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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재선 Feb 18. 2020

새 판짜기에 돌입한 사물인터넷 시장

http://www.nextdaily.co.kr/news/article.html?id=20160713800001

지난 6월말 스마트홈 플랫폼을 제공하는 미국의 대표적 기업인 Icontrol Networks사가 컴캐스트(Comcast)와 알람닷컴(Alarm.com)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Icontrol Networks사는 ADT Pulse, 콕스(Cox), 로저스(Rogers) 등 많은 고객사에 스마트홈 플랫폼과 서비스를 화이트 레이블 방식으로 공급하는 회사며, 이 플랫폼을 통해 연결된 기기는 무려 3천 500만대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11년 동안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회사를 성장시켰고, 외형적으로도 상당한 규모를 가진 회사를 왜 매각하였을까? 개인적으로는 사물인터넷 시장의 새 판짜기의 신호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사물인터넷, 특히 스마트홈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서비스 선호도를 보이는 분야는 바로 에너지와 보안이다. 에너지 분야는 스마트 플러그로 대표되는 기기가 주를 이루고 있고, 보안 분야는IP 카메라가 그 중심에 있다. 스마트 플러그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에너지 소비량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고급 모델과 단순히 원격 제어 기능을 제공하여 아날로그 기기들을 스마트 기기로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모델이 있다. IP 카메라는 일반적인 CCTV와 마찬가지로 원격에서 설치된 곳의 화면을 보고, 저장하고, 경우에 따라 특정 상황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두 가지 제품모두 아직까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꼭 비용을 지불하고 쓸 만큼의 매력을 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용자들에게 사물인터넷이나 스마트 홈의 가치를 소개하는 서비스 시나리오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런 상황은 CES나 IFA와 같은 글로벌 전시장을 둘러보아도 알 수 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이 분야를 고민하는 글로벌 기업 모두가 동일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그만큼 지금의 기술로 상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 즉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가 한정적 임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는 킬러서비스가 부재하다는 말과 똑같다고도 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계는 새로운 기술과 표준을 만들어 그 외형을 넓히고자 노력해왔으나 그 또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사물인터넷 분야에 킬러서비스는 나올 수 있을까? 물론 시간이 지나면 모든 고객들이 인정할 킬러서비스는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다음의 두 가지 모습을 기대해본다.

첫 번째는 국가 정책의 변화이다. 최근 환경문제의 심각성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분야가 바로 전기자동차이다. 이처럼 국가 정책의 변화와 지원에 따라 사물인터넷 서비스의 사용을 조기에 정착시킬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 사용량 절감 기기 도입에 따른 사업자에 대한 리베이트 제도와 스마트 기능이 탑재된 제품에 대한 에너지 등급 심사 우대 정책 고려 등 사물인터넷 분야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고 있다.

두 번째는 기존 레거시 기기를 대상으로 한 킬러 서비스에 대한 발굴이다. 가전은 최소 5년~10년 정도의 사용주기를 가지기 때문에 새로운 기기에 대한 수요보다 이미 구매한 기기를 두고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면 더 많이 팔릴 수 있다. 지금처럼 열대야가 심한 여름이면 집에 들어가기 전 집안이 시원했으면 하는 바램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몇몇 업체들이 IR블러스터와 같은 형태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이 수용하기 쉬운 형태로 조금 더 고민해 본다면 훨씬 나은 효과를 볼 것이다. 새 판짜기에 돌입한 사물인터넷 시장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황재선 neovis@gmail.com 필자는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우리 삶의 변화를 예측하고, 연구하는데 관심이 많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지금까지 8권의 IT 서적을 집필/번역할 정도로 IT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 변화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 본 글은 넥스트데일리(전자신문계열)에 기고한 컬럼입니다. 

http://www.nextdaily.co.kr/news/article.html?id=201607138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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