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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재선 Feb 18. 2020

한 여름 폭염에 사물인터넷이 만난다면

이번 여름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그 어느 때보다 하루하루 생활하기가 어려웠다. 누진세에 대한 걱정으로 일반 가정에서는 에어컨 사용이 주저된다는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누진세에 대한 이야기는 전기 검침으로까지 번졌다. 전기 검침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검침 시기에 따라 서로 다른 전기요금이 나온다는 문제 지적에 부랴부랴 동일 기준으로 맞추겠다는 기사도 전해졌다.

비싼 전기 요금에 대한 절약, 폭염에 대비한 쾌적한 생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검침까지 현실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을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물론 전기 요금을 내리고, 발전량을 늘리면 가장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당장 가능한 방법을 고려해 본다면 사물인터넷이 그 후보가 될 것이다.

에어컨 에너지 절약과 사용 패턴 학습
이번 폭염으로 일반 가정에서의 에어컨 사용은 전년도 대비하여 많이 늘어났지만 에어컨 사용에 대한 불안함과 아쉬움은 여전히 있었다. 조금이라도 전기 요금을 아끼면서 에어컨을 사용할 수는 없는지, 나의 생활 패턴에 맞춰 에어컨이 알아서 쾌적한 냉방을 해 줄 수는 없는 지에 대한 것이다. 열대야가 기승인 날에는 잠을 자다가 에어컨을 켜기 위해 중간에 깨기 일쑤이고, 에어컨이 계속 동작된 때는 추워서 깨는 경험도 한두 번 있을 것이다. 에어컨 자체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사람이 있는 곳으로만 냉기를 보내는 제품도 출시되었지만 앞서 이야기한 사례는 에어컨 기기만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들이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기기로 구글의 네스트(Nest)를 꼽을 수 있다. 네스트는 온도조절기 제품으로 난방비를 20% 이상 절약해주고,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하여 최적의 온도를 자동으로 맞춰주어 쾌적한 환경의 난방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개념을 냉방에 적용한다면 앞서 이야기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동일한 체감 온도를 제공하기 위해 에어컨내 센서뿐만 아니라 기기 외부의 센서로부터 온도, 사람의 움직임 등의 정보를 받고, 기기 사용에 대한 패턴을 학습(Machine Learning)한다면 최적의 상태로 냉방을 유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런 컨셉의 제품들이 시중에 나와있으니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

에어컨 사전 고장 예측
올 여름 폭염에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은 가게들이 있다. 바로 갑자기 에어컨이 고장난 곳들이다. 다른 계절이었다면 빠른 수리가 가능했겠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였고, 가게를 운영하지 못한 경제적 손실은 고스란히 가게 주인의 몫이 되어 버렸다. 만일 에어컨에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되어 사전에 수리를 위한 서비스 체계가 마련되어 있었다면 기기 고장에 따른 영업 중단까지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이미 대형 빌딩과 같은 곳에 적용된 기술이기도 하며, 기기의 고장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들을 설치하고, 이를 필요 시 제조사나 수리회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에어컨을 사용하는 매장의 경우 이런 기술의 도입을 적극 고려할 때가 된 것 같다.

전기 사용량을 눈으로 본다
전기 요금의 가장 큰 문제는 집안의 어떤 기기가 얼만큼의 전기를 사용하는지, 그리고 이번 달에 어느 정도 전기를 사용했는지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전기 계량기의 수치를 매일 확인한다면 가능하지만 이 또한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다. 이런 걱정을 덜어주는 제품이 바로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 분야의 제품이다. 이미 몇몇 전문기업과 통신사들이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격 전기 검침
누진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또 다른 문제로 제기되었던 것이 바로 전기 검침 일자가 상이함에 따른 불평등한 사용 조건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일 일자로 검침일자를 조정한다는 발표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원격 전기 검침이다. 전기 계량기에 통신 모듈을 포함하고, 이를 중앙 관제 센터에서 바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미 이런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최근 소개된 사물인터넷 전용 통신 방식을 활용한다면 보다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유례없던 폭염을 겪으면서 기후 변화와 에너지 사용에 대한 변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2016년이 될 것 같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지속될 것 같은 불편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시도될 것 같다. 지금까지 멀게만 느껴졌던 사물인터넷 기술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지 그 속도가 빨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황재선 neovis@gmail.com 필자는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우리 삶의 변화를 예측하고, 연구하는데 관심이 많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지금까지 8권의 IT 서적을 집필/번역할 정도로 IT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 변화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 본 글은 넥스트데일리(전자신문계열)에 기고한 컬럼입니다. 

http://www.nextdaily.co.kr/news/article.html?id=2016081780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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