMS가 아닌 OSMD(One Service and Multi Device)가 될 것이다. 즉 하나의 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기기들이 서로 조합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스마트홈 서비스만 살펴보더라도 이런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한 브랜드로만 모든 제품을 구비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브랜드만 연결하는 앱으로는 제대로 된 스마트홈 서비스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스마트홈 서비스로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려면 집안 내 모든 기기들이 연결되고, 하나의 서비스로 고객에게 전달될 때 비로서 의미 있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도 서로 다른 서비스 사업자와 제조사들의 제휴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사물인터넷 기기들의 표준 프로토콜을 통해 하나의 서비스로 묶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제패하였던 플랫폼 사업자들은 그들만의 스마트홈 방식을 선보이면서 자신들의 생태계로 다양한 기기들을 끌어들이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시장 상황이다.

그 과정이야 어떻든 결국 사물인터넷은 하나의 서비스로 그 가치를 만들기 위해 기기들이 서로 연결될 것이고, 사물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스마트 기기가 사물인터넷이라고 생각하였다면 그 생각을 바꿔보기 바란다. 이제부터는 단순 제품 하나가 아닌 사물인터넷 다양한 서비스 분야의 강자가 하나 둘씩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황재선 neovis@gmail.com 필자는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우리 삶의 변화를 예측하고, 연구하는데 관심이 많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지금까지 8권의 IT 서적을 집필/번역할 정도로 IT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 변화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 본 글은 넥스트데일리(전자신문계열)에 기고한 컬럼입니다. 

http://www.nextdaily.co.kr/news/article.html?id=2016041980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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